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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자 Sep 07. 2021

오늘은 재택근무

비가 온다.

가을에 오랜 비라니.


배달 온 순두부찌개를 먹고 다시 일을 하기 전에

갑자기 끄적여보고 싶은 충동에 브런치를 열어본다.


내 성향은 INFP

생각 많고 이상적이고 배려하지만 쉽게 상처 받고

한번 선을 그은 관계는 더 이상 회복 불구라는 소수 성격의 소유자


그래서 이해가 됐다.

대학시절, 존경하던 어느 선배의 한마디

결혼 시절, 사랑하던 남편의 한마디

심지어 아이의 한마디

그 결정적인 한마디들이 얼마나 내 가슴을 휘뒤집어놓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결국 그 사람에 대한 기대가 겨울눈처럼 녹아 사라지고 말았던 

그날들이.


내가 잘못된 게 아니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니다.


오늘도 나는 잡다한 생각 더미에서 굳이 화해하지 못했던 시간과 사람을

기어이 들춰내 이렇게 이해하고 이별한다.


다시 일을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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