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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선, 에티오피아

- 짧은 봉사활동으로 인한 에티오피아 잠시 방문기

아프리카. 검은 대륙. 그곳 중 일부를 다녀왔습니다.


첫 해외 출국을 에티오피아로 하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마음과 애를 써서 노력해서 했던 봉사활동의 결과가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를 얻어 해외 봉사 활동을 갈 수가 있었습니다. Thank you Goodneighbors.


해외에 가게 되시면 경험하거나  이미 경험하셨을 이야기입니다. "너 어디서 왔니?" 라고 물어보면 영어로는 'Korea'라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머릿속으로 대화가 이제는 그 곳은 어디에 있는지? 아니면 김치,  가수 싸이를 이야기하고 싶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반문을 할 겁니다.


"North or South? Which one?" 이라고. 아프리카에서 많은 북한 사람들이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각종 플랜트 건설현장에 중국 회사를 통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한국이라고 하면 늘 대한민국만 생각합니다.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만 되는 것이 아니라 북이라는 존재도 더 가까이 인식하게 됩니다. 어느덧 "South Korea"로 답하게 되는 스스로를 보시게 될 겁니다. 


한 곳에 머무르다 떠나는 여정에 오르게 되는 사연은 많을 겁니다. 비행기를 탈 때에 여유가 있고 시간이 급하면 직항을 이용하기도 하고, 금전적인 여유가 없거나 경제적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경유도 몇 차례 걸쳐서 합니다. 우리는 공항에만 가도 여행자의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공항 가는 길 생각만 해도 설레고 좋은 느낌입니다.



여권을 처음 만들고 황열병 예방 접종을 하고 이것저것 챙기고 출발할 여정. 두바이의 화려한 면세점을 뒤로 하고 에티오피아의 수도에 도착하였습니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고 공항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점은 다른 북적대는 공항에 비해서 수도 주변의 공항인데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것만으로 좋은 기분을 그대로 가지고 이동하였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머물렀을 때 가장 좋았던 점은 '커피'가 맛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갓 구운 투박한 빵과 함께 한 고소한 커피가 참 좋았습니다. 에티오피아는 커피 산업이 발달하였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예가체프는 유명합니다. 커피 산업이 발달한,  이 곳에서 인생에서 가장 맛있게 마셨던 카라멜 마끼아또를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땀에 젖은 옷을 걸치고 식사를 하는 겸 한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그 곳에서 동료들과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면서 마신 그 때의 커피가 참 좋았습니다. 사람들과 분위기 모든 것이 완벽했던 날입니다. 힘을 너무 많이 들여서 더 이상 강하게 무엇인가를 할 수 없는 나른한 상태의 그날이었습니다. 우리가 사실 음식 맛을 경탄하면서 먹고 마시는 일이 얼마나 될까요? 사실 그 모든 것들은 함께 있는 사람들과 그 때의 나의 행복감이 결정하지 않는가 합니다. 모든 것이 좋았다 라는 말을 굳이 한 드라마에서 듣지 않아도 우리에게는 순간 순간 그러한 날들이 자주 찾아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마신 커피를 마실 때는 커피를 너무도 모를 때였습니다. 카라멜 마끼아또만 알고 있던 때. 누군가 당이 필요했나 봅니다. 함께 얼떨결에 주문한 커피가 그리도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합치될 때 언젠가 다시금 그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하루는 그 곳의 교회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봉사활동을 참여한 NGO가 기독교 관련 단체라 그런지 일요일에 하루 방문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그 곳에서 찍어온 사진입니다. 좀 무엇인가 다르지요?

사람들이 모두 아프리카계 흑인들입니다. Localization이라고 할 지 아니면 그간 편견에 쌓여 있었던지 모릅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 아까의 South, North?와 같은 깨달음의 순간이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 당연한게 아닙니다. 그렇게 되어 왔던 것입니다. 애초에 그러한 것은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너무 익숙해 지고 있지는 않는지요? 이 그림을 보면서 생각의 변화를 줘야지 하면서 벌써 몇년이 흘렀네요. 다시 익숙함에 눈을 감고 살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마라톤 대회. 피곤한 날이었나 봅니다. 그 날 주말이라 조금 더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시끄러워 밖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마라톤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의 마라톤 대회를 바라보니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활기찬 느낌의 그 날을 기억합니다. 아프리카라고 하면 시간이 멈춰 있거나 우리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여기도 사람 사는, 우리와 많은 것들을 공유 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말 아침에는 다른 모습도 있습니다. 예배를 드리러 경건하게 가는 분들을 보면서 활기찼던 마라톤 대회와는 다른 모습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마음의 안식을 얻는 일. 종교인은 아니지만 신실한 분들을 뵙게 되면 강한 느낌을 받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두 가지 상반된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세먼지 에티오피아에도 있습니다. 노후 차량들이 매연을 뿜으며 다니고, 사람들이 음식을 하거나 난방을 할 때 아직 나무나 석탄 등을 많이 사용합니다. 뿌옇고 쾌쾌한 냄새가 수도 아디스 아바바 도심에서는 자주 맡을 수가 있었습니다. 미세 먼지로 인해서 한국만 고통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 위안이 될까요? 미세 먼지는 결국 경제적인 혜택과 환경적인 혜택 그 사이에서 누가 이익 받고 누가 고통 받는 지에 대한 명확한 가치 판단이 필요하지 않는가 합니다. 


에티오피아에서도 길을 다니다 보면 원색 계열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원색 계열을 많이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는데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곳곳에 원색 계열로 페인트 색을 칠한 곳들은 많았습니다. 아프리카라고 하면 보통 낙후된 곳들을 많이 연상하게 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은 보통 그러할 것 같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과거의 것들과 새로운 최첨단의 것들이 함께 공존하는 곳입니다. 집이 없어서 양철 뚜껑을 덮고 사는 사람도 있는 반면, 현대식의 주택에서 우리의 비슷한 조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에 머무르면서 우리가 그들보다 더 낫다라는 생각은 사실 그들의 거주 공간을 보면서 든 것도 사실입니다. 소똥과 흙을 함께 짓이겨 벽을 보수해 가면서 지내는 모습에 대해서는 열약해 보인다는 생각은 감출 수 없었습니다. 교육 공간도 마찬가지 입니다. 초 현대식의 건물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여건이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그런 그들의 생각과 우리의 생각이 더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적십자 마크를 보더라도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적십자 마크를 봐도 무덤덤하게 지나갔습니다. 사람들의 삶과 열악한 환경을 보면서 시선이 더 머무르는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할 것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교육, 주거개선, 위생교육 등 많은 것들이 필요했습니다. 우리가 조금 나은 부분들에 많은 도움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이방인의 눈으로 보는 시선들이라서 손 씻는 모습도 쉽게 지나가지를 못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많은 도움이야 되었겠습니까. 책을 한번 보거나 교육 한번 듣는다고 사람의 인생이 쉽게 바뀌지 않듯이 그저 그 분들과 지역사회에 새로운 자극이 조금이라도 되어 동기부여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고생해서 그린 벽화, 주거개선 활동 그리고 그 외 소득증대 사업 등 많은 부분 중 일부만 진행하고 나머지는 결국 현지 지부의 몫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벌써 오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들 삶의 환경도 많이 좋아졌겠지요.

언젠가 다시 방문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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