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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예진 May 02. 2016

발이 차다

부유한 집 방바닥에 발을 들여놓고

따시게 지지다가 집에 들어오면

또 발이 차다


그 어떠한 열등도 허상의 감정이니

발이 차다는 것만이

내 직시할 현실이었다


느린 겨울이 지나간다

꽃이 피고 웃음꽃이 피면

덩달아 한 걸음

더디게 올라가는 체온


내 머리에 닿은 햇볕이

발그레한 볼부터 서서히 타고내려


마지막

내 차디찬 발까지 닿으면

여름이 오련다, 비로소


뜨거운 시간


아아 부단한 걸음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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