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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영 Jun 21. 2021

오늘회는 배민, 쿠팡과 어떻게 다를까?

오늘회가 고객을 사로잡은 비법


누구나 그렇겠지만, 최근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이커머스를 통해 장을 보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다음 날 필요할 것 같은 물건들을 전날 오후나 저녁에 미리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결제하는 식인데요. 자고 일어나서 현관문을 열어보면 새벽에 배송되어 온 택배들이 쌓여있죠. 이렇게 편리한 생활이 언제부터 가능해졌을까, 더 편리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는 와중에, 최근에는 변질되기 쉬운 수산물마저도 당일 배송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샛별배송? 아니, 공유배송!

오늘회는 내 손 안의 수산마켓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진 수산물 버티컬 커머스입니다. 생선회나 수산물과 같은 초신선식품은 배송이나 유통 과정에 있어 매우 까다로운 관리를 요하기 때문에 여러 제품군 중에서도 쉽지 않은 카테고리에 속하는데요.



오늘회는 체계적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이 신선한 제철 수산물을 당일에 배송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밤 11시 이전까지 주문하면 아침 6시 전까지 배송해주는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이 떠오르시나요? 오늘회는 오후 3시 전에 주문해서 당일 저녁 시간에 맞춰 받을 수 있도록 자체 공유배송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오후 3시 전까지만 주문을 마치면, 저녁에는 산지에서 직송된 풍성한 생선회가 고객의 식탁에 오르게 되는 겁니다.


단순하게 계산해 봐도, 약 4시간 안에 상품의 입고와 포장, 배송이 이뤄져야 하는 시스템인데요. 오늘회는 이러한 배송 시스템을 어떻게 가능하도록 만들었을까요?



오늘회는,

1) 일반인 배송기사를 활용한 공유배송 방식

2)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송 동선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자동 라우팅(경로 설정) 시스템


위의 솔루션을 구축해 배송 방식의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공유배송'이라는 방식은 특히나 더 신선하게 느껴졌는데요.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과는 다르게 일반인 배송기사들을 활용하여 상품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보니 자체적인 배송인력과 택배운송용 차량 없이도 당일 배송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이렇게 공유배송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2의 방식으로 택배 배송 시간을 단축시키고 있는 듯 보이고요. 아마 시간적, 경제적 비용 측면에서 절감할 수 있는 리소스가 큰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오늘회의 Next?


마침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오늘회가 낮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받을 수 있는 낮배송까지 시작되었는데요. 사용자들은 더욱 반길 소식인 것 같습니다. 제 주변 지인은 이러한 낮, 저녁배송 시스템을 보고 '참 신선하고 편리한 서비스'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하던데요. 아마도 이렇게 낮배송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충분한 배송기사의 확보(공유배송) 그리고 정교해진 수요 예측 시스템 덕분이 아닐까 싶네요. 앱 자체 리텐션을 높이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요.


이렇게 되면 그다음 스텝을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바로 배송비인데요. 아마 고객의 배송비 부담을 줄이고자, 구독제 무료 배송 모델과 같은 대안을 내놓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결국에는 물류야!

서비스를 천천히 둘러보며 몇 번을 감탄하다가, 갑자기 '배달 앱에서 회를 시켜먹는 것과 얼마나 다를까?'라는 궁금증이 들더군요. 이전까지 생선회와 같은 초신선식품은 직접 가서 먹거나, 배달 앱으로 시켜먹거나 둘 중 하나였으니까요.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해 쉽지 않아 졌지만요. 


물론 오늘회가 단순히 '생선회'만 파는 곳이라면 배달의민족도 경쟁사로 볼 수 있겠지만(배송지역이나 방식 등을 다 떠나서) 사실은 그렇지 않죠. 오늘회에는 생선회 외에도 다양한 초신선제품들이 입점되어 있고, 배송 방식에 있어서도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쿠팡이나 마켓컬리와 같은 대형 이커머스와도 차이를 보입니다. 


여러 면에서 차이가 발생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오늘회의 특장점은 '다양성'과 '품질'이며, 이러한 자신감은 신선제품 중에서도 가장 다루기 까다로운 카테고리인 '생선회'를 팔고 있다는 지점에서 잘 드러납니다. 제주, 동해, 거제 등 전국의 다양한 제철 수산물이 싱싱한 상태로 고객의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인프라와 물류 처리 시스템이 키포인트가 아닐까 싶네요.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의 특성상, 폐기율과 품절률을 적절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너무 많은 양을 발주해 제품을 폐기시켜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적은 양을 발주하여 고객가치에 악영향을 끼쳐서도 안 되겠죠.



오늘회 역시 수요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고객의 주문 수요를 예측하여 발주를 진행합니다. 고객들의 과거 주문 데이터와 페이지 뷰, 당일 구매 데이터들을 패턴화 해서 수요를 예측하는 방식인데요. 이때, 날씨 등의 외부 방해 요소를 감안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수요 예측 시스템이 오늘회의 로스율을 관리하는 데 실효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보이는 동시에, 이와 같은 방식은 고객 수가 증가할수록 더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므로 정교화된 시스템을 더욱 빠른 속도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보이네요. 정교화된 시스템으로 고객 취향을 예측하여 큐레이션의 질 역시 크게 높일 수 있을 것 같고요. 



오늘회의 인상적인 UX/UI 살펴보기


990원 이벤트는 못 참지


물론 유의미한 유저 인터뷰나 통계는 아닙니다만, 주변 지인들에게 '특정 이커머스를 사용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인기상품을 1000원 이하에 살 수 있는 이벤트' 때문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켓컬리의 100원 딜, 오늘회의 990원 이벤트처럼 파격적인 할인가를 내세우면 사실 지나치기 쉽지 않죠. 이 기회를 놓치고 그냥 지나가는 건 어쩐지 손해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저 역시도 오늘회를 이용하게 된 계기가 990원 이벤트였습니다. 자고로 생선회는 전국 산지에 내려가 그 자리에서 직접 떠서 먹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부산 사람이, 오늘회의 990원 이벤트에 제 철학을 내려놓은 것입니다. 이처럼 인기상품을 파격 할인가에 제공하는 이벤트는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기에 어쩌면 가장 효과적이고 파괴적인 전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매 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을 얻었다면 서비스를 재이용할 확률도 높아질 테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가설과는 다르게 실제 이탈률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상보다 장바구니에서 이탈률이 높다거나, 애초에 장바구니까지 넘어가지 않는 고객이 상당수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유입단(Acquisition)만 고려한다면 여전히 의미 있는 이벤트라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



후기는 이커머스의 사용자 경험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입니다. 옷이나 다른 상품군도 그렇지만, 특히나 신선한 식품을 섭취하지 못했을 때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초신선식품의 경우에는 더더욱 후기를 참고할 수밖에 없겠죠. 오늘회는 후기를 크게 꿀조합 후기, 일반 상품 후기로 나눠 보여주고 있습니다.


꿀조합 후기는 오늘회에 있는 다른 상품을 함께 구매한 사용자가 남기는 후기로, 자연스럽게 추가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형태로 각 요소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상품의 MD나 서비스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큐레이션이 아닌, 사용자가 직접 추천하는 일종의 '콘텐츠'라는 점에서 큰 힘을 가집니다.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할 테고요.


일반 후기는 상품에 대한 단순 후기로, 별점과 코멘트 및 포토 후기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 구매 이력을 횟수로 표시함으로써 상품 신뢰도를 보증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다른 고객이 이 상품을 여러 번 구매했다면 한 번쯤은 먹어볼 만한 상품이라는 뜻이니까요. 이처럼, 오늘회는 고객들의 상품 후기를 콘텐츠화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가격대에 맞는 추천은 이미 다양한 이커머스에서 볼 수 있었던 큐레이션 방식인데요. 여기서 다소 아쉽게 느꼈던 점이 있었습니다. 왼쪽 추천의 경우, 같이 먹을 사람의 수를 계산해 더치페이할 수 있도록 1인당 계산 금액을 보여주는 아주 실용적인 방식의 추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다섯 명이서 먹을 때, 몇 인분 정도의 회와 음식을 마련해야 할지 감이 안 오는 건 생각보다 자주 겪는 문제이니까요.


하지만 가격대에 맞는 추천을 이용하는 경우는 대부분 아래와 같습니다.

1.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 n만원 이하의 상품만 구매해야 하거나

2. 장바구니의 무료 배송 금액을 채우기 위해 n만원만큼의 상품만 구매해야 할 때

3.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특정 금액 수준의 상품을 구매해야 할 때


하지만 오른쪽 가격대에 맞는 추천 같은 경우 '한 번에 담기'를 유도하고 있어 결국 n만원 이상의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게 하는 로직으로 보였습니다. '한번에 담기'라는 CTA를 하단에 배치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



상품의 잔여수량과 배송 일시를 지정할 수 있는 화면 역시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장바구니에서만 잔여수량을 표시하는 다른 이커머스와 달리, 오늘회는 상품의 상세페이지에서부터 남은 수량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직 장바구니에서는 동일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가설 A : 상품의 상세페이지에서 잔여수량(상품의 높은 수요)을 표시해주면 고객의 빠른 결제로 이어질 것이다.

가설 B : 상품을 단순히 품절 처리하는 것은 고객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잔여 수량을 표시하여 상품의 높은 수요를 증명하자

재입고 알림에 목마른 소비자의 제안


이러한 잔여수량을 표시해주는 기능을 보고 들었던 생각은, '품절된 상품이 재입고될 때 고객이 알 수 있도록 알림(Noti)을 받는 기능이 있으면 참 도움이 되겠다'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상품이 품절되어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고객을 다시 붙들 수도 있고, 서비스 자체의 리텐션 유지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일 것으로 보이네요. 물론 현재로서는 우선순위가 높지 않을 수 있겠지만요! (품절되어버린 생선회를 기다리며)



마무리


세상에 이커머스는 많습니다. 게다가 빠른 배송만이 혁신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시대가 성큼 다가와 버렸고요. 상품과 시장이 가진 특수성을 이해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갈 수 있는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요. 같은 맥락에서 좋은 출발을 끊고, 바쁘게 달려가고 있는 오늘회의 다음이 자연스레 궁금해 지는 시점입니다. 한 주의 마감이 끝나는 시점에 오늘회의 1인 가구용 모듬회를 시켜서 맥주와 한 상 차려먹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아요.



위의 원고는 '위시켓'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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