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시작 - 우렁된장쌈
우렁된장쌈
마늘쫑무침
시금치무침
코스트코에서 우렁을 한팩을 샀다. 용량은 생각 안하고 그냥 우렁된장국이 먹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구매를 했는데 집에와서 보니 난감해졌다. 결국 소분을 시작했다. 비닐팩에 소분해서 담았지만 그래도 양이 많아 나머지 밥반찬으로도 먹기 위해 우렁쌈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때마침 마트에서 두부와 양파도 샀는 터라 만드는 일은 바로 시작했다. 우렁이랑 두부, 양파와 쌈장을 먹기 좋게 썰고 볶으면 끝. 수분을 날려주면서 해야 한다지만 어차피 내 입에 들어갈 거고 남편 입에 들어갈 반찬인데 어떠하리. 그저 두 사람의 입맛에만 맞으면 되지않을까 싶었다. 우렁쌈장은 약간 짭조름하게 만들어서 밥에 비벼먹으면 그렇게 맛있는 맛이 날 수밖에 없다. 상추에 싸 먹는 게 일품이지만 회사에 가져갈 도시락에 상추까지 싸들고 가면 뭔가 민망한 느낌이 들어서 그것만큼은 포기하고 비벼먹기 위해 도시락을 만들었다.
맛은 너무 좋았지만 도시락 비주얼로는 뭔가 이상한 느낌과 맛이 없어보이는 느낌에 반찬을 곁들였다.
미리 만들어 놓은 마늘종과 시금치무침을 곁들이기. 역시 색감이라는게 무시 못한다. 초록색이 더해졌는데 먹음직스러워서 도시락을 싸면서도 배가 고팠다. 마늘종은 양념보다는 고기에 매번 같이 먹는걸 좋아해서 고기와 먹겠다고 샀다가 반찬이 되었다. 시금치는 최근 가장 싼 식재료인 편이여서 한근정도 사와 데치고 소금 양념만 간단하게 해놨었다. 그저 싼 식재료를 찾아서 반찬을 만들게 되다보니 반찬이 다채로워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장 오늘의 도시락은 이것으로도 충분했다.
메인으로 만드는 메뉴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장 어렵고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는 생각에 무언가를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도시락통을 열었을때 이걸 내가 만들었다는 뿌듯한 느낌과 함께 한입가득 입에 들어가서 맛을 느끼는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이렇게 또 도시락을 만들어서 한 끼를 해결하지만 만들면서부터 내 인생에서 직장을 잘 다니는 일 외에 다른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