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발표, 그 이후의 공유경제
리프트가 2020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17% 급등했다. 리프트의 1분기 매출액은 $9.56억 (약 1조 17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다. 기존 $8.30억의 시장 예상치를 15% 상회한 것. 브라이언 로버츠 리프트 CFO는 “원래 생각했던 손익분기점에 비해 운행 횟수가 15~20% 정도 낮더라도 이윤이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수익 개선의 원인에는 구조조정이 크다. 리프트는 직원 중 17%를 감원했을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진 임금 30%, 부사장급 20%, 기타 직원 10% 등 임직원 급여도 삭감해 지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리프트는 영업비용을 크게 줄이며 영업이익률을 높였다. 전년 동기 대비 라이더당 이익은 19% 증가, 공헌이익(1회 운영당 마진율)은 7%p 증가, EBITDA는 (여전히 -9%이지만) 19%p 개선. 마케팅 비용을 30% 이상 줄이며 영업비용을 10%p 개선한 덕분이다.
그렇다면 우버는 어떨까. 리프트의 실적 발표 이후 차량 공유 플랫폼의 굳건함에 대한 기대감에 우버의 주식 역시 상승했었다. 기존 시장의 예상치는 1주당 $0.83 손실, 영업이익 $23.1~43.3억을 예상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버는 1주당 $1.70 손실, $35.4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했지만 이번 분기에만 $29.4억을 손해 본 것이다. 현금이 많다고 자랑해온 우버로서도 큰 액수이다.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시애틀 같은 일부 대도시에서는 우버 수요가 70%까지 폭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EBITDA의 타격은 크다. 우버는 작년 4분기, EBITDA를 +로 전환시키겠다고 약속했으나 코로나19가 터지면서 -$6.12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0% 역성장했다. 이번 분기에 영업 비용으로 $4.63억을 태웠지만 여전히 $90억의 현금 자산이 있다는 건 위안이 되는 사실.
그렇다면 이들은 코로나19의 사태와 그 이후의 시대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사실 우버의 가장 잘 알려진 서비스는 당연히 차량 공유지만, 이번 분기에는 우버이츠가 더 나은 성장을 보여주었다. 우버 서비스의 전체 사용을 전년 동기 대비 8% 상승시킨 동인이다. 라이드 헤일링(Ride Hailing, 차량 공유)은 5% 감소했지만 우버이츠의 음식 배달 서비스는 무려 54%나 증가한 것이다.
2017년 우버의 미국 점유율은 리프트 등 경쟁자의 성장으로 1월 84%에서 77%까지 떨어지면서 우버는 2019년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를 강화하기 위해 두 앱들을 하나로 합쳤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엔 매출 $46.8억 (52%↑), 영업이익 $8.19억 (53%↑), 순수익 $5.27 (121%↑), EBITDA -$3.13 (1.3%↓)를 기록했다. (%는 모두 전년 대비)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잘 풀리지 않았지만, 올해까지 20개국 이상으로 대상지를 확장할 것이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그럽허브에 인수 제안을 했다고도 한다. 우버이츠는 현재 배달앱 시장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럽허브는 3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그럽허브를 인수한다면 점유율 35%의 1위 배달앱 도어대시를 제칠 수 있을 것이다. 3위가 2위를 인수하는 격이라 잘 풀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로건 그린 리프트 CEO는 우버이츠처럼 음식 배달로의 확장은 선을 그었지만, “모든 미래의 가능성을 평가하겠다”며 새로운 비즈니스로 확장할 의지를 비쳤다. 장기화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차량 공유 외에 새로운 전략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일례로 리프트는 지난 4월부터 Essential Deliveries라는 서비스를 통해 12만 명 이상의 드라이버들이 정부 기관, 비영리 단체, 의료 단체 등의 음식, 의료품 등을 배달하며 수익을 낼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우버도 리프트처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바로 지난 4월, 우버 커넥트(Uber Connect)라는 고객 간 물품 배송 C2C 서비스와 물품 예약 배달 서비스인 B2C 개념의 우버 다이렉트(Uber Direct)를 론칭한 것이다. 우버 다이렉트는 2016년에 시도했던 서비스인 우버 러시(Uber Rush)의 후속작으로, 2018년 시비스 종료 이후 코로나19의 흐름에 재런칭하게 된 것이다.
우버는 최근 전동 스쿠터 공유 서비스 라임에 $1.7억 규모를 투자하는 협상을 마무리짓기도 했다. 라임의 기업 가치는 $5.1억 수준. 코로나19로 인해서일까, 과거에 비해 79% 폭락한 수치이다. 투자 적기인 셈이다. 이번 투자로 우버가 이미 보유 중인 라임 지분 일부에 더불어 라임 지분을 끌어올릴 수 있고, 2022~2024년 중 라임을 특정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언급했다. 투자의 일환으로 우버는 2018년에 이미 인수한 전동 자전거 공유 서비스인 '점프' 역시 라임으로 이전시킬 예정이기도 하다.
이렇게 시도를 계속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리프트는 원래 2021년 1분기에는 수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해 왔으나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기에 그 어떤 결과도 확신할 수 없다”며 지난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든 전망치를 철회하였다. 전문가들은 남은 한 해 동안 리프트는 1Q보다 4배 정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1Q에 시작된 코로나 사태가 계속 지속될 예정이니까.
2분기는 우버에게도 더 고된 시기일 것이며, 손실의 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우버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전체 직원의 약 14%인 3,700여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CEO인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 역시 올해 남은 월급을 모두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작년 연봉은 100만 달러였다)
위워크나 에어비앤비처럼 공유경제 플레이어들에 대한 회의감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이다. 코로나19는 공유경제의 심판대이다. 모든 비용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상황이다. 모든 기업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지만, 남의 것을 공유한다는 찝찝함에 대한 타격이 컸던 공유경제는 더욱 그러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사태가 나아지길 바라고만 있을 순 없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는 지금부터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