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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 Jung May 23. 2019

콘텐츠씬 네이밍의 어려움

ep.1 [참지마요 분노왕]은 원래, '분노왕 김침착'이었다

언제나 '이름 짓기'는 어렵다. 핵심을 반영하고 줄거리를 요약하는 일도 쉬운일이 아닌데, 이를 '브랜딩'이라는 걸로 생각하면 어찌나 무거워지는지 모르겠다. 



내용이 명확하면 내용을 반영하여 이름이 나오고, 이름이 명확하면 내용을 확실하게 잡기 좋다. 하지만 기획은 둘다 애매모호한 상태로 진행되기에, 맘에 쏙 드는 이름을 짓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원래 우리는 유튜브 영상을 준비하며 참 다양한 지령(?)을 받았다. 마음이 맞아서 우리가 정말 잘하는 걸로 영상을 준비하기 보다는 '영상을 해야 한다'는 목적에 맞춰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정말 회의가 많았다. 구글 스프린트를 몇번이나 했는지...


당초 가제로 지어졌던 채널명은 - 아주 초기를 제외하고 - '단짠단짠'이었다. 


단짠단짠은 20대의 인생사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단맛편에서는 '인생은 꿀이지'라는 테마 아래 취향(뉴트로 취존), 소비(탕진잼이면 어때 가심비인걸), 주거(혼자라도 잘먹고 잘살아)를 담으려 했고


짠맛편에서는 눈물나게 빡센 인생, 딥빡주의(대신 화내드립니다), 예민해도 괜찮아 등이 포함됐다. 


그리고 중립개념으로 맹탕편에서 뉴광(광고 같은 뉴스-대놓고 하는 광고), 멍콘(멍때리기 좋은 콘텐츠) 등을 준비했다. 물론 내용을 고민하고 내용에 맞게 상위에서 묶어주는 느낌으로 이름짓기를 하다보니 나온 건데, 지나고 보니 나쁘진 않은것 같다. 하지만 역시 '단짠단짠'은 20대 인생보다는 음식이나, 요리, 먹방 등에 최적화된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대략 우리가 생각했던 국내외 포지셔닝 새롭게 뭔가를 한다면 자신의 위치를 고려해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좀 더 하위레벨에서 세부콘텐츠를 만들어야 했기에 일단은 접었다. 


그리고 길고 길고 긴 회의 중 우연히 나왔던 내용이 지금의 메인 콘텐츠가 됐다. 처음에는 영상에 출연할 메인 캐릭터인 미카엘(후배)의 캐릭터를 잡다가 나온 내용이었다. 개성있는 출연자가 없었던 우리는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미카엘을 집중 분석했고


그 속에서 맥시멀리스트, 신발덕후, 의외의순발력, 수염, 독서, 과감함, 빡침, 응징, 항의, 어이없음 등 출연자의 캐릭터를 꽤 깊숙히 알게됐다. 언제 일어나서 몇번 화장실을 가는지 같은 TMI 까지도 공유된 결과다. 그리고 굉장히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잡게 됐고


그게 '분노왕'의 컨셉이 됐다. 


물론 기자로서 미카엘은 벌써 꽤 오랜 기간 현장을 겪은 차분하고 침착하며 전체 그림을 보는 사람이다. 하지만 개인으로서 미카엘은 결혼하지 않은, 커뮤니티를 자주보고, 열받는 일에 동조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참교육을 시켜줘야 속이 풀리는 그런 캐릭터였다. 


짜증이 나고 열받지만 귀찮아서, 조금 무서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응징하지 못했던 것들을 요리조리 방법을 알아보고 대신 해결하고, 솔루션을 제시해 준다면? 이 생각에서 '참지마요 분노왕'은 시작됐다. 


처음 가제는 '분노왕 김침착'이었다. 두 단어는 대비되는 단어인데, 두얼굴의 미카엘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침착맨이 떠오른다, 발음이 너무 어렵다 등 여러 지적이 나오며 지금의 '참지마요 분노왕'이 탄생했다. 


초창기 기획의도를 첨부하고, 다음 편에서 계속 복기를 해봐야겠다




분노왕 김김착


l   기획의도

일상에서 마주치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순간. 화는 나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통쾌하게 복수할지 모르는 순간. 딥빡의 순간, 급정색하고 따지는 1인과, 화를 쏟아내는 1인이 겪는 일상의 모순 타파 가이드


l   주제

예민해도 괜찮아. 싫존주의. 딥빡에는 응징을. 대신 화내 드립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l   제작목표 및 목적

-일상에서의 부조리 발견,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한 가이드 제공. 


l   톤앤매너 / 유사이미지

-기자는 기본적으로 사실을 전달하고, 정제된 정보를 전달한다. 르포의 순간에서도 기자는 침착하게 객관적인 내용을 전달한다. 하지만 과연 일상을 살아가는 기자도 그렇게 냉정하게 화나는 사건을 마주할 수 있을까? 

-분노왕과 급정색 두 사람이 화나고 짜증나는 일상의 문제를 찾고, 직접 가서 부딪치며, 기자가 아닌 생활인으로 화를 내고, 구청에 따지고, 어떻게 해야 손해보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지. 도대체 상식은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콘텐츠. 


l   등장인물

-사건을 물어뜯는 본성으로 경찰서에 신고하고, 구청에다 따지고, 제조사에 문의하는 생활인. 분노할 때는 분노하고, 이건 아니다 싶으면 막말도 쏟아내는 분노왕. 평소에는 침착한 편. 

-그리고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며 그래도 우선 참고 보는 보살ST. 남한테 싫은 소리하지 못해 손해보고 살지만, 내면의 까칠까칠함이 가끔 발현되어 자기도 보르게 정색하고 따지고 드는 급정색.  평소에는 보살인편.


l   소재

커뮤니티에서 [딥빡주의]라 걸리는 유형들

일상에서 마주치는 분노유발 포인트들. / 예민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상식으로 보면 화가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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