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하우스(주) 네이밍 결정 과정을 솔직하게 공유합니다!
잘 지내셨나요? 기다리신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지난번 포스팅에서 나름 예고(?)를 드린 대로 회사 이름을 왜 누리하우스로 지었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회사 이름, 브랜드 이름 정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죠. 정답이 있는 건 아닌데. 주변에 멋진 회사 이름이 너무나 많아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들을 리스팅 하다 보면 한없이 초라해지는 느낌도 들고, 회사 이름 정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십 개를 썼다 지웠다 한 것 같아요. 구매했던 도메인 수만 해도… (어휴)
오래 고민을 하다가 회사 이름을 [ 누리하우스(주) / nurihaus Inc ] 로 결정했습니다. 이름 짓기까지의 과정을 돌이켜보니 의도하진 않았지만 나름 논리적인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결정했더군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저희가 했던 고민의 단계를 공유해드리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실까 싶어 글로 정리해봅니다.
회사 이름을 지을 때, 고정해둘 한 단어나 표현 정도를 잡아두면 생각이 흩어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의 경우는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문구점을 운영하셨는데요. 문구점 이름이 “누리 문구" 였어요.
디자인 소품 분야에 대한 사업을 준비하려다 보니 “문방구"가 가지고 있는 느낌을 연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시절 “문방구 아저씨"가 되고 싶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 누리 ]라는 단어를 회사 이름에 고정해 두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익숙하고 편안한 단어이고요.
“누리"가 가진 이면의 뜻도 한국어로는 “세계”라는 뜻이 있고요. 또 아랍어로는 “빛"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또한 외국인들이 발음하기도 좋은 단어라 고민 없이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고정하고 나니 앞/뒤로 붙일 수없이 많은 단어가 떠오르면서 두 번째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회사를 창업하는 과정은 일종의 세계관 구축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성장의 방향, 문화, 채용의 기준, 사업의 분야, 사회에 기여하고픈 영역 등 온갖 방향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어야 하죠. 너무나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무엇 하나 쉽게 결정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디자인 소품" 분야에 대한 의미를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해석으로 보았어요. 우리 조직을 하나의 창작자 집단으로 만들지, 아니면 노련한 사업 조직으로 키울지, 여러 지점을 연결하는 플랫폼 적인 성향을 띠게 만들지 방향을 고민하다가 아직은 방향을 확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조금 포괄적인 의미를 회사 이름에 넣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 라이프 스타일 = 집 “의 기념을 떠올렸고, nurihouse로 초안을 잡았다가 발음상, 표기상, 그리고 모양상 house를 독일어로 haus로 표시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영문 표기를 nurihaus로 결정했습니다. (소문자로 nurihaus를 적으면 어렴풋이 집 모양이 보이기도 해요!)
이름을 정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또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어요. 사람들에게 잘 기억되어야 하고, 또 검색에 잘 걸려야 해요. 도메인도 확보 가능해야 하고, 겹치는 회사 이름이나 서비스명이 있다면 잠깐 생각을 멈추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저희는 다행히 회사 이름을 정하면서 도메인 확보 및 유사한 회사 이름이 거의 없었고요. 검색 결과에 노출되기 위한 구좌도 충분히 점유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여러 요소를 고려했을 때 특별히 어려움을 주는 요소가 없었던 것은 참 다행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누리하우스 도메인 사서 저한테 팔지는 말아주세요!)
창업을 하게 된다면, 회사의 이름은 너무나도 중요하게 그리고 자주 불리게 될 거예요. 어떻게 보면 하나의 정체성이 새로 생기는 셈 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요소들을 고려하여서 전략적으로 이름을 짓는 것이 참 중요하지만, 어쩌면 본인의 맘에 들어야 하고 앞으로 함께할 동료들과 고객, 업계 관계자분들에게 좋은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면 더욱더 좋겠죠.
자신의 취향을 무엇인지 깊게 고민해보시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누구에게 이야기해도 편하고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이름으로. 스스로 소개하면서도 머쓱하거나 대충 지었단 느낌이 아니라,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특별한 요소를 언급할 수 있다면 더욱 유용하겠죠.
이런 기준들을 토대로 회사 이름을 정해보았습니다. 사실, 잘 만들어진 회사 이름이 따로 있을까요?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아무리 어설퍼 보이는 이름도 뛰어난 성과를 낸 후에 얼마든지 리브랜딩 할 수 있고요. 잘 되는 회사는 왠지 그냥 멋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좋은 브랜딩은 어디까지나 결과론 적인 해석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시작하며 정하는 이름에 작은 이야깃거리 하나 더해놓을 수 있다면 조금 더 신나고 재미있게 어려운 창업의 과정을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누리하우스가 어떤 회사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나중에 그래도 좋은 브랜드로 기억될 수 있도록 열심히 달려봐야겠습니다. 이 포스팅이 앞으로 계속해서 좋은 기록으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볼게요! :)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누리하우스
백아람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