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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 Jung May 24. 2019

삽질에서 한계를 깨닫다

ep2. 그놈의 vox. vox. 

#1

전부는 아니겠지만, 뉴스 혹은 정보를 다루는 쪽에서 영상일을 한다면, 미국 매체 VOX 이야기는 귀가 따갑게 들었을게다. Understand News 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VOX는 미국 언론사로 워싱턴포스트 출신의 칼럼니스트가 만든 회사다. 뭐 자세한 건 각설하고, 언론사인데 구독자 600만을 넘겼고, 뭘 하건 기본 몇십만 조회는 먹고 들어가는 유튜브 영상을 만든다고만 알고 있으면 된다. 




많은 언론사들이 동방견문록처럼 선진(?) 언론 시스템을 견학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영상이라고 하면 다들 VOX를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없다. 사실 유튜브를 하는 여러 미디어에서도 VOX의 감각적인 영상이나 설명방식 등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이다. 설명 중심의 Explain이나 국경 혹은 경계 지역을 탐방하는 Borders 같은 경우 저보다 잘만들 수 있을까 싶기 때문이다. 


그밖에 과학이나 테크를 다루는 Observatory 나 물건을 다루는 Goods 등 플레이리스트도 광범위하면서도 센스가 있다. 요는, 저기에 꽂힌 많은 분들이 "왜 VOX처럼 못 만드냐"라고 하는 거다. 


VOX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지금도 팀원들은 VOX 이야기만 하면 "그놈의 복스"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올 정도다. 


#2

여튼, VOX의 스타일이 훌륭한 건 맞기에 우리 또한 VOX를 많이 뜯어봤다. 아마 다른 언론사에서도 '쉽게 설명하는' 영상을 많이 제작하는 걸로 아는데, 모션 스톱이나 키치한 스타일의 콜라주 등 다양한 방식을 차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국에도 훌륭한 explain 류의 영상을 제작하는 곳들이 있다. (물론 유튜브는 훌륭함 보다는 센스가 우위에 서기에 반드시 화려한 기술이나 영상미를 갖출 필요가 없다) 


닷페이스가 하는 '그거앎' 이라던가 한국의 '프란' 서경의 '썸' 등.. 영상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고생이 눈에 보이는 영상들이 꽤 많다. 무언가 설명을 한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창의적인 구성과 전개를 보고 감탄하는 경우도 있고,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느낌에 찾아보면 비슷한 느낌의 영상을 보는 경우도 많다. 물론 VOX가 최선은 아니겠지만, 이런 영상을 비교해서 보고 있노라면 그래도 VOX를 바로미터로 따라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3

그래서, 일단 '참지마요 분노왕' 컨셉을 잡아가는 와중에 'EXPLAIN'영상을 샘플로 제작해 보기로 했다. 흔히 언론에서 다루는 소재를 다룰 필요는 없을 것 같았고, 무엇을 다룰지부터 정하는 게 중요했다.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첫 번째로 잡았던 건 


'한국을 설명하다'라는 기획이었다. EXPLAIN KOREA ORIGINAL이라고 할까. 어차피 키워드를 잡고 설명을 한다면, 한국밖에 없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다. 외국에서도 한국어로 밖에 말할 수 없는 것들 '먹망', '갑질', '기수', '화병', '전세', '재벌' 같은 단어 말이다. 일부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도 고유명사로 등재되어 있기도 했다. 


장점은 영어로 컨버팅 해서 좀 더 넓은 시장을 볼 수도 있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한국 사람들도 사실 정확히 맥락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을 했었다. 


시즌을 나눠, 범주를 좁힐 수도 있었다. '한국을 설명하다'로 10개 정도 단어를 다룬 후 시즌2로 넘어가 '서울을 설명하다'라는 컨셉으로 서울 내에만 있는 것을 다룰 수도 있고 '대학생을 설명하다' 같은 여러 응용이 가능해 보였다. 


#4

첫 번째로 다룬 소재는 '전세'. 첫 소재로 좀 애매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마침 옆쪽에 동료 '듣똑라'에서 전세제도를 다뤘는데 들어보니 내용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나 또한 콘텐츠 소비자로서 듣똑라의 팬이다) 



그래서 전세를 소재로 잡고 대본을 썼다. 아뿔싸. 근데, 1시간 넘게 팟캐스트에서 전세를 설명할 수는 있어도 그걸 영상으로, 설명을 하자니 너무 어려웠다. 자료조사를 하고 초고를 쓰고, 줄이고 줄여도 양이 너무 많았다. 확 쳐내자니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빠지고, 길게 가져가자니 영상 구성이 어려웠다. 






며칠간 고생을 하며 영상 구성을 하다, 결국 포기했다. 영상 소스가 너무 부족했다. JTBC에서 사용하는 영상 소스라도 있으면 모를까, 계속해서 새로 촬영하며 주당 1편 이상의 explain을 만들어 내는 건 불가능했다. 


2편 대본으로 '기수, 서열'까지 준비를 마쳤지만. 일단 여기서 정지하기로 했다. 

현실적으로, 우리의 인력과 능력과 시간으로는 VOX는 닿기 힘든 곳이었다. 직접 비슷하게라도 해보려고 시도하니 알겠다. 아직까진 저길 넘볼 곳은 아니다. 



참지마요 분노왕은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wTVdmZ2XwHimsIWyOuQvXw?view_as=subscriber




ANNOTATION - 주석을 달다      (1주 단위 제작)

 시즌제로 운영 / 시즌 1. 한국에 주석을 달다  2.트렌드에 주석을 달다 (레트로편) 3.서울에 주석을 달다 ... 


시즌1. 한국에 주석을 달다.


l   기획의도

한국사회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한국이 외국과 다르다는 점을 잘 모른다. 외신을 보면, 한국의 '갑질', '기수문화', '화병', '먹방' 같은 것들이 해외토픽처럼 다뤄진다. 우리는 우리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외국인들은 한국에만 있는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l   주제

외국인들이 어눌한 발음으로 하는 한국만의 고유명사에 대해 사전적 의미를 넘어 주석을 달아주는 콘텐츠 . 

'쵀애벌~' '조언세' 같은 것들에 대해 VOX의 익스플레인 형식으로 설명. 


l   제작목표 및 목적

한국에만 있는 명사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이 속에서 모순을 찾고,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들을 찾아주는 콘텐츠. 


l   톤앤매너 / 유사이미지

익스플레인 


l   등장인물

없음


l   소재

전세, 재벌, 반찬, 먹방, 포대기, 호미, 오빠, 갑질, 화병, 기수 등. 이야깃거리가 있으면서 영어사전에 고유명사로 등재된 것들. 


l   포맷


사전에서 출발해서 밑줄을 긋고, 이걸로 충분할 까에서 출발. 익스플레인을 해주고, 마지막에 사전적 정의를 좀 더 명확하게 주석을 달아 확장해서 정의해 주는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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