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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의 일기 Feb 22. 2024

'애정결핍'을 기리며

필자의 前필명 '애정결핍' 추모식에 초대합니다.

‘내게 모자란 만큼 네게 줄게.’

어느 날, 인스타 피드를 둘러보다가

브런치 스토리 광고를 봤다.


‘아, 이런 어플이 있었지?’ 이게 첫 생각,

뒤이어 떠오른 생각은

‘아, 나도 저기에서 글 썼었는데.’


그 후, 브런치를 설치하고 오래간만에 로그인했더니,

6-7년 전의 내가 쓴 글 들이 수줍게 인사했다.


필명 - 애정결핍과 함께

작가소개라고 한 줄 써둔 것이

‘내게 모자란 만큼 네게 줄게.’ 라니,

참으로 자본주의 사회 관점에선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말 아닌가.


그래도, 지금의 나는 ‘이해’는 되지 않지만,

가엽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고 애틋한

‘감정’도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나는 3년 다닌 회사를 하루아침에 때려치우고

혼자 싱가포르 여행을 다녀온다거나,

유튜브를 시작한다거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도전할 줄 아는

추진력을 가진 사람인데

쓸데없는 걱정이나 생각에 사로잡혀

조금 약해지긴 했다.

마치, 이빨 3개 빠진 호랑이 정도??


그런데 이빨이 덜 빠졌던 어릴 때의 나는

얼마나 더 혈기왕성하게 도전을 했을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덕분에 ‘누구나’ 글 쓸 수 없는 브런치스토리에

한 번 더 내 얘기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

6-7년 전의 ‘애정결핍’이 작가로 등록되어있기 때문.

(사실, 로그인하면서 ‘자격박탈’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6-7년 전의 나에게 ‘언니가 살아보니 이렇더라’ 하면서

썰 풀면서 가르쳐주는 느낌으로, 가볍게 써보려 한다.

‘애정결핍’과 맛있는 음식과 술 한 잔 하는 느낌으로.


일단, 지금 내 성적표 아닌 성적표는

저번 달에 했던 이별을 잘 극복한 상태.


계속 이야기를 쓰다 보면,

언젠가 필명을 자연스레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그날을 위해 여러분을 ‘애정결핍 필명 추모식’에

미리 초대하려고 한다.


동네 스타벅스 오후 5시,

밖에 눈이 펑펑 내리고 있고

에어팟에서는 빈티지 재즈가 흐르며,

아이패드로 이 글을 쓰는 중이다.


이 얼마나, 로맨틱한 평일 오후인가?


행복감이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서 그런가,

자본주의와 동 떨어진 말이 떠오른다.


“<애정결핍>, 내게 모자랐던 만큼 네게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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