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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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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K Apr 23. 2016

삶의 철학 12 - 부자들의 고민

돈이 많은 사람들은 정말 훌륭한 고민을 하고 살까?

일전에 수백억을 가진 거부들만을 주로 상대하던 한 PB 지점장과 점심을 나누며 부자들은 과연 평소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들려준 부자들에 대한 그의 경험들을 떠올리며 삶의 철학으로서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교훈이 될 듯하여 남겨 본다.

첫 번째 일화로 그의 은행에는 거의 매일 오는 한 할아버지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돈이 너무나 많다 보니 한 은행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동네 모든 시중은행들과 고르게 예금 거래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시작한 그의 은행 방문은 거의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하루 일과의 거의 대부분을 자신이 돈을 맡긴 은행들을 돌아가면서 은행 간 금리를 비교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침부터 종이쪽지 하나를 들고 돌아다니며 매일 어느 은행이 제일 금리가 높은 곳인지를 물어본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혹시 조금이라도 금리가 더 높은 곳이 있다면 금리가 조금 낮은 다른 은행에 가서 담당자에게  조금  더 높은 금리를 달라고 협상을 한다는 것이다.


그 지점장은 그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고 한다. 그 할아버지는 과연 그 돈의 진정한 주인일까?  아니면 자신이 가진 돈을 주인으로 두고 오히려 그 돈을 불리기 위해 사는 충실한 관리인일까?

두 번째 일화로 또 다른 손님으로 시가가 수십억이 넘는 건물을  여러 채를 소유한 고객에 대하여 말해주었다. 그 사람은 지점장을 만나기만 하면  항상 이렇게 불만을  털어놓는다고 한다. 그는 일 안 하고 편하게 월세 받고 살려고  작은 건물 여러 채를  샀는데, 실제로는 하루도 편히 잠을  잘 날이  없어지더라.

그는 매번 세입자들이 월세를 잘 안 내거나,  건물에 하자가 발생하던가,   건물의 관리인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관공서들과 건물과 관련된 이런저런 행정 업무가 발생하던가, 심지어는 옆집 건물들과 이런저런 분쟁이 붙던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는 것이다.

그 지점장은 이 손님에 대해서도 나에게 마찬가지로 언급했다.  그 건물 주인의 불평불만들을 듣고 난 후 그가 정말 건물의 주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역시 자신이 소유한 건물을 주인으로 두고 그 건물을 위해 사는 충실한 관리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큰 돈도 건물도 없는 누군가는 이들의 삶에 대하여 아마도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자신의 많은 돈을 관리하는 것은 없는 돈 때문에 고민하는 것보다는 더 행복한 고민이 아니냐고...


그런데 과연 이러한 삶들이 우리들이 진정 꿈꾸는 행복한 삶일까?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할 가치관일까?


나는 주체 못 할 만큼 큰 돈과 재산을 가진다는 것은 결코 행복이 아니라 불행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 더욱이  그 부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고 더 키우려고 고민하는 순간 그의 하루하루는 자신이 아닌 자신의 돈을 위해 삶을 사는 사람이 될 것이다. 돈이 삶의 필요가 아니라 목표가 되는 순간 그의 삶은 돈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코 이런 부자들의 고민은 우리의 보편적 삶의 철학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부자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은 장자의 호접몽과 같이 돈과 자신이 주객전도가 되는 어리석은 인생으로 살지 않도록 스스로의 가치관을 먼저 다져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과거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서도 단지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유로 역사책에 위인으로 기록된 이는 단한명도 없었음도 꼭 명심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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