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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용 Aug 07. 2021

조금씩 버리지 않는 방향으로 걷기

하늘공원 산책의 비밀!?

하늘공원에 처음 갔을 때 난지한강공원에서는 뮤직 페스티벌이 한창이었다. 육교를 건너 도착했을 때 탁 트인 하늘공원의 풍경이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서울 시내에 어떻게 이런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검색을 하고는 깜짝 놀랐다.


이곳은 원래 쓰레기 매립지였고 그 전에는 사람들이 농사를 짓던 섬이었다고 한다. 쓰레기가 사람을 밀어내고, 다시 쓰레기를 덮고 사람이 차지한 공간. 하늘공원의 거대한 규모를 이해하게 되자 마음이 숙연해졌다. 이렇게 커다란 동산이 된 이유가 결국 이곳이 쓰레기산이기 때문이니까.

Photo by Kim Junyong


요즘 일회용 플라스틱과 마스크 사용이 늘면서 다시 쓰레기가 불어난다고 한다. 인간이 지금처럼 쓰레기를 만든다면 하늘공원과 같은 규모의 쓰레기산이 수십, 수백 개가 더 생겨나게 될 것이다. 환경은 오염되고 공기는 더 안좋아질 테다.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가 모여 섬이 되었다가 대륙이 될 정도라고 한다. 지구의 온도가 점점 높아져서 우리가 아는 많은 동물들이 멸종하게 될 지도 모른다.


Netflix <Our Planet>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우리의 지구(Our Planet)>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있다. ‘바다코끼리의 자살’이다. 바다코끼리들이 쉴 곳을 찾아 해안가 인근 바위로 올라온다. 그리고 가파른 절벽을 오른다. 이내 무슨 이유에선지 아래로 뛰어내린다. 바다코끼리들이 추락한 곳은 바위. 포식자나 천적에 의해서가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는다. 이유는 녹아버린 얼음과 나쁜 시력에 혼동을 느끼기 때문. 유빙 대신 바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먹을 것을 찾아 바다로 뛰어들다 바위로 떨어져 죽음을 맞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바다코끼리는 사냥 중간에 유빙에 올라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북극의 빙하가 줄고, 머물 곳이 없어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바다코끼리는 '온난화 난민'으로 불린다. 지구온난화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2040년 쯤이면 북극의 여름에는 해빙이 없을 지도 모른다고. 인간이 만든 지구 온난화가 바다코끼리 뿐만 아니라 다른 야생동물의 쉼터를 빼앗고 있는 셈이다.


Photo by Kim Junyong


하늘공원을 산책한 다음 날, 일회용 마스크 대신 다회용 천 마스크를 쓰기로 했다. 배달음식을 시키기 전엔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된다. 일주일이면 수북이 쌓이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떠올린다. 거창한 환경 보호 캠페인은 아니지만 조금씩 버리지 않는 방향으로 살아보는 것이다. 탁 트인 공원의 풍경 보다 처음부터 쓰레기산이 없는 편이 더 좋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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