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놀고 싶은 곳, 런던 자연사 박물관

유럽 가족 여행기 in 런던 (2024.05.05~06)

by 강정욱

2024년 5월 5일 - 파리에서 런던으로


오늘은 파리 일정을 마치고 런던으로 향했다. 파리에서 온전히 3일을 보내고 옮기게 되었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런던으로 이동한다고 느꼈다. 만약 2일이었다면 너무 아쉬웠을 것 같고, 그렇다고 4일까지 머물기엔 지난 번 여행을 포함하면 웬만한 곳들을 다 둘러봤기 때문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일찍 밥을 먹고, 짐을 싸고, 숙소를 나섰다. 파리 북역으로 가는 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재원이도 이젠 본인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1인 몫은 하더라. 다 컸다 다 컸어.

파리 북역에 도착해서, 햄버거 전문점인 파이브가이즈로 갔다. 다소 이른 시간이었지만, 점심 먹는 시간이 애매했기 때문에 빠르게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미국의 버거 브랜드이고 한국에도 오픈했다고 하는데, 먹어본 적이 없었지만 확실히 묵직한 미국 버거맛을 느낄 수 있었다. 땅콩기름이라 그런지 왠지 조금 더 고소한 맛이 느껴졌는데, 다음에 한국에서도 한번 더 먹어보고 비교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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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유로스타를 타기 위해서 프랑스와 런던의 입국 심사를 거쳤다. 확실히 비행기에 비해 간편하게 통과할 수 있었고, 특히 캐리어 무게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좋았다.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한참 시청했다.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영국 판크라스 역에 도착.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구글 맵을 통해서 교통 정보를 확인했고, 프랑스와 시스템이 다르다 보니 처음에는 헷갈렸지만 이내 적응했다. 참고로 이번에 사용해 보니, 시티매퍼가 훨씬 정확하더라. 구글을 이후에도 몇 번 더 틀리면서 내 신뢰를 잃어버렸다. 앞으로도 함께 사용하기로.

런던에서 머물 숙소는 근처에 배터시 파워 스테이션이 있었다. 과거의 화력 발전소를 리모델링하면서 새롭게 꾸민 공간이라 너무 좋았다. 성수동처럼 예전 모습이 남아있으면서도 힙한 감성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는데, 전반적으로 깔끔하면서 없는 것이 없었다. 바로 앞에 템즈강이, 옆으론 공원이 있었는데 앞으로의 생활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 반갑다. 런던!

















5월 6일 - 런던 자연사 박물관


런던에서 가장 기대된 것 중 하나는 바로 '박물관 투어'다. 과거 파리에서는 오르셰나 루브르처럼 미술관 중심으로 돌아다녔는데, 이번 런던 여행에선 자연사 박물관과 대영 박물관이 특히 기대된다. 오전 코스인 자연사 박물관을 가기 전, 스타벅스에 들려 커피를 마시고 근처 빵집에서 빵을 사 먹었는데, 주된 목적은 파리와의 비교였다. 확실히 영국은 영국이구나 싶더라. 같은 종류의 빵이지만, 맛은 완전히 달랐다. 게다가 아침에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니 더욱 영국에 온 것이 실감 났다.

예약한 시간에 맞춰 자연사 박물관을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티켓을 구매하지 못해서 줄을 서고 있었다. 비 오는 날 오랜 시간을 밖에서 기다릴 생각을 하니, 정말 아찔하더라. 아무리 무료라고 하더라도, 예약은 필수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반기는 것은 그 유명한 블루웨일의 뼈대였다. 공중에 탁 매달려있는 광경이 정말 분위기를 압도했다. 다른 많은 자연사 박물관을 가봤지만, 런던처럼 스케일과 디테일, 구성 모든 면에서 훌륭한 곳은 없었다. 그래서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무대가 될 수 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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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단순히 박제 동물들을 전시해 놓는 수준으로는 흥미를 유지시키기가 어려운 법인데, 박물관에는 다양한 작동 버튼이나 체험 요소를 넣어두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지구관에서 지진을 체험시키기 위해서 일본의 슈퍼마켓을 그대로 재현하고, 땅이 흔들리는 걸 느껴보게 한 것이다. 지진을 체감하기 어려운데, 그 시각적이고 동적인 연출에 감탄했다. 그 외에도 각종 공룡이나 포유류, 인류 등 진화의 경로를 따라 흥미로운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빅히스토리나 진화를 좋아하기도 해서 그런지, 자연사 박물관에서 하루 종일 놀 수 있을 것 같았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근처 베트남 쌀국수 집으로 향했다. 며칠 동안 계속 버거나 고기를 먹다 보니, 시원한 국수가 그리웠다. 딱히 예약을 하지 않고, 그저 구글 평점만 보고 방문한 곳이었는데,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음식에 대해서 기준이 높은 아내도 감탄을 했고, 특히 비가 오는 날씨와 잘 어울리는 음식 선정이었다. (다만 가격은 45파운드로 약 8만 원이다. 런던은 외식 물가가 정말 사악한 수준이었다.) 이후에 아내가 좋아하는 헤롯 백화점까지 걸어다니며 돌아다녔는데, 자연사 박물관부터 하루 종일 걷다 보니 조금은 지치더라. 빠른 시간에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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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휴식한 이후, 어제 마무리하지 못한 마트 쇼핑을 다시 떠났다. M&S에서 앞으로 먹을 음식들을 구입했다. 근처에 이렇게 훌륭한 마트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저녁으로는 아내가 만든 카레와 이번에 사 온 음식을 곁들여 먹었는데, 워낙 영국 물가가 비싸다 보니 마트에서 장보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졌다. 여행이니까 이렇게 쓰지, 현지에서 살았다면 정말 헉소리 나오는 물가가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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