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가 미등록 증권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
미국 뉴욕남부지방법원의 애널리사 토레스 담당 판사는 리플이 판매한 “XRP가 미등록 증권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리플랩스의 입장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정확히는, ‘기관에게 판매한 XRP는 증권에 해당하나,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된 XRP는 非증권이다’라고 판단했죠.
리플을 몇 년 간 괴롭혔던 악재가 말끔하게 사라지자, 자연스럽게 시장은 반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리플은 70% 가까이 폭등하면서, 그 간의 부정적인 소식을 모두 청산한 모습을 보여줬죠.
[폭등한 리플]
그렇다면, 이번 판결에는 어떤 법리적인 근거가 숨어 있을지 궁금하시지 않나요?
일전에, ‘Howey Test’에 대해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Howey Test는 미국 최고법원에서 정립한 법적 기준으로, 특정 금융 상품이 증권으로 간주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사용됩니다. Howey Test의 기준은 다음 4가지 요소가 모두 충족되는 경우 해당 상품을 증권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봅니다.
[Howey Test]
투자 계약: 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자합니다.
공동 기업: 투자가 공동 기업에 쓰입니다.
이익 기대: 투자자들은 투자를 통해 이익을 기대합니다.
제삼자의 노력: 이익은 제삼자의 노력에 의존합니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3) 이익 기대- ‘다른 사람의 기업가적 또는 경영적 노력에서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이익에 대한 기대 부족하다’라는 판결을 판결의 주된 원인으로 삼았습니다.
일전에 법원에서 XRP의 증권 구분에 대해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리플로부터 직접 구매한 ‘기관 투자자’의 XRP = 증권 / 개인에게 판매된 XRP = 비증권
이 중에서 ‘기관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투자가 XRP 생태계 개선에 기여하고 XRP의 가치를 높이는 데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되기 때문에 이들의 XRP는 증권으로 구분됩니다.
그러나, 전체를 보자면 이러한 기관 투자자들의 XRP는 전 세계 거래량의 1% 미만이며, 대부분의 XRP 개인 투자자들은 리플에 대해 기관과 같은 기대를 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1), 구매한 리플을 누구로부터 구매했는지 알기 어려운 점(2) 때문에 하위 테스트를 통과하기 어려운 것이죠.
법원은 추가적으로 회사(리플)는 XRP를 누가 구매하는지 몰랐으며, 구매자들은 그것을 누가 판매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리플이 프로그램 판매와 관련된 어떤 약속이나 제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사실, 코인에 대한 2차 거래 자체에 대해 규제를 씌우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을 동시에 함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판결은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한동안 침체되어 가던 암호화폐 시장에 해당 판결은 가뭄의 단비 같은 상황입니다. 최근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와 같은 거대 거래소 역시 SEC로부터 ‘미등록 증권인 암호화폐를 판매했다’는 증권법 위반 혐의로 제소되어 있는 상황이죠.
리플이 미등록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은 SEC 제소의 정당성을 잃게 합니다. 만약 이와 같은 판결이 영향을 주어 우후죽순 SEC의 패소로 끝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다시 암호화폐가 메인스트림에 설 수 있겠죠.
물론, SEC가 항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모든 사건은 대법원까지 가야 끝날 가능성이 높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은 장기적인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다는 것에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민주당이 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는 가운데, 미국 하원 공화당 원내 총무인 톰 엠머가 이 판결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리플 사건은 투자 계약의 일부일 수도 있고 일부가 아닐 수도 있는 토큰들이 투자 계약으로부터 분리된 것임을 확고히 하는 기념비적인 발전이다. 이제, 법률을 만들자.”라고 이야기하며 법제화의 필요성을 내비쳤죠.
암호화폐는 당분간 어떻게 될까요? 요 1년 너무나 힘들었던 암호화폐, 이들은 다시 부활해서 새로운 발전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저는 항상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거품이 꺼져야 진짜가 드러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닷컴 버블 때도 거품이 꺼지고 나서야 지금의 위대한 IT 기업들이 모습을 드러냈듯이, 아마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업계에서도 그런 일과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 닷컴 버블의 순간은, FTX 사태와 루나 사태와 같은 것들로 치환이 될 수 있겠고요. 그렇다면, 이젠 정말 ‘위대한 블록체인 Firm’의 탄생을 목도할 수 있는 순간이 곧 오지 않을까요?
크립토노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