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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소담 Sep 18. 2019

달 길이 열리는 밤

아일랜드 몸 마음 탐험기 

가끔 골웨이에도 구름이 없는 드문 하늘이 나타난다. 집 밖에 나가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다가도 이런 날이면 해가 질 무렵 부리나케 자전거를 타고 바다로 달린다. 12분을 달려 숨이 조금 찰 법하면 다이빙대가 나타난다. 바다 앞의 벽 위에 자리잡고 앉는다. 해와 달이 마주하고 인사하는 순간의 가운데에 껴본다. 


한 눈에 들어오지 않게 이어져 있는 아름다움이 지고 뜨고 흐르고 흘러 마음이 아플 지경이다. 흐릿한 달이 바다 위에 점점 짙어지는 순간을 눈에 담고 있노라면 아름다워서 행복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달이 마법처럼 노랗기 그지없다. 바다 위, 점점 반짝이는 달의 길이 난다. 달을 건너는 사람들을 보며 한참을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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