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은지 Oct 20. 2018

대학원 생활 점검하기

디자인 연구, 디자인 실무, 그리고 디자인 탐색

Fallman는 삼각형 모델을 통해 1) 현실을 반영하는 디자인 실무 (Design practice), 2) 진리를 추구하는 디자인 연구 (Design studies), 그리고 3) 가능한 대안을 찾는 디자인 탐색 (Design exploration)으로 디자인 연구 활동을 설명한다. 디자인 실무는 학계가 아닌 외부에서 연구자들이 인터랙션 디자인을 습득하기 위해 취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기업의 인하우스 (in-house) 디자이너로 대표된다. 디자인 탐색은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디자인 실무와 구분된다. 디자인 연구는 지식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전통적인 학문 분야를 의미한다.


Fallman, D. (2008).


본 모델은 우메아 (Umeå) 대학에서 디자인 연구자를 위한 교육 과정을 계획하며 만들어졌다. 저자는 이 모델이 활용될 수 있는 다섯 가지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다학제적인 팀에서 특정한 디자인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토론할 때. 

둘째, 오랜 기간에 거쳐 수행될 연구 (예. 박사 학위 연구)의 레이아웃을 짜거나 계획을 논의할 때. 

셋째, 특정 연구 조직의 현재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 

넷째, 프로젝트를 각 활동의 가치 척도에 따라 평가할 때. 

다섯째, 다양한 기여도나 결과물을 구분 지을 때.


그중에서도 나는 박사 학위 연구의 계획을 논의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나의 대학원 생활을 점검해보았다. 


대학원 생활은 정말이지 매우 바쁘고 정신이 없다. 수업 과제와 산학 프로젝트 등 눈앞에 닥친 일을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개인 학위 연구는 뒷전이다. 그래서인지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도 ‘아, 오늘 하루 종일 한 게 없네.’하며 한숨짓는 대학원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디자인을 연구하는 대학원생의 활동은 완전히 독립적인 유형의 활동으로 나뉘지 않는다. 디자인 지식은 제품으로부터 얻기도 하고, 과정에서부터 얻기도 하며, 사람 혹은 경험 그 자체에서부터 얻을 수도 있다 (Owen, 1998). 따라서 디자인 연구자는 연구 외적인 활동을 통해 연구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연구를 통해 정립한 자신만의 프레임을 갖고 다른 활동들을 이어나갈 수도 있다. 


나의 대학원 생활은 크게 수업 과제, 연구실 업무, 개인 활동으로 나뉜다. 먼저, 수업 과제는 디자인 탐색 활동이라 할 수 있으며, 잘 다듬으면 디자인 실무와 디자인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연구방법론> 수업의 결과물을 정리하여 학회에 제출하였고,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 결과물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양산 가능한 제품을 제작하고자 한다. 한편, 연구실 업무는 디자인 실무와 디자인 연구로 나뉘며, 이를 통해 디자인 탐색 활동의 실마리를 얻는다. 예를 들어, 산학 프로젝트는 디자인 실무로, 전문 디자이너가 아닌 이들에게 디자인 지식을 전달하는 능력을 배울 수 있다. 선배들의 논문 저술 활동을 통해서는 연구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 활동은 주로 디자인 탐색 활동이며, 이 역시 디자인 실무와 디자인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 인문사회과학부에서 도시 인문학 강의를 수강하는 것은 디자인 탐색이지만, 동시에 나의 석사 학위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연구 활동이기도 하다. 마을의 청년들과 만나 커뮤니티에서 이런저런 실험을 해 보는 것은 역시 디자인 탐색 활동이지만, 활동의 산출물을 잘 정리하여 최근 국내 학회에 논문을 제출하였다. 


저자는 연구 활동이 어느 한 영역에 머물기보다는 그것이 이동할 때에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하였다. 특정 활동 (예. 수업 과제)이 다른 활동 (예. 논문)으로 이어지려면, 당연하게도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Fallman의 삼각형 모델은 디자인 연구자가 자신의 활동을 점검하고 각 활동이 유의미한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계획하는 데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주기적으로 나의 활동을 돌아보고, 한 영역에만 고여있는 활동은 없는지, 만약 그렇다면 그 활동은 어떤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 등을 진단하며 균형 있고 현명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

참고문헌

Fallman, D. (2008). The interaction design research triangle of design practice, design studies, and design exploration. Design Issues, 24(3), 4-18.

Owen, C. (1998) Design research: building the knowledge base, Design Studies, Vol. 19, 9-2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