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형이 출가하던 날
소복소복 눈이 내리던 날
엄마손 꼭 잡고 암자 중턱까지 같이 갔드랬지
멀찌감치 떨어져 걷던 형
민머리 형의 뒷모습 보다못한 우리 엄마
이름한번 불렀드랬지
이리와 같이 손잡고 가자고
가기 전에 아들 손 꼭 잡아 보자고
그렇게 우리 셋은 산을 올라 갔드랬지
뽀도독 뽀도독
고요한 산길에 들려오는건
소나무에 걸터 앉았던 눈덩이가 떨어지는 소리뿐
손을 놓고 다시 큰 형을 보내던 엄마
먼저 올라 가라는 손짓으로 큰 형을 보내며
손바닥 흥건한 땀을 나는 느꼈더랬지
차마 울지 못해
으스러지는 마음 혹시 들킬까봐
내 손을 더 꼬옥 잡으셨드랬지
큰 형이 보이지 않을때 쯤
엄마는 우셨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셨드랬지
내려오는 길
고요한 산길에 들려오는건
눈덩이 소리도 , 발자국 소리도 아닌
소리없이 흘러내리는 엄마의 눈물 소리뿐이었드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