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 시대, SEO는 살아남을까?
최근 한 스타트업 대표님과 마케팅 전략 관련 미팅을 하던 중, “이젠 SEO만으로는 검색 상위 노출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업체는 마케팅을 제법 정교하게 하는 기업으로 키워드 경쟁, 백링크 확보, 검색엔진광고(SEA)를 병행하며 포털 검색 결과 상단을 위해 수년간 노력을 해온 업체입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챗GPT를 비롯한 생성 AI를 활용한 검색 기능이 활성화되다 보니, 이제는 검색의 정의 자체가 바뀌고 이 기업도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링크 클릭 중심의 검색이 아니라, AI가 답변하고 요약하는 ‘생성형 검색’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죠. 이제, 마케팅 노출의 전선이 완전히 이동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생성 AI가 마케팅 노출의 새로운 전선이 되고 있는 것이죠.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즉 검색엔진최적화는 오랫동안 디지털 마케팅의 기본이었습니다. 마케팅업에 종사한다면 SEO를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포털 검색에 있어 빠지지 않는 전략 도구 중 하나였죠.
SEO는 사용자가 검색엔진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알고리즘이 페이지의 구조, 키워드, 백링크 그리고 UX(사용자 경험) 등을 평가해서 상위 노출의 기준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업을 노출해 주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죠. 기업은 SEO를 위해 최적화된 콘텐츠를 기획 설계하고, 클릭을 통한 유입을 확보하면서 유입-> 전환이라는 구조를 짜 왔습니다.
반면 GEO는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의 약자인데요. 기존의 SEO와 완전히 다른 질서에서 작동해요. 예를 들어 우리가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클로드AI 같은 플랫폼 내에서 질문을 하면, 그 답변을 선택할 때 AI가 브랜드나 콘텐츠의 인용, 추천, 언급이 되도록 최적화하는 전략이 GEO라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을 마케팅하는 마케터가 우리가 판매하는 아이크림이 챗GPT 답변에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접근으로 전략을 짜는 겁니다. 사용자가 챗GPT에서 “아이크림 구매하려고 하는데 추천해줘”라는 자연어 질문을 던졌을 때 AI는 링크 클릭을 하지 않아도 요약된 답변을 제공하거든요.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누가 답변하느냐’가 아니라 ‘AI가 누구를 인용하느냐’인 겁니다.
AI는 “아이크림 타입이 다양한데요. 어떠한 타입을 원하세요?, 가격은 어느 정도를 고려하세요?” 등 여러 질문을 던지면서 최적의 브랜드를 추천하게 되는데, 마케터 입장에서는 이제 검색 결과의 상단 노출이 아닌, AI의 답변 속에 브랜드가 등장하는가가 새로운 KPI가 되는 겁니다.
글로벌 GEO 서비스 시장은 밸류에이트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에는 약 8억 8,600만 달러 규모였는데요.
2031년에는 73억 1,800만 달러로 시장이 9배 정도 성장할 전망이고요.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34%에 달한다고 하죠. 챗GPT가 세상에 오픈된지 불과 2-3년 만에 이렇게 급격히 시장이 생성되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이에 비해 동 기간에 SEO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률은 12.6%에 그친다는 점을 비교해 볼 때 GEO 시장의 성장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는 부분이죠.
참고로 구글의 AI 오버뷰의 기능은 올해 3월 기준으로 전체 검색량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게 흥미로운게 구글이 검색 광고 시장에서 광고 매출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는데 오버뷰 서비스를 하다보니 유기적 클릭률이 하락해서 오히려 자기 매출을 갉아먹는 모양새가 된겁니다. 콩코드USA 자료에 따르면 AI 오버뷰가 포함된 검색 결과의 경우 유기적 클릭률이 최대 45%까지 떨어졌다고 하네요. 사용자는 오버뷰를 통해 대략의 기업 또는 상품에 대해 이해를 하다보니 ‘더이상 클릭하지 않고 답변을 소비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그럼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SEO는 ‘검색 결과 상단 노출’을 목표로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마케터는 어떻게 하면 우리 홈페이지, 우리 제품이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될 수 있을지에 대해 키워드를 연구하고 백 링크를 쌓으며 구조화된 메타데이터를 구성하기 위해 매일매일 차곡히 쌓는 작업을 진행하죠. 저도 일전에 개인 브랜드 페이지 SEO 작업을 하는데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 적도 있습니다. 차곡차곡 쌓는 과정이 그만큼 중요함을 의미하죠.
하지만, GEO는 완전히 다르게 작동합니다.
사용자가 “아이크림 중 5-10만원대이고 눈이 따갑지 않고 쫀쫀한 제형의 제품을 원해, 어떤 제품이 있니?”라고 묻는 순간, 생성 AI는 여러 출처를 종합해 답변을 생성하게 되죠. 여기에서 우리 브랜드가 인용되거나 언급될 경우 그 브랜드는 새로운 형태의 AI 검색 노출을 얻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GEO 최적화를 위하여 마케터는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물론 여기에 대한 답변 역시 챗GPT에 물어보면 상세히 알려주긴 합니다만, 간단히 살펴보자면 다음을 준비해보면 좋습니다.
우선 브랜드와 핵심 주제가 명확히 자산 즉 엔티티(entity)로 인식되도록 콘텐츠를 설계해야 하고요. 두번째로, AI가 이해하기 쉬운 구조화된 데이터 형태로 콘텐츠를 구성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FAQ에서 질문-답을 하면서 우리 브랜드, 키워드를 자주 노출하게 하든가, 헤딩, 목록, 표 등의 형태를 홈페이지에 자주 포스팅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인용이나 언론보도, 백 링크를 확보해서 AI는 “이 브랜드는 신뢰할만 하구나!” 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얼마전 기사를 보니 작년부터 퍼플렉시티는 제품에 대한 질문-답변을 받으면서 제품으로 연결하는 베타 테스트가 진행되었고, 올해는 iOS버전의 챗GPT를 쓰는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월마트를 연결해 제품 구매 테스트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흐름을 보면 생성 AI 내에서 궁금한 건 묻고 답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 구매까지 연결을 시도하는 것이고, 커머스 생태계를 완전히 끌어안으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물론 한계도 있습니다. GEO는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이다보니, 사실 최적화를 하기 위한 명확한 규칙이나 지표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요. 실제 AI 전문가들도 생성 AI 엔진의 내부 작동 원리가 ‘블랙박스’라고 많이 표현하거든요. 다 때려박아서 알아서 학습하고 진화하는 경우도 있고, 학습을 시켜 튜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떠한 콘텐츠가 어떠한 원리로 인용되는지는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한, AI 생성 응답 내 인용이 얼마나 실제 트래픽이나 매출로 이어지는지도 아직은 명확하지 않죠. 그러므로 현재로서는 GEO가 완전히 SEO를 대체할 것이다 라기 보다는, 병행하는 전략이 현실적이긴 합니다.
사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
‘마케터’는 괴롭습니다.
잔업이 2배가 되는 느낌이거든요. 열심히 기업브랜드가 노출되기 위한 최적의 경로, 효율적인 채널을 찾아가는데 역사의 변곡점, AI로 인한 대 변혁의 과도기에 있다보니 모든 걸 함께 해야 하는 부담감이 물론 있어요.
그러나 방향성을 두고 봤을 때에는 GEO쪽에 힘을 주는 기업들이 많이 보이긴 합니다. 구조화된 콘텐츠와 신뢰 인용을 초기에 확보한 기업들은 AI 응답 내 언급률이 훨씬 잦다는 것을 알 수 있고요. 결과적으로 자주 언급되다보면 브랜드 노출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검색-클릭 유입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지게 되죠.
이제 마케터의 입장에서 GEO의 등장은 광고비와 예산구조, 콘텐츠 제작 방식, KPI 설정 방식까지 모두 새로 짜야 하는 시점입니다. 검색 > 답변 > 클릭 > 유입의 선형 구조가 무너지고 ‘AI 응답 내 언급 > 인지도 > 신뢰 > 구매의 비선형 구조로 바뀌고 있거든요.
물론 퍼널(Funnel)에 따라 실제 퍼포먼스 마케팅, CRM 마케팅이 원칙대로 움직이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대세의 흐름에 따라 풀퍼널 마케팅을 해오는 전략을 생각해 봤을 때 지금의 환경도 소비자의 다양한 여정이 새로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은 CAC(신규고객 획득비용) 측면에서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AI의 답변에서 빠지게 되면 검색 유입이 감소하고, 신규 고객 획득을 위한 비용은 증가하게 되며, 브랜드 검색량과 직접 유입이 줄어들게 되거든요. 장기적으로는 브랜드의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그렇다면 마케터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제 마케터는 ‘검색’이 아니라 ‘대화’를 설계해야 합니다.
검색결과의 클릭 수가 아니라, 생성 AI가 브랜드를 어떤 맥락에서 인용하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GEO는 기술이 아니라 관계의 문제로 봐야 하죠. 그 이유는 AI는 인간처럼 신뢰, 일관성, 근거를 학습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AI가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보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일관된 서사’를 쌓아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브랜드의 정체성, 즉 아이덴티티를 언어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AI는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하기 때문에 브랜드가 스스로 설명하는 문장과 문맥이 반복될 수록 그것을 브랜드의 자산, 엔티티로 인식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만약 “우리는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에요”라고 한다면 그 문장이 한번의 슬로건이 아니라 모든 콘텐츠의 기저에 일관되게 깔려야 합니다. 전사적인 브랜드 플레이도 되어야 하고요.
그리고 GEO는 SEO의 확장의 개념으로 보고 접근을 하면 좋겠습니다. SEO는 링크의 전쟁이었다면 GEO는 맥락의 전쟁이라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전에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검색로봇을 설득했다면, 이제는 생성 AI에게 브랜드의 ‘스토리와 신뢰도’를 학습시키는 단계로 봐야 하는거죠. 따라서 GEO는 기존 SEO팀의 영역이 아니라, 콘텐츠 전략, PR, 데이터팀이 함께 설계해야 하는 ‘브랜드 서사 엔진’에 가깝습니다.
AI가 신뢰를 판단할 근거는 여전히 외부 인용과 데이터 구조를 보기 때문에 해당 생태계를 마케터가 관리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를테면 블로그, 언론 보도, 고객의 후기, 브랜드 밖에서 언급되는 정보가 많을 수록 AI는 그 브랜드를 안전한 출처로 보고 인용이 되는 구조죠. 그래서 이제는 브랜드의 메시지가 안팎에서 일관되게 전달되고 공감되게 만드는 브랜딩 전략이 중요할 때라 봅니다.
결국 GEO는 AI에게 ‘이 브랜드 언급해도 좋아. 인용해도 좋아’라고 설득하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이 설득의 언어는 기술이 아니라 브랜드의 진정성, 일관성을 꾸준히 가져가는 것이라 볼 수 있죠. 그러한 측면에서 이제 브랜드는 단기적인 호흡 보다는 장기적인 호흡에서의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이은영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모비인사이드의 뉴스레터를 구독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