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로 즐기는 조선시대 일상 6화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이 숲 속의 길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고 있었다.
한 꼬마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어본 관복이 마음에 들었는지, 흘러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잠자리채가 묶여있는 봇짐을 맨 아이의 발걸음 역시 아이의 마음을 보여주듯 경쾌했다.
"내가 잡은 잠자리를 보고 임금님께서 기뻐하시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의 해맑은 목소리가 숲 속에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에 화답하듯 숲 속의 잠자리들이 여기저기서 날아다니며 반짝이는 날개를 펼쳤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잠자리들이 숲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할 때마다, 아이의 두근거림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설렘을 가득 안고 봇짐에서 잠자리채를 꺼낸 아이는 작은 손으로 그것을 꼭 쥐며, 숲 속의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임금에게 받을 칭찬을 생각하니 입가에는 다시금 미소가 번졌다.
안녕하세요. 조선시대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미니쭌 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관복입은 꼬마아이"를 일러스트로 만들어 봤습니다. "어린아이가 관복을 입었다고?"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연산군 시절 아이들을 위한 관청을 만들고 관직을 주었다는 기록이 있었습니다. 관직을 만든 이유도 연산군 다웠는데, 바로 자신의 몸보신을 위해서였다고 하더라고요.
실록의 기록에 따르면 연산군 12년 5월 "..... 연소하고 총명한 자를 골라 궐문 밖에서 번을 나누어 교대로 근무시키되, 이름은 [회동습역소]라 하고 이전으로 통솔하게 하되 이름은 '훈동관'이라 하여 귀뚜라미, 배짱이, 잠자리 등 곤충을 잡아 바치게 하라"라고 하였습니다.
요약을 해보자면, 자신의 정력을 위해 어린아이들에게 곤충을 잡아오라고 시켰다는 건데요.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관청을 설립해서 이름을 [회동습역소]라 지었고, 아이들에게 관직까지 주었다고 합니다.
이 내용이 재미있어 보여서, 일러스트로 만들어 봤습니다. 우리가 조선시대 관복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고, 사극에서 자주 보이는 시복을 입혀봤고, 봇짐 뒤에는 출입패를 달아줬습니다. 아이가 궁궐에 출퇴근하면서 출입패를 보여주고 잠자리를 잡으러 다니는 모습이 떠올랐거든요.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도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