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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금 Jul 25. 2020

코로나 시대, 애사심이 높아진 이유

회사의 배려, 신뢰, 그리고 응원

    


    어느덧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상을 지배한 지 수개월이 흘렀다.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었고, 번화가로의 방문은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전 애인보다도 아득하며, 식당에서는 사레들어 쿨럭거리기만 해도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한다. 어디선가는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 “이제는 기원전(BC), 기원 후(AD)가 아니라 코로나 전(BC-Before Corona)과 코로나 후(AC-After Corona)로 나뉠 것이다.” 오 마이 코로나.



외출이 두렵지 않았던 Before Corona 시절의 송년 모임



    코로나가 처음 발발하고 우리나라에서 확진자수가 급등할 때, 각 기업들의 각양각색 대처는 연일 뉴스에 나왔었다. 재택근무, 방역 지원, 그리고 고용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의 대응 방식은 천차만별이었다. 개중에는 “코로나에 걸리면 인사상 불이익에 처한다”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대체로 임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던 것 같다. 어쨌거나 기업은 임직원이 없으면 운영하기 어렵지 않은가.



    내가 다니는 회사가 코로나에 대응하는 방식은, 기민하기도 했지만 감동적이기도 해서 임직원들이 비교적 마음 편히(?)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다. 덕분에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글로벌은 떨어진 실적을 점차 회복 중에 있으며, 한국은 조금씩이나마 매달 상승하고 있다.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높아진 것은 덤.






    회사를 향한 감동은 크게 세 가지에서 왔다.


1. 임직원 건강을 진심으로 위하는 지침:

전 직원 재택근무, 자택으로의 마스크 지원, 오피스 출퇴근 시 택시비 지원

    2월 마지막 주,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아 보이자 본사로부터 한국도 재택근무를 시행하라는 방침이 내려왔다 (당시엔 중국만 재택근무 중이었다). 이때 시작한 전 직원 재택근무는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기 전까지 지속되었다.

    이런 빠른 결정도 고마웠는데, 혹시 외출하더라도 감염으로부터 안전하라고 전 직원에게 마스크를 20~30매씩 두어 차례, 무려 자택 발송해줬다. 공적 마스크 제도 시행 전 마스크 품귀 현상이 있던 때라, 회사의 이런 친절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또, 부득이하게 회사에 출퇴근할 일이 있으면 택시를 타고 다니게 했다. 물론 비용은 모두 회사 지원. 덕분에 사무실로 출퇴근을 하더라도 큰 두려움 없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
  

실제로 당시에 회사에서 보내줬던 마스크


2. 고용 안전에 대한 회사의 굳은 의지

그 누구도 해고하지 않겠다!


"Our first priority is employee security."

  

    글로벌 타운홀 미팅에서 회장님이 가장 강조했던 말이다. “Employee security”는 건강상의 안전도 의미하지만, 고용 안전을 의미하는 것이 더 크다고 했다. 그리고 임원들이 생각하는 고용 안전이란, 현재 시점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을 단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고 내년에도 그대로 함께하는 것. 회사는 인원 감축을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표출해 주었다.

    이 선언을 기점으로 신제품 개발이 줄줄이 취소되고, 마케팅 비용은 감소하고,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도 줄어들었지만, 고용 안전이라는 모두의 목표가 있으니 괜찮다고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회사가 얼마나 임직원들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밥 먹으러 가다 만난 곰돌이. 사장님 저는 아직 이렇게 될 수 없어요!


3. 이 위기도 이겨낼 거라는 경영진의 확신

우리는 함께라면 이겨낸다, 여태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계속

    2번의 코멘트와 더불어, 경영진은 또 묵직하고도 큰 울림이 있는 한 방을 던졌다. 요즘 말로 스웩(SWAG) 넘치는 한 방을.


"우리는 130년이 넘는 역사의 회사입니다. 세계 전쟁도, 스페인 독감도, 사스도 모두 이겨내고 성장해왔죠. 우리가 여느 때와 같이 함께 노력한다면, 코로나라고 다를 것이 뭐겠어요? 이 위기 또한 우리는 이겨낼 거라고 믿습니다."


    어려운 시절에 리더십에서 강한 자신감을 보이면 이렇게나 든든한 것인 줄 처음 알았다. 어떻게 함께 노력할지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한 것도 아닌데, 리더십의 확신 있는 모습은 우리를 안심시켰다.  






    위와 같은 포인트에서 감동이 오는 것은, 직원을 단순히 고용 계약 관계에 있는 일개 부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배려하는 모습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서 고용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신뢰를 주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직원들의 능력을 믿는다는 응원을 보내주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이렇게 하는데, 어느 직원이 열심히 일하지 않을까.



    코로나 상황이 진행된 지 몇 달째, 리더십은 여전히 비슷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타운홀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많은 나라들의 실적도 한국이나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서서히 올라와주고 있다. 이런 걸 보면 회사는 정말 경영진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 물론 회사님, 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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