남의시선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의 행복을 찾아서 IN VANCOUVER
내 나이 스물 여섯,
아직 행복을 이런 것이다 라고 정의 하기엔 아직 어린 감이 있지만
그래도 나에게 행복이란, 소소하게 맛있는 밥 한끼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
솔직히, 캐나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했더라면, 아니 이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느끼지도 배우지도 못했을 감정들이 정말 많을 것 같다. 내 나이 스물 여섯에 진정한 행복이 무엇이라고 단정 짓기엔 아직 나에게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하지만 분명 한 건, 캐네디언들이 보여주는 진정한 행복은
남의 시선이 아니라 자기가 자기를 바라보는 시선에 있었다. 한국에선 어떻게 하면 좀 더 살을 빼서 이뻐 보일 까, 아 내일은 좀 더 날씬해보여야 되는데, 아 오늘은 몸무게 그대로네... 아 0.3KG 쪗어 미쳤어!!!
사람들은 자기자신이 맨 처음보다 살이 빠졌는지 잘 인식하지 못한다. 빠지고 나면 또 그 기준은 그 때부터가 되니까... 나는 0.1KG 찌고 빠지는 것에 내 모든 신경이 모두 곤두 서 있었다. 심지어 스키장에 겨울 시즌 일을 하러 들어갈 땐 체중계를 들고 입사를 했다. 혹시라도 찔까하는 불안함 때문에...
거의 정신병 수준이었다. 혹여나 1KG 찔까봐, 먹고싶은 거 마음대로 정말 걱정없이 맛있게 밥 먹은 적도 손에 꼽을 정도였고, 1KG 찔까봐 친구들 만나면 그저 카페가서 아메리카노만 시켜야 했고 그래서 내가 아메리카노 좋아하게 된 이유는 살이 안찌니까 였다. 솔직히 좋아서 마신 건 아니었고 선택권이 없었으니 좋아해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다이어트 기간에는 약속도 거의 안 잡고 집에만 있었다. 그 1KG이 뭐라고...
장기간 다이어트는 더더욱 할 수가 없다. 사람들의 시선에 이뻐보이고 날씬해 보이려면 빨리 하루라도 더 빨리 빼야된다. 그러기에 장기적인 다이어트는 일단 제외하고 원푸드다이어트, 빠름빠름빠름 다이어트를 원하다보니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다. 반복이다. 그래서 다이어트는 평생 하는 거라고 다들 말한다.
그런 생활과 그런 강박증, 내안에 있는 정신병을 모두 가지고 캐나다에 오고나서
따끔한 소리를 듣기도 했다. 나에겐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이자 아킬레스 건이었는데
나에게 한 캐네디언이 화를 내며 자기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너네는 너무 외모에, 남시선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그날 난 그 앞에서 울컥 했지만, 뛰쳐 나와서 울었다.
그리고 나서 생활을 하다보니 처음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은 나의 5KG 찐 모습이든, 빠진 모습이든 이뻐해준다.
절대 평가 하지 않는다. 민낯인 얼굴이든, 화장을 한 얼굴이든...
그냥 그사람의 성격, 이미지, 개성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해주고, 그 사람의 존재에 대해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안다. 같이 무엇을 한다는 것에 매우 즐거워 한다.
어쩌면 이곳은 마음의 병이나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는 곳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마저도 안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내 정신병은 좀 많이 치료된 듯 하다.
그래서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것 먹으면서 이야기 하는 시간이 이젠 가장 좋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다 어쩌면 조금은...
하지만 그 뒤에 가려진 정말 진정한, 건강한 생각과 생활이 무엇인지 느낄 필요가 있다는 것.
그러한 시선들, 나의 강박관념 등에 의해 나에게 정말 소중한 것, 가치있는 것들 잃어서는 안되는 듯하다.
남 시선에 신경쓰는 시간보단 그 사람의 마음을 더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 그 사람과 맛있는 밥 한끼 먹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 아닐 까 싶다.
아직도 나에겐 숙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