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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인 기획자 Eli Aug 26. 2024

273. 뉘앙스

오늘은 브런치 작가님들께서 정말 좋아하실 책을 소개합니다. 성동혁 시인의 산문집 “뉘앙스” 라는 책으로 수집할 문장이 많습니다.
 
딱딱한 책을 많이 읽다가 오랜만에 이런 감각적인 책을 읽게 돼서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문장 수집을 좋아하는 지인이 추천해줬습니다. 책은 거의 장르를 가지리지 않고 다 좋아하지만 수집할 문장이 많은 책을 특히 좋아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띈 문장
 


 마음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어디에 붙여도 온통 세계가 되는 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책 제목과 동일한 글을 소개합니다.

 

뉘앙스.

 

뉘앙스. 사랑할 때 커지는 말, 뉘앙스. 네모였다가 물처럼 스미는 말, 뉘앙스. 더 많이 사랑해서 상처받게 하는 말, 뉘앙스. 아무 말 하지 않고도 모두를 말하는, 뉘앙스. 온도, 습도, 채도까지 담고 있는 말, 뉘앙스.

정적 속에서 사뿐하게 상대를 이해해야 할 때가 있다.

상대를 감싼 모든 것이 그의 언어임을 알고 풍경을 눈여겨볼 때가 있다. 세계엔 손잡이가 없다. 그래서 쥐자마자 델 수 있다. 손이 닿기 전에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사랑할수록 작은 뉘앙스에 휘청거린다. 시 또한 그러지 않을까. 무엇을 쓰려고 할 때, 그것 앞에서 바들바들 떠는 일, 그것 앞에서 눈치를 보는 일, 사소한 움직임 하나에도 나의 생활이 엉망이 되는 일.

사랑할 때 무심히 넘겨야 할 말은 아무것도 없다. 뉘앙스, 말하지 않아도 들어야 하는 말. 당신이 쓰고 내가 읽는 마음. 뉘앙스.

 

최은영 작가님의 리뷰를 인용하자면 성동혁 시인의 글은 “영혼을 일깨워주고 보듬는 글”이다. 언젠가 스페인어로 이런 느낌의 책을 쓰고 싶은 게 목표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정서를 전달하고 싶다고 할까요. 그리고 이 책을 번역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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