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성철 Apr 23. 2019

브랜드의 에이전시 기능 내재화, 어떤 사례가 있나:2편

다양한 글로벌/국내 기업들의 실사례를 통한 의미와 위협

지난 1편 글에서는 왜 브랜드들이 그간 마케팅 에이전시를 통해 아웃 소싱하던 다양한 기능들을 내재화하려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https://brunch.co.kr/@justin7774/38?fbclid=IwAR2FHqdCEl27LNiOZsQmU0H4CX9DNpLbS6uQkmIGekrXQusXnDtXHWVtklM

각 브랜드, 광고주들이 마케팅 에이전시의 기능을 내재화하는 데에는 각기 조금씩 다른 사연과 형태적 차이를 보이지만, 결국 핵심은 A.C.E.로 축약될 수 있었다.


A (Agility): 기존 컨베이어 벨트식 기획-제작-실행을 벗어나 빠른 트렌드, 소비자의 선호와 관심사, 사회적 이슈에 효과적으로 빠르게 대응하여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


C (Consistency): 다양한 아웃소싱, 파트너십을 통해 집행되는 크리에이티브, 혹은 마케팅 에이전시가 바뀔 때마다 변화되는 브랜드 메시지의 톤 앤 매너를 통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극대화하여 긍정적인 engagement와 relationship을 구축하고,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dialogue를 구축하기 위함.


E (Efficiency): Anti ad-fraud, Mark-up방식의 미디어 수수료 절감, 에이전시에게 수익성이 낮은 제안이라 할지라도 마케팅 솔루션 관점에서 효과적인 실행/집행을 선택하기 위함 등


이런 공통된 니즈와 목적 하에 브랜드들은 그간 마케팅 에이전시에 일임하였던 기능들을 하나둘씩 내재화해가고 있거나 검토 중이다. 각기 처한 브랜드의 상황이 다름에도 하나의 방향으로 중지가 모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이전 글에서도 언급되었던 것처럼 바로 디지털로의 시장 변화, 그리고 이를 통한 소비자의 변화가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다양한 정보가 빠르고 다양한 형태로 공유 / 확산 / 생산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사와 정보원들이 파편화되고 다양화되는 것이 일상화 되었다. 기술과 플랫폼, 데이터 통신 속도의 놀랄만한 진일보는 삶의 속도와 생각의 속도뿐만 아니라, 이 과정 속에 녹아있는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 방식 역시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바꾸어 놓았다. 이 상황에서 기업, 브랜드 역시도 그 속도에 발맞추어 소비자와 소통하고 그들의 관심을 확보하기 위해서 사실 A.C.E. 에 기반한 주요 마케팅 관련 기능의 내재화는 피할 수 없는 당면 과제화 된 것이라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브랜드가 처한 입장, 글로벌 진출 여부, 등 다양한 환경에 맞게 일부/특정 기능 혹은 변형된 형태로 기능을 내재화하고 있다.


내재화의 형태적으로 가장 일반적이며 initial 한 형태는 Creative 기획/제작 기능의 내재화이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상시적인 콘텐츠 제작 니즈가 발생하고 일상화되면서 제작 건을 외부에 지속적으로 의뢰하는 것은 속도적인 측면이나 예산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셜미디어 채널 운영 역량과 노하우 확보를 위한 역량 자산화를 위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침을 브랜드들은 점차 이해하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이는 비단 빅브랜드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등 작은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하여 빠르게 확산되어 가는 트렌드이다.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 콘텐츠 제작이 내재화됨은,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그 앞 부분을 잡아주는 전략부분 역시 인하우스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하나의 내재화 시도/영역은 Media buying 영역이다. 이는 기존 legacy 4대 매체 중심의 미디어 바잉이 디지털을 통한 플랫폼 광고 바잉, 프로그래머 틱 바잉, DSP 등 패러다임이 변화하며 급속도로 시장를 견인하였다. 이런 디지털화된 미디어 바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깃에 대한 정확한 이해, 기존 바잉한 미디어에 대한 히스토리와 퍼포먼스 관리, 그리고 다양한 A/B테스트 등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 Trial & Error, 자사 브랜드에 최적화 된 방법론의 자산화가 무엇보다 중요해짐에 따라 더욱더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서 우선 가장 빠르고 다양하게 내재화의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하는 브랜드는 P&G이다. 항상 새로운 마케팅 시도와 기준을 시장에 소개해오며 벤치마크의 대상이 되고 있는 P&G는 그 어느 여타의 브랜드보다도 적극적이며 다양한 형태의 내재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사례와 형태는 아래와 같다.


첫 번째로 소개할 사례는 P&G의 In-house Shop인 “Woven”이다.


18년 가을에 런칭했다는 P&G의 In-house Marketing Shop인 Woven은 조직명을 통해 얼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엮여진’ 형태의 변형된 인하우스 샵이다. 기존 브랜드들이 내재화의 가장 기본은 내부 인원을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것임에도, P&G는 과감히 이 공식마저 깨뜨린 시도를 하고 있다.


그 구성이 참으로 독특한데, Woven은 완전히 내부 인원만으로 구성된 샵이 아닌, 기능별로 조직원 구성을 달리한다. 즉 일부 P&G 내부인(미디어)+일부 외부 에이전시 기능 및 인원(WPP+Publicis)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형태의 Woven 조직 구성을 한  가장 큰 목표는 결국 '최상의 결과물 확보'와 "효율적 운영”이며, 아래의 한 문장으로 그들의 의도가 절묘하게 드러난다.

"fielding the best talent" from a wide range of shops for brand creative and rebundling the great unbundling of media and creative that began a generation ago in a "one-stop shop."

마케팅 조직들이 다양한 인하우스 샵을 고민하는 시점에서, 그리고 대부분 특정 기능(크리에이티브, 미디어 등)의 인하우스화 등 아직 기본적인 접근을 검토 혹은 초기 시도하는 입장에서, P&G의 시도는 성공 여부를 떠나 의미 있어 보인다. 하기 아티클의 본문에 나온 것처럼 분명 아직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있어 보이긴 하나, 확실히 P&G의 고민이 업계의 방향성을 이끌어가고 있어 보이기는 하다.


> 관련 자료:

https://adage.com/article/cmo-strategy/p-g-s-agency-model-woven-tests-cross-agency-collaboration/316820?fbclid=IwAR18XS-z7b0BQqhKJ_VKacsb-TLcUifuqFWVIjV4iaSNifcvZj0hXNNmprw


이와 함께 눈여겨보면 좋을 내용은, 내재화와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내재화된 에이전시 기능을 갖추고 있음에도 외부 에이전시 활용에 있어서도 가장 활발한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올해  Adage의 아래 아티클을 통해 공개된 P&G의 새로운 Agency 운영 모델 3가지는 매우 흥미롭고 눈여겨볼 만하다. 다양한 시도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그 방법들 중 어느 것 하나 기존 Agency Biz.Model에는 유리하지 않아 보인다는 측면에서.


① 기능별로 고정된 단독 에이전시가 아닌 광고주의 니즈에 따라 talent를 보유한 곳을 분화하여 활용

② Agency of Record 외에도 Flexible 하게 프로젝트별 agency를 활용할 수 있는 자유도 확보를 우선 시

③ 그리고 Media Buying은 점차 in-house function화.


> 관련 자료

https://adage.com/article/agency-news/p-g-launches-agency-models-including-publicis-led-unit-fabric-care/313030?fbclid=IwAR0PY-cRHUEjX8x8mqinNs7A71tzfzDLUpHcEUkIEqpvLCJle0OPaEGrYjY



두 번째 사례는 월마트의 디지털 미디어 바잉 인하우스화이다.

디지털로 마케팅 패러다임이 shifting 되고, 이로 인해 efficiency, data transparency, anti-fraud가 쟁점이 되면서 media buying, content creation 등 activation 기능을 내재화하는 in-house shop에 대한 시도는 P&G 등 소위 글로벌 메가 클라이언트를 중심으로 점차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이 추세에 월마트도 가세하게 되었다.


그 실행의 첫 단계로 우선 digital media buying 기능을 내재화하겠다고 선언하였으며, 이로 인해 월마트의 해당 기능을 대행하던 WPP의 Triad는 순식간에 큰 revenue를 잃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봐야 할 것은 바로 기존 미디어 에이전시 인력의 클라이언트로의 유출.  Triad에서 월마트의 디지털 미디어 바잉을 대행하던 직원들도 월마트가 흡수하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 WPP는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non-compete contract을 맺었다고 발표했지만, 월마트는 언급을 거부하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미디어도, 데이터도 없이 operational function에 집중하는 legacy agency의 구조는 이런 방식으로 붕괴되어 감. 결국 마케팅 자산을 own하지 못한 채로 유지된다면 기존 에이전시 비즈니스의 영속성은 쉽게 위협받을 것이라는 인사이트는 추가로 얻게 된 덤이다. https://adage.com/article/digital/walmart-takes-online-ad-sales-huge-blow-wpp-unit/316689?fbclid=IwAR3wZ5t8u_BgfQKFiByLiHuX7HIQ7HhDVuu_e80-Zkx1-TeU3NfpsX7prDU


> 관련 자료:

https://adage.com/article/digital/walmart-takes-online-ad-sales-huge-blow-wpp-unit/316689?fbclid=IwAR3wZ5t8u_BgfQKFiByLiHuX7HIQ7HhDVuu_e80-Zkx1-TeU3NfpsX7prDU


세 번째 이야기될 하이네켄의 제작 기능 내재화 시도와 방식도 눈여겨 볼만하다. 

하이네켄이 근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바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고도화와 강화. 기존 애드 브리프를 바이블처럼 수놓던 데모 그라피 기준의 타겟 분석과 타겟팅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을 이해한 것이다. 더 이상 데포그라피 중심의 타겟팅과 커뮤니케이션으로는 프리미엄 맥주의 매출량과 음용량을 늘리기 어렵게 되었음을 이해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로컬 및 특정 세그화 된 interest group 대상으로 가장 극도의 세분화된 타겟팅이 필요해지게 되었다. 정말 핀포인트 타겟팅이 필요해진 이 시점에 크리에이티브 역시 미디어와 발맞춰 세분화된, 그리고 개인화된 형태로 타겟팅 되어야 한다는 니즈가 강화된 것.


여기에 소비자의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관심사에 발맞춰진 크리에이티브의 개발 및 비용적으로도 효율적인 크리에이티브 개발을 위해 인하우스화 된 제작팀이 필요하다는 내부의 니즈가 ‘폭발’ 한 것.


다만, 제작 기능 전체를 내재화하지는 않고, 여전히 크리에이티브의 컨셉이나 전략을 개발하는 역할은 기존 크리에이티브 AOR 에이전시인 Publicis나 (얼마 전 Accenture Interactive로의 인수가 발표된) Droga 5에서 진행하는 변형적 내재화 방식을 택한. 하이네켄은 이 관계를 ‘symbiotic(공생적)’ 관계로 지칭.


하지만 내부 팀의 역량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라가고 대응할 수 있는 리소스가 갖춰지게 되면 결국 많은 부분이 인하우스로 들어올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수순일 듯.


> 관련 자료:

https://www.campaignlive.com/article/why-heineken-quietly-building-in-house-creative-team/1582255?utm_source=Sailthru&utm_medium=email&utm_campaign=Newsletter%20Weekly%20Roundup:%20Marketing%20Dive%2004-20-2019&utm_term=Marketing%20Dive%20Weekender


국내 기업도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조금씩 제작 기능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작년에 브랜디드 콘텐츠 기획/제작 기능의 내재화를 위한 채용 공고를 낸 아모레퍼시픽 역시 이 시도를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아래의 채용 공고 외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이커머스 사업의 본격 가속화로 인해 다양한 아웃소싱 기능들을 내재화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 관련 자료:

https://recruit.amorepacific.co.kr/resume/resume_view.do?RECRT_SEQ=14999


티몬은 대대적으로 PR 기사까지 내며 제작 기능의 내재화와 관련되어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천명하고 있는데, 그 역할을 담당하는 소셜미디어팀은 꽤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여러 제작물의 사례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소셜커머스 기업 중 소셜미디어를 가장 활발하게 트랜젝션/거래 활성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티몬에게 자체적인 소셜콘텐츠 등의 제작과 고도화 역시 매우 중요한 기능이었을 듯 싶다.


> 관련 자료:

 https://www.ajunews.com/view/20170928083629167


하지만, 모든 세상사가 그럴 수 있듯이, 야심 차게 진행하고 있는 이러한 내재화는 아직 초기단계이기에 모든 경우에서 항상 긍정적인 측면만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가장 경계해야 할, 혹은 부정적일 수 있는 포인트는 내재화를 통한 외부 주요 트렌드와의 단절, 갈라파고스화,  고립 혹은 사일로 현상.

제작 기능을 포함, 미디어 바잉 등 기능이 내재화되었을 때 속도나 예산 상의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에 분명 경계해야 할 반대급부도 있는데, 이는 내부 조직이기에 외부의 다양한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사례나 트렌드에 어두워질 수 있다는 점.


특히 다양한 기술적 요인이나 사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폭풍처럼 쏟아지는 이 시점에 트렌드의 파악과 다양한 기술의 수용은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을 인지하고 주요 브랜드들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데, 이런 현상에서 눈여겨 볼만한 브랜드는 역시 P&G를 들 수 있을 것이다.


P&G의 경우 미디어 바잉 시 in-house media shop을 외부의 media agency와 경쟁시키는 다소 극단적으로 보이는 방식도 시도 중에 있다. 아래의 아티클 중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왜 인하우스 샵과 외부 에이전시를 굳이 경쟁시키는가?’에 대한 이유이다. 이는 결국 극단적인 효율화 추구, 그리고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쇄신의 니즈와 추구로 볼 수 있다.


그렇기에 P&G 인하우스 에이전시와 외부 에이전시 간 경쟁 비딩은 누가 이기고 지고의 이슈가 아닐 수 있다. 영악한 광고주의 변화에 민감하고자 하는 고민이 담겨있을 것이라는 측면이다. 무엇보다 효율화를 가장 큰 KPI 중 하나로 삼는 인하우스 조직의 제안을 통해 외부 에이전시를 판단하는 기준을 만들어 제안에 대한 신뢰성 판단의 기준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면서도 자칫 내부에 갇혀 새로움의 인입이 어려울 수 있는 인하우스의 한계를 외부 에이전시의 새로운 제안과 시각을 통해 지속적으로 타파한다.


> 관련 자료:

https://www.thedrum.com/news/2019/01/17/what-pg-s-media-reshuffle-tells-us-about-its-housing-ambitions?fbclid=IwAR36rfW2xK-h1f9kdV0Lc4hxFpMcpI8zD_cOxDIvrQqNFAwMT_Lcjf3qoHA


위와 같이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 및 국내 브랜드들의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등 측면에서 어떻게 기존 에이전시들의 기능을 내재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어떤 브랜드는 기초적인 형태를, 어떤 브랜드들을 특정 형태를 시작으로, 일부 브랜드들은 이미 다양한 Trial & Error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들을 반영하여 진화된, 어떻게 보면 다소 돌연변이적이고 기형적인 형태로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거스를 수 없는 방향성은 ‘내재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라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아마도 이런 극단적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기존 마케팅 에이전시들이 생존할 수 있는지 몇몇 사례들을 통해 그 방법과 솔루션을 살펴보고자 한다.


*알림: 1편 글의 원본 링크가 실수로 삭제되었고, 이를 살리느라 부득이하게 다른 링크로 1편 글을 다시 올리게 되었습니다.


>>>3편 보기

https://brunch.co.kr/@justin7774/40


매거진의 이전글 왜 브랜드는 마케팅 에이전시 기능을 내재화하는가?:1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