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제품의 기능성과 심미성을 강화하는 것에서부터 점차 그 역할이 확장되어 왔고, 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는 것이 현시대 디자인 연구의 주요 흐름이 되었다. 이처럼 디자인의 역할과 그 범위가 확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디자인적 사고 (designerly ways of knowing and thinking)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디자인적 ‘사고’를 잘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필요하다.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종류는 자신의 전문 분야와 직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디자인적 사고를 증명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전문 분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시각 디자이너라면 시각적인 매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고, HCI 분야의 디자이너라면 워킹 프로토타입을 통해 디자인적 사고를 증명한다. 디자인이 다른 학문으로 가는 교량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그 학문에 디자인적 사고를 녹여내려면 해당 학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 학문에서 통용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전문 분야에 따라 디자인적 사고를 증명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달라진다는 것은 곧, 디자인 영역의 확장에 따라 디자인적 사고를 증명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 역시 확장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신의 전문 분야가 무엇이며, 이 분야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무엇이며, 그 도구를 활용하여 나의 디자인적 사고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 디자인적 사고를 증명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나의 업이 이론 영역이냐 실무 영역이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구자는 논문이라는 고전적인 채널을 통해 지식을 쌓고 교류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글로써 디자인적 사고를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더불어, 논문에 추가로 들어갈 수 있는 다이어그램을 구조화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반면 실무 디자이너의 경우, 실행하는 방식 속에서 디자인적 사고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연구자와 실무 디자이너는 서로의 영역의 사람들과만 커뮤니케이션하면 되니까 각자의 커뮤니케이션 수단만을 갈고닦기만 되는가? 실무와 이론을 오가며 지식이 더욱 탄탄해진다고 했을 때, 실무 디자이너와 연구자 모두 각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이제 연구를 막 시작하는 단계로, 연구 주제와 관련 있는 도시 인문학 쪽의 지식을 쌓으며 기본기를 쌓고 있다. 디자인적 사고를 가지고 새로운 분야에 들어가는 처지에서 나의 디자인적 사고를 설득하기 위한 가장 도구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도구를 다루는 능력의 수양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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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Cross, N. (2007). From a design science to a design discipline: Understanding designerly ways of knowing and thinking. Design research now, 4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