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했으니, 독립도 하자
인간이 동물과 달리 문명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직립 보행'때문이다. 손을 자유롭게 쓰면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양손을 사용하게 되면서 척추가 하늘을 향해 일어서고 두 발로 직립을 하게 됨으로써 골반의 크기는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골반의 축소는 태아가 자궁에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채 세상에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인간은 1년 이상의 지극한 보살핌이 뒤따르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개체가 되었다. 이런 변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인간이 남녀가 서로 부부로서 역할을 나누어 도움을 주고받는 가족 제도를 자연스럽게 만들고 유지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요즘 '스카이캐슬' 드라마가 난리다.
교육의 근본적 목적은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들어가기 위함이 아니다. 사회의 일원으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함이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는 사회적 존재이며, 때문에 자신이 가진 기술이나 역량을 사회를 위해 제공하고, 그 대가로 사회 구성원이 제공하는 혜택과 교환하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이고 올바른 거래이다. 그 안에서 남들이 일반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역할이나 기술을 익히고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사회적 희소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더 높은 연봉과 처우를 보장해 주는 전문가로 대우받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인간이 성인으로서 자립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리의 문제는 목적이 사라진데 있다. 경쟁만 남아 있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이 오로지 목표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성인이 너무 많다. 아니, 성인이 되지 못한 사람들이 널려있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지 못하고, 혼자 힘으로 자신의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는 나이 든 미성숙한 사람들이 겉으로만 멀쩡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전히 부모의 도움이나 누군가에 의지하려는 태도를 자녀에게 대물림하고 있다.
야생의 연약한 동물도 부모의 보살핌에서 벗어나면 스스로 사냥하고 독립한다. 부모로부터 떠나 독립된 개체가 된다. 알에서 깨어난 어린 새조차 스스로 날갯짓을 하게 되면 스스로 먹이를 구하며 둥지를 떠나기 마련이다. 날갯짓을 하기 전까지 어미새가 가져다주는 먹이에 의존하지만, 그 이후부터의 삶은 온전히 자기 몫이다. 거기까지가 부모의 역할이다.
둥지를 벗어나는 일은 두려운 일이다. 하늘을 스스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천적에게 발각되어 한순간에 먹이가 될지도 모르는 그 첫 날갯짓을 시작으로 온전히 자신의 세상이 만들어진다. 몸은 성인이지만 아직도 둥지를 떠나지 못하고, 온전히 직업과 직장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스스로 날개를 펼치지 못하면, 우리는 자연에서 가장 나약한 존재로 남겨질 것이다.
독립이야 말로, 진정 선행 학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