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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 Jan 23. 2019

인생은 독립해가는 과정

직립했으니, 독립도 하자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어 문명을 만들게 될 수 있었던 건 '직립 보행'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직립을 하게 되면서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었고, 한편, 직립을 하게 되면서 신체적으로 골반 크기가 작아지게 되어, 1년 이상 지극한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를 낳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부부라는 서로 도움이 필요한 가족 제도를 자연스레 만들게 되고, 사회적 제도가 만들어지면서 문명이 발전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을 중학교 때 흥미롭게 접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스카이캐슬' 드라마가 난리다.

나는 우리가 교육을 받는 본질적 이유는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들어가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함이라고 믿는다. 혼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내가 가진 기술이나 역량을 사회를 위해 제공하고, 그 대가로 나를 제외한 사회 구성원이 제공하는 혜택을 받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온전한 거래이다. 따라서 남이 제공하지 못하는 어려운 기술을 갖은 사람을 '전문가'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희소성이 높으면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듯이, 드라마에서 귀가 따갑도록 등장하는 '서울 의대'는 그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기술만 가졌다고 사회에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내가 제공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남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배려와 공동체 의식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가 사회에서 거래하거나 교류하는 것은 기능과 기술에 에 국한하지 않는다.

더욱 어리석은 것은 정작 기술은 가졌지만,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성인이 너무 많다.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혼자 힘으로 승진하지 못하고, 정당하게 문제를 풀어가지 못하는 나이 든 미성숙한 성인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다. 겉은 어른이지만, 매사에 누군가에게 의존해야만 일을 풀어가는 사람들 말이다.


동물들도 부모의 보살핌의 시기를 벗어나면 스스로 독립해서 사냥하고, 스스로 가족을 케어하는 독립된 개체가 된다. 스스로 날갯짓을 하게 되면 스스로 먹이를 구하는 것이 이치이다. 부족하기 때문에 교육받고, 교육을 통해서 스스로 독립된 개체가 되어야 함에도, 교육은 단지 학위나 직장의 타이틀로만 보상받는다는 생각은 진정한 자아의 독립이라는 교육의 본질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다.


직장 생활도 다르지 않다. 오랜 큰 기업의 일원으로 사회생활을 하다가 작은 둥지를 만들어 독립을 하게 되면서, 이제야 스스로 정신을 집중하게 되고, 이제야 내 인생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거칠고 함 난 하고 뒤에 아무도 받쳐주는 것이 없다는 불안함이 있지만, 이제는 나 자신 그대로를 평가받고, 내 가치를 내 힘으로 만들어간다는 기분이다. 한참을 헛발질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그 헛발질을 통해 정교함과 파워가 온전히 내 것으로 가지게 될 것 같은 생각이다.

둥지를 벗어나는 일은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내가 정말 하늘을 날 수 있을까 하는 첫 날갯짓하는 새끼 독수리의 두려움도 있겠지만, 어느새 먹이를 주시하며 쏜살같이 날갯짓을 할 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제야 내 날개를 온전히 펄럭이는 느낌이 조금씩 들게 될 것이다.


독립이야 말로, 선행 학습이 필요하다.
빨리 독립하는 것이 빨리 어른이 되는 길이고, 온전한 나의 인생을 찾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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