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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예진 Mar 28. 2021

사랑을 덮어요

설움이 목 끝까지 차오르는 나날들이 있다


어제는 이 사람과,

오늘은 이 사람과

치이고 치이다보면

내가 문제인건지 니가 문제인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커피 한 잔을 두고

'너의 이러이러한 점이 서운했다-' 라고

대화로 풀다보면,

정말로 서로의 마음이 다 풀리는걸까


우리 이렇게 대화로 나누니 참 시원하다-

라고 풀리는걸까


우리 마음에

가장 날카로워 배려로 남겨놓은 말들이

잔재로 남아

갑자기 그 누구에게라도

마구 사과받고싶어진다


진정한 사과

뭘 잘못했는지 제대로 얘기하고

하나도 빠트리지 않는 사과를 원해,

미안,

이미 깊은 앙금이라 풀릴 순 없어


오늘은 내가

내일은 너가

끝없이 반복되는 이 굴레 속에서

쌓여가는 마음의 잔재들을

사랑으로 덮는다


우리의 설움과 상처를

진정

더 큰 사랑으로 덮는다

그 사랑이, 우리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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