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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모든 창업자들이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 날 문득 망하지 않는 법이 알고 싶었다.

두려움 때문이었다.

망함의 결과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3살 아이와 1살 아이들이 떠 올랐다

솜털 같은 이 아이들... 내가 망하면 어떻게 하지?

인생 처음으로 극단적 책임감이란 게 생겼다

마음이 급해졌다.


어떤 책을 들었다.
깜짝 놀라 곧바로 덮어 버렸다.

책의 화려한 언어구사와 지식의 표현들...

아나콘다 같은 커다란 뱀이 내 몸을 휘어 감았다.

정신이 몽롱하여 마치 독침을 맞은 거 같았다.

나를 지키려는 방어심이랄까?

내가 사라져 가는 모습이 느껴졌다.

책에 푹 빠져 허우적대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사라지고 책을 그대로 따라 할 것만 같았다.

그 이후 충격(?) 때문에 더 이상 책을 들지 못했다.

간간히 나도 모르게 궁금할 때 구글 검색을 했는데 조심스러웠다.

또 그 뱀이 나타날까 봐...


지금 생각해보면 "망하지 않는 법"에 대해 순도 99.9% 내가 직접 창조하고 싶은 욕심이 앞섰던 거 같다. 책을 통해 알아낼 수 없다면 어떻게 하지?  멘토를 만났다. 아마 30여 명 정도 만난 거 같은데 1,000만 원 정도 썼다. 신선했지만 그것도 곧 포기했다. 어떻게 하지? 스타트업 토론이 있는 행사를 만들었다. 첫 행사는 350명 정도의 스타트업과 30여 명의 멘토가 참여했다. 내가 사회를 보면서 청중들에게 말했다. 오늘 각 분야별 멘토 많이 모셨으니 궁금한 거 있음 다 물어보세요.


버스 벨도 못 누를 정도로 무대 공포증이 심했던 내가 직접 사회를 보며 그런 행사를 주최한건 망하지 않는 법을 알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었다. 사회를 보며 후들후들 다리가 떨렸지만 견뎌내면서 집중했다. 실망했다. 질문의 99%가 투자 유치하는 법, 정부지원 사업 합격하는 법, 마케팅하는 법 등이었다. 그런 거 알면 망하지 않나? 난 3가지를 다해봤지만 망했다. 이런 행사 더해야 할까?


창업 교육을 만들었다. 이벤트 참석자들에게 그랬다. 여러분이 원하는 긴~창업교육을 만들었으니 참여하실 분? 했더니 50여 명 이상이 손들었고 곧바로 실행했다. 의도적으로 유료로 만들었지만 실망했고 곧바로 접었다. 


조심스럽게 구글을 봤다.

어떤 그림을 보고 그나마 미련이 있었던 책도 던져버렸고 구글 검색도 중단했다. 

죽음의 계곡이란 그림이었는데 그건 이미 망함을 인정하는 패턴이었다.

평균 3년은 이익없이 마이너스(-) 상태를 인정하라는 것이었다.

이런 걸 인정하라니?


니들이 망함의 괴로움을 알아?


이후 12번의 큰 행사를 더했고 곧 행사도 덮어버렸다.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심난했다.  


책도 덮었고 구글도 중단했고 토론도 교육도 없다면 어떻게 하지?


직접 가르쳐 볼까?

세 사람의 예비 창업자를 코칭했다.

가르친 지 3개월 만에 한 명은 청년창업 사관학교에 1억 받고 합격을 했다.

아마 1등 한 거 같다.

한 명은 나중에 알게 됐는데 유명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았다.

한 명은 창업을 포기한 거 같다.


어렴풋이 희미한 희망 같은 게 보였다.

이건 해볼 만 한데!!


그 후로 7년째 7천 명 이상의 창업자를 만나 20,000시간 이상의 코칭을 했다.

망하는 패턴도 찾았고 망하지 않는 법도 찾았다.

지속 성장하는 방법도 타이틀에 갖다 붙였다.


망하지 않고 지속 성장하는 법

단계별 창업설계:533

두 가지가 메인타이틀이다.


성공사례와 실패 사례를 모아 정리하고 있다. 

지금도 월 200시간 이상 코칭을 하고 녹음하고 텍스트로 정리하고 분류한다.

0단계부터 4단계 창업 설계론을 구체화하고 있는데 아직도 맘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흡족한다.

올해까지 책 초안 완성을 목표로 하고 내년엔 책 출간과 창업 설계론 교재를 목표로 한다.

3년 차엔 기숙형 창업전문학교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글로벌 진출을 꿈꾼다.


이젠 다른 책을 읽을 때 뱀은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미친 듯이 책 탐구를 한다.

철학을 공부하며 생각이 커졌고

자존감을 공부하며 나 자신을 아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리더십, 소통, 멘탈 등 유사 키워드가 있는 모든 책을 잡식하고 있다.


지금은 매일 독서 코칭도 한다.

창업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인문철학 관련 책의 한목 차씩 선정하여 해석해주고 현장에 응용할 수 있도록 코칭한다.

인문철학의 영역은 책으로 코칭하는 게 직빵이다.


세상의 모든 창업자들이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혹시 망하더라도 내가 왜 망했는지 이유는 명확히 알았으면 좋겠다.

망하지 않는 법을 알면 지속 성장하는 방법도 알지 않을까?


어느 날 20대 대학생 예비 창업자가 나에게 오더니 한숨을 푹 쉬며 질문을 한다.  

제가 200시간 이상의 창업교육을 받았는데 시작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창업하려고 휴학도 했는데 어떻게 하죠?

이분은 8개월 정도 코칭을 했다.


예비 창업자인데 창업기관에 가서 강의를 했다.

그동안 돈을 쓰지도 않았고 오히려 벌면서 창업을 준비했다.


본인이 경험한 아이템 발굴하는 과정

고객 인터뷰하며 문제정의를 하고 솔루션을 만들어 가는 과정

100명의 체험단을 운영하며 수익모델을 구체화하는 과정 등

아마 2시간 정도 사례 중심으로 강의를 했는데 

강의가 끝나자마자 여러 명이 우르르 몰려들더니 이것저것 질문을 한다.


한 번도 창업해본 적 없던 예비 창업자가 수년의 창업경험이 있고

십몇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에서 합격한 선배 창업자들에게 사례 중심의 강의를 한 것이다.


그 후 이 예비창업자는 창업을 포기했다.

현재까지 너무 잘했고 가능성도 충분한데 왜 포기를 해야 하죠?


창업 방법을 몰랐을 때는 너무 하고 싶어 휴학도 했는데 이젠 이해할 거 같아요. 

창업의 1단계 정도밖에 안 했는데도 너무 숨차네요.

앞으로 2단계, 3단계, 4단계 그리고 그 후의 단계들 저는 아직 준비가 덜 될 거 같아요.

다시 학교에 돌아가서 졸업할 거예요


대학생 예비창업자는 창업의 방법을 이해했기에 창업포기라는 선택을 했다.

간간히 연락하는데 현재 크게 성장한 스타트업에서 좋은 경험을 쌓고 있다

아마 이 대학생 결국 창업을 할 것이고 크게 성장하리라 믿는다.


창업!! 꼭 망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망하지 않는 가치를 만들고 싶다.

방법을 알고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한다.


세상에 모든 창업자들이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망한다는 건 진짜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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