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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K Jun 29. 2018

배는 있으나 기름이 없다면?

- 어떤 비지니스를 선택하는 것이 지혜로운가에 대한 생각

세상에는 셀수없이 많은 비지니스가 존재한다. 그리고 모든 비지니스는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수익을 창출한다고 해서 모든 비지니스들이 서로 수평적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글에서 설명하려는 것은 각 산업들마다 존재하는 개별  비지니스들이 지닌 숨겨진 가치 사슬의 본질을 밝히고자 함이다.  사업을 하는 그 누구든 내 사업만을 잘 이해하는 것 만으로는 능력있는 기업가가 될 수는 없다. 수많은 사업들은 거대한 연결고리 혹은 가치 사슬들로 서로 복잡하게 묶여져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 사업만을 잘 안다는 것은 마치 거대한 숲속 밖으로 나가는 길은 알지 못한 채 마을 주변만을 맴돌며 사는 아마존의 원시 종족과도 마찬가지 일 수 있다. 물론 하늘 위에 드론을 띄워 시야를 넓힐 수만 있다면 숲의 지도는 단번에 명료해지는데 말이다.


이렇듯 중요한 사업의 전체적 시야를 넓히기 위한 간단한 예를 들어 본다. 각자 질문에 답을 찾아보자.


당신은 기름으로 가는 큰 배를 조선하는 회사를 운영한다. 그런데 배를 사겠다는 고객이 파산을 하여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대신 배는 내 조선소 안에 남아 있다. 당신은 과연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해야할까 아래에서 답을 골라보자.


1> 배를 다른 고객에게 판다.

2> 스스로 배를 빌려주는 용선업을 직접한다.

3> 배를 뜯어고쳐 선상 호텔로 전환한다.

4> 그냥 고철로 뜯어서 판다.


이 중 가장 현명한 정답은 과연 무엇일까?


사실 정답으로 어느 답을 택하든 만족할만한 해결책이 아니다. 특정 고객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배를 다른 고객에게 팔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다른 용도로 배를 사용하는 것에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결국 당신의 회사는 이 문제로 엄청난 어려움을 겪거나 파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뿐이다.


두번째 질문이다.


당신은 석유를 채취해서 파는 원유생산회사를 운영한다. 당신의 고객이 파산하여 판매 계약을 철회하여 공급하기로 한 기름을 조금도 팔지 못하여 자금난이 생기게 되었다.  당신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1>  다른 고객에게 기름을 판다.

2>  보유한 기름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


아까의 조선회사의 답들과 비교할 때 원유회사의 답들은 어떤가? 상대적으로 심플하고도 안전한 대안들이 존재하지 않는가? 조선회사와 원유회사, 이 두 개 중에서 당신은 무엇을 택하겠는가? 당연히 원유회사를 하지 않겠는가?  원유는 팔아서 쉽게 배를 살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배로 원유를 살 수 있을까?


사실 원유회사와 조선회사는 서로 전혀 무관한 회사가 아니다. 조선업에서 원유를 운반하는 유조선은 가장 큰 수익 창출원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며,  이 두 회사의 사업을 서로 연결해주는 회사가 바로 해양운송사이다.  만약 당신이 거대 자본가로서 안전하고 영속성이 높은 투자처를 찾는다면 원유회사에 투자를 하지 않겠는가?


위의 질문과 답들에는 중요한 지혜가 담겨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어떠한 사업을 시작하던지 그 사업에는 이미 내재된 절대적인 unwritten rules 가 있다는 것이다. 즉,  사업을 선택하는 순간 나는 그 사업이 갖고 있는 내재적 구조와 본질 가치를 동시에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자신의 단위 사업만이 아니라 연관된 산업 전체와 연결되어진 거대한 가치체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오늘날 이러한 한 산업의 가치사슬의 전체적 구조와 그 가치 사슬을 잇는 개별 사업의 내재구조를 이해하는 분석은 어느정도 대중화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사업과 연결고리를 갖는 연계 사업들을 하나의 큰 그림속에서 이해하는 것을 Value Chain(가치사슬) 분석이라고 한다.  


어떤 사업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치사슬의 중요성을 모르거나 깊게 생각해보지 않으며 어떻게 보면 이곳은 산업이 고도화되기 전까지는 공개되지 않는 비밀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 비밀을 미리 깨우친 소수의 현명한 사업가들은 거대한 산업의 가치 사슬 체계의 레버(Lever)를 먼저 쥐고난 후 자신의 사업을 준비함으로서 미래에 가져올 폭발적인 성장을 예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참여하는 산업의 전체적 가치사슬을 전혀 모른 채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이미 결정된 자신의 미래를 모른채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멋진 집을 구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집 옆에 있는 절벽에서 언제든 낙석이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가는 것과도 유사할 것이다. 가치사슬을  분석한다는 것은 단지 내 사업의 현재가 아닌 내일의 변화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시야를 얻을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길이다.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산업의 가치사슬과 그 미래를 누구보다 먼저 예측하고 잘 꿰뚫어 보았으며 판단을 실행에 옮긴 기업들은 오늘날 가장 큰 재벌집단이 되었다.


삼성의 이병철은 80년대에 반도체가 미래 IT산업의 씨앗이 됨을 알고 과감한 투자를 준비했다.


현대의 정주영은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하며 그 도로위에 달릴 자동차를 제조할 꿈을 그리고 있었다.


롯데의 신격호는 일본의 전후에 가격이 폭락한 신주쿠의 땅들을 매입하여 유통업의 기반을 닦았다.


SK의 최종현은 가장 안전하고 영속성이 큰 국영기업들이었던 유공과 SKT를 민영화를 통해 사들였다.


해외의 예로 Micrtsoft의 빌게이트는 O/S가 퍼스널 컴퓨터를 장악할 절대 군주가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이들은 참여할 산업의 가치사슬의 구조와 그 바탕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고 있었던 위대한 사업가들이며, 그렇기에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예로 삼성의 초기 반도체 투자는 그룹 재원의 거의 절반을 소진할 정도로 엄청나게 위험하고도 무모한 투자였었다.


크게 성공하고 싶은가? 그러면 단위 사업을 보지 말고 참여 산업의 가치사슬과 그 미래를 분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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