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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택환 Jul 31. 2024

복음의 방어기제를 없애야 한다.

방어기제 [defense mechanism]란 자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속이거나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여, 감정적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심리 의식이나 행위를 가리키는 정신분석 용어다.


온맘닷컴을 시작할 때는 '콘텐츠'를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왜 콘텐츠였을까?


고양이 집사로 4년을 살면서 알게된 것이 있는데 고양이는 늦어도 생후 9주 이내에 사람의 손을 타면서 방어기제가 제거 되지 않으면 이후 집사의 어떠한 노력에도 개냥이가 되는 일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우리 고양이 후추는 아쉽게도 생후 8개월에 입양됐고 원래의 집사는 녀석을 입양하고 사회화 과정과 생략했던 것 같다.


덕분에 염원하던 개냥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후추의 방어기제는 함께한 4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하다.


복음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키는 일과 고양이의 사회화를 연결시키는 것이 억지 같지만 사실 복음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않고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임이 분명하다. 


다시 콘텐츠로 돌아와 보자,


한국 기독교의 문화 부흥이라는 것이 있었다면 70년대 말부터 90년대 중 후반까지 였을 것이고 이를 견인한 몇가지를 나열해보면 중 고등부와 청년들이 중심이 된 친구 초청 문학의 밤 그리고 주일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학교 내지는 계절 행사가 그것이다.


문학의 밤을 예로 들어보면 지금 40대이상의 기독교인 또는 비기독교인들일지라도 성탄절 행사 한번, 친구 따라 문학의 밤 한번 정도 가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왜 '문학의 밤'이 중요한가?


앞서 언급한 시대만 해도 대중 문화 영역에서 조차 공연콘텐츠 라는 것을 찾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그 종류도 우리가 즐기고 나누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던 시기다.


이런 상황에 교회에서 제법 오랜 시간 유지하고 성장시킨 행사가 있으니 바로 '문학의 밤'이라는 콘텐츠이다.


중고등 학생을 중심으로 준비되는 '문학의 밤'이 열리는 시즌이 되면 교회는 학생회를 중심으로 학교나 동네의 친구들을 이 행사에 초대하기 위해 편지며 옆서를 만들어 돌렸고 성황리에 행사를 치루기 위해 '멋진, 예쁜 애들도 많아'와 같은 온갖 감언이설로 꼭 초대하고 싶은 친구들을 유혹기도 했다.


이때 참석한 신앙이 없는 수많은 친구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그들이 그날 이후 우리가 희망했던 예수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고


신앙인으로 변화 됐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적어도 한가지 그 날 무대 위의 노래와 연극, 이후의 친교를 통해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가지고 떠났을 것이며 시간이 지나 정체성이 확립되고 대학 또는 사회에 진출한 그 친구들은 길거리나 학교에서 마주치는 전도자들을 통해 또는 우연찮게 만난 신앙의 친구들로부터 복음을 접하게 될 때 '문학의 밤'으로 갖게 된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복음을 거부감 없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복음을 거부감 없게 받아드리게 하는 방어기제를 없애는 것 그래서 콘텐츠가 중요하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리터러시와 팬시가 강했던 영역인데 이는 90년대 후반까지만 유효하다. 밀레니엄 이후 IT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 교회는 경쟁력을 잃었고 이를 극복하기에는 손을놓고 보낸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으며 흘러버린 시간 만큼 콘텐츠의 질은 대중문화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처참해 졌다.


시대가 변하면서 과거 종이콘텐츠와 전통적인 미디어를 통해 생산된 콘텐츠들의 자리에 디지털 콘텐츠들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창작자의 생태계, 좋은 콘텐츠는 좋은 사람으로 부터 나온다. 


온맘닷컴을 시작하고 일년이 지날 무렵 콘텐츠를 하기 위해 시작했던 근본적인 고민이 다시 시작 했다.


좋은 콘텐츠를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좋은 창작자가 있어야 하는데 좋은 크리스천 창작자는 많지만 그들은 교계에 있지 않다. 


이는 기독교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교계의 창작자 생태계를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됐고 창작자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으로 고민의 방향을 전환한 이유가 됐다.


건강한 창작자의 생태계란 생활-어떤 이는 생존-의 안정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이와 같은 최소한의 안정 속에서 생산된 창작자의 창작물이 적극적으로 소비되고 확산되어 이를 통해 발생한 재화의 대부분이 창작자에게 돌아가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선순환이 회복되어야 처음 온맘닷컴을 시작할 때 생각했던 일이 가능하다.


결국 방어기제를 제거하는 일은 콘텐츠에 앞서 이를 생산해내는 창작자의 생태계 복원이 우선되어야 하고 따라서 온맘닷컴은 창작물을 생산해 내는 창작자의 역할이 아닌 창작자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창작물을 더 많이 소비시키고 확산시키는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기독교 창작 생태를 복원하는 역할이 존재의 이유이며 하나님이 나와 온맘닷컴을 통해 이루시려는 핵심사업임을 깨닫게 됐다.


"좋은 콘텐츠를 통해 기독교,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접한 이들이 복음을 거부감 없게 만드는 것"


다시 말하면 "복음의 방어기제를 없애는 일" 기업이 취해야 하는 본질인 수익창출과 함께 온맘닷컴의 선교적 사명이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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