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숴져가는 것들을 철썩같이 믿으러 가자
무너져내리는 것에 죽을 각오로 부딪히자
온통 망한 자리에 아무 것도 모른 채 방문하는 첫 손님이 되도록 하자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 누군가를 맞으러 가자
가자
가자
오래된 건물에 등을 대고 온 힘을 다해 부닥치자
저게 다 무너져내릴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자
철골과 콘크리트 조각, 각종 구조물들이
와 르 르 르 내려앉으면
이제 저녁을 먹으러가자
다음 날이 올 때까지 조금 쉬었다가
내일도 모레도, 매일
내가 방문하는 줄도 모르는 소식도 모르고서
침착하게 균열을 내기로하자
내일도 모레도 매일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