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는 단순히 그의 음악을 직접 듣는다는 것을 넘어서 가수가 만들 수 있는 또 하나의 컨텐츠이다. 불이 꺼진 무대에서 그의 음악을 온전히 들을 수 있는 시간이며, 여러 무대 요소들이 그 풍미를 더욱 진하게 해 준다. 2~3시간동안 음악가와 관객은 소통하고 교감하며 이는 노래를 BGM으로 소비할 때는 느낄 수 없는 농도 짙은 노래의 시간을 경험하게 해 준다.
물론, 각각의 공연을 채우는 음악이나 공연 요소(무대, 조명, 세션, setlist 등)들의 준비 정도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지만, 그 공연의 앞에 김동률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믿고 볼 수 있는 공연이 된다.
그는 안테나나 뮤직팜의 여타 가수들(유희열, 이적 등)처럼 위트가 있는 사람은 아니며, 이승환이나 싸이처럼 콘서트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지는 못하는 사람이다. 다만, 그는 준비해 온 무대와 음악으로 소통하려는 사람이며, 그에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김동률은 자신의 공연이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여서 타 공연들처럼 관객들의 격정적인 반응이 없어 걱정이 된다라고 얘기하지만, 한 곡 한 곡 끝날때마다 여운이 남아 쉬이 그걸 흩트리기 싫은 마음이 쉬이 몸짓하기 싫어지게 한다. 이는 그의 아름다운 곡들에 더해 흐름에 맞는 조명 구성, 과하지 않은, 적절한 효과들이 버무려진 결과인데 이것이 바로 김동률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공연을 믿고 볼 수 있는 이유이다.
공연 스포 있음
현악기, 금관악기의 구성이 많은 그의 노래 특성에 맞춰 이번 공연에서는 수십명 규모의 오케스트라(하프, 반도네온까지)가 함께했으며, 이를 3단(+1)로 배치해 그들이 단순히 하나의 세션으로 소비되지 않게 했다. 특히나 3단 중앙의 지휘자 이지원씨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김동률과 겹치지 않으면서도 곡의 향을 더욱 짙게 했다. 3일 연속 공연의 첫 회차라 그런지 보컬 부분에서 실수도 잦았지만 김동률의 감정이 전해져 그것조차 하나의 컨텐츠처럼 보였다. (조명 실수, 흑백 화면 떨림 등은 신경이 쓰였다.)
마지막 곡, '그 노래'를 부를 때 마이크를 내려놓고 독백하듯 부를 때의 그 느낌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그 여운에 지난 밤부터 그의 노래를 쉼 없이 듣고 있다. 관객의 후레쉬 물결에 울먹이던 그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실은 참 부럽다.
< 김동률 2015 the concert set list >
(The concert inst.)
귀향
고독한 향해
사랑한다는 말 + 다시사랑한다 말할까
아이처럼
배려
Requiem
그게 나야
축배 (with 이적)
거위의 꿈 (with 이적)
하늘을 달리다 (이적)
Advice (with 곽진언)
취중진담
J's Bar
새
하늘 높이
고별
Replay
기억의 습작
그노래
동행
ps. 이번 공연을 끝으로 장기간의 음악적 휴식을 떠나게 될 거 같다라고 얘기했기에, 그의 공연을 감상해 보고 싶은 분들은 10/11까지의 공연 표를 어떻게든 구해보는게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