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했던 고민이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내가 잘하는 일이란?
나도 잘 모른다
다만,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
하면 할 수록 더 나은 내가 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반대로 말하면 내가 지난 10년간
머물렀던 회사들 중에는
보람을 느낀다거나
더 나은 내가 되는 기분을 느낀적이 없다
늘.. 이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
이런 일을 하는 내내 스스로 한심함을 느꼈다
내가 일한 회사를 비하하는 게 아니다
광고업이었는데,
광고업에 사명을 갖고 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 적성과는 맞지 않았다
특히 남의 결정에 따라 좌우되는 삶보단
내 삶을 내가 끌고 나가고 싶었다
가령
상을 받아도 우리가 받는 게 아니라
광고주 마케팅팀이 받았고
조연의 삶 보단
작더라도 내가 중심에 서는
일을 하고 싶었다
얼마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지금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일의 중심에는 내가 있다
스케줄도 방향도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한다
다만.. 돈은..
하다 보면 벌게 되는 것이 아니던가!
숫자에 집착하면 근시안이 되어버린다!
돈은 숫자가 아니던가!
그래도 다행인 건 재미가 있다
재미란?
보람을 느끼고 있다
하루하루 전진하는 기분이든다
시험이다 스펙이다 신입사원이다 진급이다 팀장이다
할 수 있는 건 다해보고 정작 나 자신을 찾는 일은
맨 후순위로 밀려 시작하긴 했지만
일을 할수록 쌓이는 기분이 든다
나 자신이 성장하는 기분도 든다
작지만 온전히 내 꺼라는 기분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도 돈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
계속해라
계속의 가치는
생각보다 크다!
당장 돈이 급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여유가 넘치는 것도 아니다
내 것이 아닌 것에 10년 넘게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이제야 비로소 내 거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미래의 돈 걱정 때문에 포기할 순 없다
아직 1년도 안했다
최소한 10년은 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도 돈 걱정이 되긴 되나보다
글로써 마음을 정리해본다
내가 커리어를 시작한 시대는
지금과는 많은 게 다르다
시대가 바뀌었고 여러 가지가 바뀌었다
오랜 시간 회사에 다니신 아버지가 보인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모습도 회사원이셨고
내가 회사원일 때도 회사원이셨는데
아버지의 커리어는 퍽 성공적이셨다
그래서 오래 근무하실수 있으셨다
회사를 나오실때
이제까지 아버지가 해 온 모든 것들을
다 회사에 두고 나오셨다
아버지의 숙련된 능력도
회사의 인프라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었고
퇴사후에 손에 남은 것은
모아둔 돈 외엔 없었다
아버지의 훌륭한 팀워크도 회사에 있을 때만 빛이 났을 뿐
손발이 척척 맞는 동료들은
종종 만나는 소주친구 정도가 되었고
한 명의 프로페셔널로서 퇴사를 하면서
가지고 나올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난 그 모습을 마음에 새겼다
회사란 곳을 오래 다닐수록..
그래도 아버지 시대에는
돈도 많이 버실 수있었고
나름 많은 부분에서 회사와
내가 동일시 될 수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 다르다
퇴사가 늦어질 수록
내가 중심에 설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진다고 생각했다
돈을 쓰지 않고 모았고 투자했다
나름 투자에 성공해서
몇 년의 시간에 해당되는 돈을 벌었다
앞으로도 투자로 돈 을 벌 수있게되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회사를 졸업했고
늦게나마 내 것을 만들기의해
눈덩이를 굴리기 시작했다
고생과 노력의 시간이 지난 후에
눈덩이는 크게 불어 있으리라
자기 것이 있는 사람에게 은퇴란 없다
은퇴란 조직에서 나만 쏙 빠져나와
홀로된다는 의미다
피카소도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리지 않았는가?
피카소에게 은퇴가 어딨는가
1년을 쉬다가도 다시 붓을 들면 그만이다
다 피카소 마음이다
난 내 것을 이제야 만들기 시작했다
근데 20살 때부터 시험이나
스펙 대신에 내 것을 만들기 시작한 사람도 있다
내 친구 중에도 대학교 졸업 후 입사를 포기하고
자기 것을 시작한 친구들도 있다
초기에는 큰 회사를 등에 업고 있는
내가 더 거대하게 느껴졌고
이제 막 자기 것을 만들기 시작한 아무것도 없던
친구는 한 없이 작았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그 친구는 지금 자기 것이 생겨서
물론 기업 보디야 작겠지만
회사원 친구들 사이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거대해졌다
단단한 짱돌마냥 쉽게 부서지지 않는
자기 것을 갖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꼬박꼬박 월급 받으면서
남의 일을 해주고 있었으니
친구랑 비교하면 늦어도 너무 늦게
내 것을 시작한 셈이다
늦었다는 것을 알기에 급해지지 않으려고 한다
남의 성공이 오랜 시간 숙성된 것 임을 알기에
꾸준하게 해보려고 한다
요즘 세상에 신박한 것은 없다
신박한 것 천지인 시대다
모든게 신박하고 모든게 하나도 안 신박하다
그래서 신박한
한방으로 성공은 불가능하다
자극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지 않을 생각이다
어느 때보다 자극 투성이인 시대이다
번뜩이는 재기로 승부할 수 없는 시대다
반면
시대를 막론하고 꾸준함이 지금처럼
빛나는 가치를 지녔던 때는 없다
꾸준함은 계속하는 거다
그래서 지금 당장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재밌고 보람 있게 성장하는 방향으로
계속할 생각이다
계속한다
그것 만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 시대를 갖고 있다
회사 취업은 점점 어려워지고
혼자서는 점점 더 많은 것이 가능한
시대를 살고있다
정보의 홍수 시대
의 왕은 연결이다
그냥 A랑 B는 따로따로 의미가 없지만
A부터 Z까지 연결시키면 알파벳이라는
새로운 가치로 포장이 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해안이 담긴 속담에서는
융합의 힘을 말하고 있다
하나로는 안된다
여러 가지가 모여야 한다
흩어진 정보는 정보의 구실을 못하며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거다
연속성
연속성이란 계속하는 거다
물 한 방울 두 방울이 모이면
물줄기가 되고 물줄기는 흐름을 만들어낼 수가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 한 방울
즉 시작하는 거다
꾸준하게 물방울을 뽑아내야한다
어떤 것은 바로 마를 것이고
어떤 것은 큰 방울이 되어 다른 방울과 붙을 것이다
그 방울과 또 다른 방울이 만나 물이 흐를 것이고
흐름은 물줄기를 만들 것이다
나의 물줄기를 만들어 방향을 잡고 항해를
시작할 것이다
큰 강물의 물줄기 속에서 휩쓸려다니던 인생을
졸업해서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