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의 세그림. 49화
약간은 늦은 밤. 저기 어딘가 골목에서 뭔가 잉카스러운, 제법 귀에 익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바~바바바 바~바바바 바~ 밤~바 바라바~! 밤~바 바라바~! (그 음악을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내 자신이 너무나 안타깝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곡인데!)"
기타를 치며 팬플루트(피리 여러개를 묶어 놓은 듯 한 모양새)를 부는 오빠와, 조개더미 비슷한 것을 흔들며 당차게 북을 치는 어린 여동생. 귀여운 조합이다. 주황색 조명 아래에 선 그들은, 그들만의 흥과 당참으로 곡을 연주해댄다.
그 앞에서 춤을 추던 평온한 주정뱅이의 손에 이끌려 나도 춤을 췄다. 난 분명 이런 방면으론 부끄럼쟁이인데, 아마 나도 조금 취했었나보다.
♬ 바밤바밤, 덩실덩실, 둥가둥가 ♬
그의 춤을 따라 한두곡 춤을 춘다. 그순간 나는 잠시 잉카인이 되었다. 무척이나 어설프지만, 그래도 나름 흥겨운 잉카인. 물론 잠시 후엔 다시 한국인으로 돌아갈 잉카인!
짧았지만 즐거운 밤이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다음날 또 한번 그들을 방문하리라 다짐했다. 그들 남매의 흥을 돋궈줄 잉카 콜라를 손에 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