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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Iceland, 그냥 아이슬란드

언젠가 가야지 했는데 다녀오니 언젠가 또 가야지 한다. - 짧은 여행기

"뭐? 아일랜드?"

"아니, 아이슬란드"

"거기가 어딘데?


친구 승진이에게 여행이야기를 하면서 나눈 대화이다. 보통의 여름 휴가를 우리는 서로에게 자주 묻는다. 직장인에게 여름휴가란 일년 중 가장 소중히 휴대폰 전원을 끌 수 있는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아니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그런 날들이다. 그런 게임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 탁자 위에 서로의 핸드폰을 올려 놓고 끝까지 그 전화를 받지 않는 여유있는 사람이 이기는 그런 잔인한 게임 말이다.


아이슬란드라고 하면 물류업계나 제조업에 특히 수입화물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얼마 전의 화산폭발로 유럽의 항공 대란(?)이 일어났던 나라로 기억할 수도 있다. 아니면 나 같이 EBS에서 우연치 않게 보게 된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인해서 인생에서 언젠가 가야지 하는 나라로 기억할 수 있다. 시작은 그랬다. 아무런 돈도 없는 취업 준비에 시간마저 없는 그런 날로 기억한다. 


재미있는게 직장에 취업을 하게 되고 돈을 벌게 되고 그리고 한잔의 시원한 맥주나 진한 따뜻한 국물에 냉장고에서 막 꺼낸 시원한 소주를 마셔도 해소되지 않는 마음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때 그 날을 떠올리며 불연듯 가게 된다. 우연히 보게 된 다큐멘터리의 영상들이 점점 선명해 지고 다운 받아 줄기차게 보기 시작하면 결국 간다. 


생각보다 막 엄청난 준비가 필요한 건 아니었다. 필요한 건 돈과 그리고 일주일 정도의 시간들이면 충분하다. 사실 일주일 동안 다녀오기에는 항공권이 너무 아깝긴 하다. 그렇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사실 나중에 회사를 그만두거나 휴직을 하거나, 정 안되면 이직 전 잠시의 시간 동안 다시 가고 싶다. 7일의 시간은 너무나 짧은 어림없는 시간이다. 다녀오면 분명히 그렇게 느끼게 된다. 참고로 여름에 가면 얼음 동굴 탐험은 할 수 없고 오로라를 볼 수 없다. 역시 한번 다녀오기는 아깝다. 암. 


불행인지 다행인지 JTBC '꽃보다 청춘 -  아이슬란드 편' 방영 이전에 다녀왔다. 몰라서 부러워 하는 사람들이 없어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를 해도 크게 티도 나지 않았지만 한국인들이 그나마 적게 있을 때 다녀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인기있는 여행지가 되었다. 인생의 어떤 선택처럼 장단점이 있지 않겠는가. 운용의 묘를 선택하든 중용의 도를 선택하든 결정만 하면 된다. 



항공권은 직항은 아직까지는 않으며, 핀에어를 통해서 핀란드에 도착 후 아이슬란드항공을 이용해서 아이슬란드 레이카비크로 가는 것이 쾌적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경로들이 있으며 가급적 러시아 항공은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권하고자 한다. 수화물 분실에 대한 문제가 검색을 하면서 계속 나왔는데 사실 판단은 이용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숙박은 이틀은 에어비앤비를 통해서 게스트하우스 + 현지인의 집에 머물렀으며, 나머지 날들은 레이카비크 아웃도어 물품 판매 및 대여점에서 텐트와 코펠 침낭을 대여하고 버너와 가스는 구입해서 캠핑장에서 머물렀다. 숙박비가 상당히 비싼 수준이었던 점도 고려되었으나 아이슬란드의 경우 자연환경을 더욱 충분히 만족하게 느끼기 위해서는 캠핑장을 강력히 추천 드린다.


이동은 대중교통도 운용되고 있으나 가급적 단기 여행 (레이카비크에서 골든 서클이라고 불리는 근처 주요 관광지에 대한 투어)이 아니라고 하면 차량 렌트를 추천한다. 제주도에서 렌트하고 차량 반납할 때 이런저런 의문(?)을 제기하면서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작은 업체들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는데, 아이슬란드는 깔끔했다. 물론 이것도 복불복 아니었는가 싶은 생각이 있다. 그 당시에는 렌트가 업체들이 차 회신을 하기 빠듯한 시기였다. 오히려 약속된 시간보다 더 빨리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받았다.


첫날은 참 재밌는 날들이었다. 코펜하겐에서 아이슬란드 에어를 타고 수도에 밤 늦게 도착했다. 그러나 왠걸. 나와 내 친구의 짐이 그 비행기에 실리지 않은 것이다. 쭈그리고 계속 수화물 대기 장소에서 기다리는데 컨베이어에서 모든 사람이 짐을 찾을 때까지 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닐 거라고.. 지연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했는데 진짜 아니었다. 안 온거 였다. 데스크에 항의 겸 부탁을 하니 종종 발생한다며 웃으며 검은 작은 가방을 준다. Iceland Air 라고 적힌 그 세면 가방 안에 XXL 흰색 티셔츠, 빗, 칫솔, 치약, 일회용 데오도란트 등이 담겨져 있다. 종이 하나 주면서 숙소, 숙소 주소 그리고 전화번호 적으라고 한다. 퀵 서비스 같은 방법으로 다음날 오전까지 보내 준다고 한다. 그렇게 숙소로 향했다.


늦은 밤에 도착했는데 해가 지지 않는다. '백야' 현상을 태어나서 처음 봤다.  장시간 비행시간에 짐이 늦게 오는 그 날에. 그렇게 백야를 온 몸으로 느끼고 숙소로 버스를 타고 간다. 원래 비스킷 공장이었는데 지금은 힙한 게스트 하우스로 유명하다는 곳으로 갔다. 첫날은 부스럭 거리면서 씻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냥 땀이 덕지덕지한데 수건에 대강 물을 적셔서 닦고 잤다. 일어나서 조식을 먹으며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향긋한 빵 냄새, 따뜻한 커피 냄새 그리고 달그락 거리면서 사람들이 설겆이 하는 풍경 그런 우리가 상상하던 풍경이었다. 유럽처럼.


아이슬란드에 가게 되면 foss라는 말이 친숙해 진다. 폭포라는 말이다. gullfoss라는 곳은 말 그대로 굴폭포다. 그리고 이 폭포수로 만든 맥주가 있다. 굴맥주. 맛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맥주맛이다. 너무 진하지 않은 맥스나 카스 보다 조금 진한 그런 맛. 맥주는 역시 독일이다. 기념이니까 마셔보면 여행 가는 기분이 난다. 


gullfoss를 다녀오면서 느낀 것은 제주도의 초라함(?) 같은 것이었다. 너무 대형 폭포를 봐서 그런지 아마 당분간은 어떤 폭포에도 감흥이 없을 것 같다. 모르겠다. 나이지리아 폭포와 비교하면 어떨지. 당분간은 갈 일이 없으니 우선 제주도 미안. 아이슬란드라고 하면 제주도의 성산일출봉, 우도 등과 같은 꼭 가봐야 아쉽지 않은 곳이 있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꼭 많이 가는 곳에 굳이 가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잘 안 가려고 하는데 아이슬란드는 욕심이 났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데, 꼭 챙겨가보고 싶었다.



큰 폭포를 보고 나면 뭔가 후련한 마음이 들면서 다른 곳은 어떨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아이슬란드는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가서 찬찬히 둘러봐야 할 곳이 아닌가 한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든다. 아이슬란다는 다양한 영화에서 이국적인, 신비로운 분위기를 나타내는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다. 운전하면 계속 보이는 아래와 같은 모습들이 지나간다. 익숙해질 법도 한데 더 멀리가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풍경들 사진의 대부분을 캠핑장 근처에 도착하기 전에 찍은 사진들이 많다. 캠핑은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식비를 아끼기 위해서 한국과 물가가 비슷하거나 싼 대형마트에서 파스타와 토마토 소스 그리고 빵 등 이것저것 차에 실어넣고 한국과 비슷한 무인 주유소에 들러서 신용카드로 셀프 주유를 하면 된다. 정말 허기지거나 힘들 때 타운에 있는 식당에서 양고기 스테이크나 대구 스테이크에 와인 한 잔도 나쁘지 않다. 




아이슬란드를 말할 때 불과 얼음의 나라라고 많이 이야기한다. 화산 활동을 통해서 형성된 자연들 그리고 빙하 이 두가지가 아이슬란드 자연을 말해 준다. 사실 폭포가 거대하고 웅장하지만, 빙하는 신비롭다. 수 많은 세월을 지나온 세월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빙하를 만나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아이슬란드 빙하 관련 여러 지역 중 '요쿠살룬'이라고 하는 곳이 가장 유명하다.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한 곳만 다녀오라고 한다면 요쿠살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시간이 멈춰 있는 것 같은 그런 장소. 


빙하 지역으로 가면 점점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동안의 여행 중 많은 날들이 비가 오는 날들이었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흐리거나 비가 오면 또 그런대로 음악을 바꿔 가면서 즐기면 된다. 여행갈 때의 음악은 Jack Johnson, Jason Mraz를 즐겨 듣는다. 자연을 느끼러 가는데 그에 맞춰서 에코 프렌들리로 간다. 자신만의 음악들이 있을 것이다. 언제 어떤때 어떻게 듣는지. 지금 같은 글을 쓰는 날에는 Eddie Higgins Trio와 Keith Jarrett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여행 갈 때는 Jack Johnson으로 시작한다. 이상하게 그러면 몸과 마음이 그런 준비 상태로 접어든다. 마치 의식을 치르는 것처럼 그렇게 반응하게 된다. 그래서 매일매일 Jack Johnson을 요즘 듣는지도 모른다. 떠나고 싶어서.



빙하에 대한 첫 인상은 시간이 무겁게 담겨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무겁게 조우한다는 그런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빙하가 흘러오고 녹아내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고요하다. 한 커플은 빙하 앞에서 서로 손을 잡고 춤을 추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감기 기운에 몸이 으슬으슬하고 동행에 대한 이상한 불편함(?)이 갑자기 생겨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흐린 날씨도 큰 몫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일찍 떠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핫팩을 안고 잠을 조금 자면서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렸다. 이대로 떠날 수 없다는 그런 마음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곳에 다시오게 된 결심을 한 것은 한 커플이 서로 키스하고 춤을 추는 것이 부러워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뭔가 함께 공유하는 것이 '빙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였다. 동행한 친구는 회사에서 함께 같이 업무를 하는 친구였다. 휴가 계획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하던 중 아이슬란드도 생각 중이라고 했는데 얼마 뒤 같이 가도 되겠냐는 말에 덜컥 겁이 났다. 비용도 많이 들고 그리고 엄청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가서 내 까탈스러움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욕심이 났다. 두 명이 가면 비용이 최소 50%는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고 시도 때도 없이 사진을 찍을 거라고 말을 하고, 게으른 여행을 좋아한다고 했으며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아이슬란드식 식사를 하지도 않을 거라고 했다. 그 친구는 그럼에도 수락하였다. 그런 고마운 친구 옆에서 나는 빙하를 보고 꼭 다음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와서 이 순간을 공유 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친구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물어볼 수 없었다.



다음에는 아무래도 빙하를 보면서 소원을 빌어야 겠다. 보름달 보다도 보기 어려운 일이니까. 



아이슬란드에서는 아래 사진에서의 구조물 처럼 화산 활동이 일어났을 때의 흔적들이 곳곳에 있다고 한다.  철근 구조물이 화산폭발로 인해서 멀리 떨이진 이곳으로 떨어진 것이다. 어쩌면 경이로운 자연 경관들은 이 곳에 서 살아갔던 사람들에게는 큰 위협의 결과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슬란드에는  Vik라는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의 해변에는 검은 백사장이 있다. 화산 활동의 영향이겠지만 늘 보던 모랫빛깔이 아닌 검은색의 백사장은 색다른 풍경이었다. 이 마을에서 따뜻한 스프를 마시면서 몸을 녹이고 주변에 괜찮은 캠핑장이 있어서 좋은 기억이다. 심지어 그 캠핑장은 캠핑장 관리 사무실 근처로 가면 와이파이도 되었다. 그리고 온수 샤워가 가능한 좋은 곳이었다. 늘 보던 풍경에서 다른 풍경을 본다는 것, 그리고 낯선 언어가 흐르는 곳에 간다는 것이 생각의 전환과 기분의 전환을 만들어 준다. 이런 생각을 하니 열심히 회사에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그냥 든다. 일년에 한년 여름 휴가 때 매번 해외로 나가고 싶다는 마음을 굳게 들게 한다.




화산 지역에 있는 분화구도 아이슬란드에도 곳곳에 있다. 화산 활동이 최근까지 활발해서 인지 분화구의 크기도 생각한 것보다 거대했다. 분화구 속의 물은 항상 신비감을 준다. 백두산의 천지에 큰 생명체가 산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관광지로 일부 화산활동을 하는 곳은 개방되어 있다. 아래는 Geysir라고 하는 곳이다. 직접 가보면 물이 솟구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신기하게도 그 근처 식당들이 맛있는 닭튀김을 팔았던 기억이 더 생생하다. 멋진 장면 앞에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나의 배고픔은 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화산 지형이다 보니 돌을 탐내는 사람들이 많나 보다.  아래 돌 가지고 가지 말라는 푯말 은근히 자주 볼 수 있다. 사실 그만큼 확실한 기념품은 없지만, 가져가서 잠깐 보고 얼마나 자주 보겠는가. 때로는 하지 말라는 거는 안 하는 게 맞다. 아이슬란드 가지 말라는 말은 가볍게 지나치고 가야한다.



차를 렌트해서 이동 시에 어떤 음악을 질리지 않게 듣느냐, 어떤 대화를 하면서 긴 운전 시간을 버티느냐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동 중간 중간에 노천 온천이 있다. 수영복을 준비하지 않아서 이 말을 할 때마다 너무나 아쉬운 일인데 그 수영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잊지 말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야 한다. 주유소가 보일 때마다. 왜냐하면 주유소가 수도를 벗어나면 자주 없기 때문이다. 렌트가의 긴급 출동 서비스는 상상하기도 겁이 난다. 그냥 자주자주 넣어주자. 




자금의 부족으로 경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하였으나 한 가지는 포기할 수 없었다. '빙하체험'. 어느정도 요금 및 노력을 지불 하느냐에 따라서 잠시 빙하 걷기 체험부터 빙하 트레킹까지 가능하다. 살짝 맛만 보고자 빙하 걷기 체험을 신청했다. 사실 말은 다 빙하 트레킹이며 정도의 차이지만 솔직히 가장 낮은 옵션을 선택하니 잠시 빙하를 밟고 오는 정도였는데 그 정도도 충분했다. 깨끗한 얼음 위를 걷는 느낌은 아니고, 팥빙수 얼음이 굳어있는 그 위를 아이젠을 신고 약간의 검은 흙과 함께 걷는 느낌이었다.  빙하도 먹어 보았는데 그냥 얼음 이었다. 요쿠살룬에서 빙하를 보트 타고 가까이 가서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위스키를 준비해서 음미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뭐 굳이 거기까지 가서' 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색다른 체험이고 아이스볼이 빙하라고 하면 차별화 될 것 같다는 생각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굳이.



겉은 설산의 느낌인데 거의 대부분이 얼음이고 겉에는 먼지(?)가 덮여 있다고 보면 된다. 위 사진과 같이 속살을 보면 푸르스름하게 보이는게 빙하다. 투어 중 크레바스에 대한 강조는 계속해서 이루어 진다. 빠지면 찾을 수 없다고 당부한다. 짧은 투어는 가이드를 따라서 잠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돌발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안전하다. 함께 투어 진행 중 한국인 한 가족을 보게 되었다. 가족들과 함께 아이슬란드 여행을 온 가족. 그 아이들은 아이슬란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아래는 캠핑을 했던 skogafoss의 사진들이다. 텐트를 벗어나 잠시만 걸으면 나오는 풍경이다. 이른 아침 폭포소리에 잠을 깨어 산책을 하고 찍어보았다. 너무 바쁘게 움직이면 놓치는 것이 너무 많다. 우리가 늘 생각하는 2일을 위한 5일의 일. 이것이 과연 맞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평일에 힘들게 일 하고 스트레스 받고 돈을 벌고 남은 주말 동안 참았던 것들을 하는 그런 생활. 지속 가능할까? 늘 떠나지 않는 의문이다. 변화하지 않고 변화되길 바랄 수는 없기에 신중히 고민이 필요하다. 아이슬란드에서 다녀와도 계속 하고 있는 고민이다.



여행의 막바지에는 블루 라군이라는 온천 시설을 방문했다. 유명하고 생각보다 비쌌지만 이왕 온 김에 라는 생각에 방문하였다. 현대적인 시설에 말 그대로 푸른 빛깔의 온천수에서 노천으로 온천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서 좋은 기억만은 있지 않다. 다만, 온천을 하면서 마시는 굴 맥주는 더운 여름날에 가벼운 이불을 덮고 에어컨을 틀거나, 추운 날에 창문을 열어 놓고 전기장판에 누워 있는 그런 기분이었다. 아래는 블루 라군 안에서 사진을 찍지 못해서 블루 라군 주변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에 여행온 중국인과 한국인 그리고 일본인까지 골고루 충분히 볼 수 있다. 평화롭고 조용한 아이슬란드 여행의 기분을 그대로 가지고 가고 싶다면 여행 첫날에 이용하거나 이용하지 않는 것도 어떤가 싶다. 

 




아이슬란드 여행은 천천히 오래오래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야가 있어서 시간이 더 많은 느낌이지만 백야라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몸은 쉬이 치져간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더 많은 것을 빠르게 하려고 자신의 몸과 시간 그리고 마음 마지막으로 소중한 관계까지 미리 소진해 버리면 나중에 너무 지쳐 버린다. 압도적이고 경이로운 자연 경관에 자주 놀라게 되고 어쩌면 화산 지형의 척박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경외감도 들었다. 이 비싼 아이슬란드 물가보다 비싼 한국의 식료품과 같은 현실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커피, 기름 값은 비슷했다는 위로는 받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안다고 했다. 아이슬란드는 얼마나 느낄 준비가 되어 있는가, 현재 내 마음이 어떤가에 따라서 다른 여행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새롭고 놀라운 것이라도 느낄 준비가 되지 않으면 느끼지 못한다. 하나의 다른 관광지라고 느낄 뿐일 것이다. 긴 시간을 운전하면서 새로운 풍경을 보고 옆 사람과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는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이슬란드 여행이 아닐까.





<아래는 아이슬란드 여행의 창 밖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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