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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 May 10. 2019

밀도 있는 시간

움직인 만큼 얻는다는 것

지난 10년간 조직에서 얻었던 지식과 경험은 20년간 책으로 배운 내용을 분명 뛰어넘었다. 그리고 최근 1년간 조직을 나와서 얻게 된 교훈은 아마도 앞선 10여 년의 경험과 또 다른 차원 지식임을 최근 실감한다.


100m 달리기 시합을 보는 것과 100m를 직접 달리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다. 내가 어떤 자세로 팔과 다리를 움직이느냐가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평소에 어떤 근육을 단련했느냐기록을  좌하고, 심폐기능이 얼마나 되었는 역시, 구경만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중요 요소들이다.


온전히 내가 계획한 것을 실행하고, 온전히 내가 필요한 것을 스스로 채우는 일은 인내와 정신력을 요하는 일이지만, 내가 움직인 만큼 나에게 고스란히 쌓인다는 느낌은 그전에 느끼지 못했던 쾌감이 있다.


누군가 대신 채워주지 않기 때문에, 필요하면 스스로 찾아서 익고, 모르면 알 때까지 파고들 수밖에 없다 보면, '이게 진짜 공부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집중하는 시간은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그 집중력은 스스로를 젊어지게 만드는 힘이 된다. 이 역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기분이다.


'오늘은 어떻게 시간을 때웠지?' 했던 하루 '오늘은 이걸 알게 되었구나'로 바뀌었고, '이런 걸 이제야 알게 되다니... 쯧쯔...' 하면서 평소에 익숙했다고 생각했던 개념들 이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된 게 한심스럽기도 하다. 내가 아니면 공백이 날 수밖에 없는 절박함도, 내가 모르면 이 될 거라는 긴장감도 내 영역만 잘하면 되었던 안이함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된다.


우연한 누군가와의 만남이 어느 날 소중한 인연이 될지,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언젠가 기회가 될 수도, 또는 오점이 되어 돌아올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 간을 밀도 있게 만드는 이유이다.


내가 보낸 시간이 완전히 내게로 피드백되는 경험이야 말로 진정한 자립의 카타르시스임을 느낀다.


겉으로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도 가까이 들여다보면 조금씩 현실의 근력이 단단해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강해지는 것이다.

much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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