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前필명 '애정결핍' 추모식에 초대합니다.
‘내게 모자란 만큼 네게 줄게.’
어느 날, 인스타 피드를 둘러보다가
브런치 스토리 광고를 봤다.
‘아, 이런 어플이 있었지?’ 이게 첫 생각,
뒤이어 떠오른 생각은
‘아, 나도 저기에서 글 썼었는데.’
그 후, 브런치를 설치하고 오래간만에 로그인했더니,
6-7년 전의 내가 쓴 글 들이 수줍게 인사했다.
필명 - 애정결핍과 함께
작가소개라고 한 줄 써둔 것이
‘내게 모자란 만큼 네게 줄게.’ 라니,
참으로 자본주의 사회 관점에선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말 아닌가.
그래도, 지금의 나는 ‘이해’는 되지 않지만,
가엽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고 애틋한
‘감정’도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나는 3년 다닌 회사를 하루아침에 때려치우고
혼자 싱가포르 여행을 다녀온다거나,
유튜브를 시작한다거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도전할 줄 아는
추진력을 가진 사람인데
쓸데없는 걱정이나 생각에 사로잡혀
조금 약해지긴 했다.
마치, 이빨 3개 빠진 호랑이 정도??
그런데 이빨이 덜 빠졌던 어릴 때의 나는
얼마나 더 혈기왕성하게 도전을 했을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덕분에 ‘누구나’ 글 쓸 수 없는 브런치스토리에
한 번 더 내 얘기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
6-7년 전의 ‘애정결핍’이 작가로 등록되어있기 때문.
(사실, 로그인하면서 ‘자격박탈’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6-7년 전의 나에게 ‘언니가 살아보니 이렇더라’ 하면서
썰 풀면서 가르쳐주는 느낌으로, 가볍게 써보려 한다.
‘애정결핍’과 맛있는 음식과 술 한 잔 하는 느낌으로.
일단, 지금 내 성적표 아닌 성적표는
저번 달에 했던 이별을 잘 극복한 상태.
계속 이야기를 쓰다 보면,
언젠가 필명을 자연스레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그날을 위해 여러분을 ‘애정결핍 필명 추모식’에
미리 초대하려고 한다.
동네 스타벅스 오후 5시,
밖에 눈이 펑펑 내리고 있고
에어팟에서는 빈티지 재즈가 흐르며,
아이패드로 이 글을 쓰는 중이다.
이 얼마나, 로맨틱한 평일 오후인가?
행복감이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서 그런가,
자본주의와 동 떨어진 말이 떠오른다.
“<애정결핍>, 내게 모자랐던 만큼 네게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