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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상인 Jun 24. 2024

#요가일기, 2024년 3월의 기록(vol.2)




2024. 03. 18. (월) 아쉬탕가



하루가 짧았다. 그리고 닷새 만에  매트 위에 서는 날이었다. 오늘은 3층이 꽉 찼다. 대기자 명단에 있던 한 명까지 꾹꾹 눌러 담아 10명이 수업을 들었다. 나의 열기와 옆 사람의 온기를 더 얻어 후끈거릴 예정이었지만 오늘 나의 집중은 시작 만트라 딱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몸을 움직이는 수련에서 몸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바라보아야 할 시간에 오늘처럼 모든 것을 내팽개친 날이 또 있을까.


이게 다 퇴근길에 들었던 강의 때문이다. 말솜씨 좋은 철학교수가 '존재'에 대한 주제를 설명하던 부분이 인상 깊었고 그 생각이 오후 전체를 지배하기 시작하더니 요가수업 때까지 끈질기게 연장되었다. 그런 잡생각과 함께 수련하니 호흡에 싱크가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누구랑 기싸움이라도 하듯 머릿속 질문들과 함께 나는 몹시 다투고 있었다. 사춘기 때처럼 나는 아직도 자라나고 있기 때문인가, 아님 사춘기 때 미처 완료하지 못한 숙제들이 아직까지 내게 정산서를 내밀고 있는 것인가.


찰나의 나는 그저 시간의 마블링 덩어리인 것 외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나의 존재는 몸덩이에 있는 게 아니라 지난 시간 동안의 행동과 말과 생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 같은데, 지금 이 시각 몸뚱이가 지배하는 욕심과 욕망이 모든 걸 대리하는 것 같아 허무하고 이상했다. 수련 중에 신경질이 확. 기싸움에서 지지 않는 법은 평정심인데 나의 멘틀은 이미 꿀렁거렸다.


이래서 인간은 청소년기를 안정적으로 잘 지내야 한다. 오랜만에 교수가 던져준 물음표를 츄파춥스처럼 쭉쭉 빨면서 신이 나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너무 신나버린 이 인간을 어떻게 해야 사랑으로 보듬어줄 수 있을지도 숙제로 남겨두고자 한다. 누구에겐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 것들을 너무 오래도록 끌어안지 못하도록 하려면 장치가 필요하다. 대체로 그런 건 운동이나 글이었거던 것 같다.


멘틀의 느끼한 꿀렁거림에 불안해하지 말고 이런 게 너를 잘 살게 해줄 거라며 따뜻하게 다독거려 주자. 이런 잡념을 통해 나는 더욱더 강경해지는 중인가, 유연해지는 중인가, 넌지시 그 질문도 던져 보았다. 어느 하나 대답하기 쉬운 게 없다. 우트플루티히. 혼신의 힘을 다해 인내심을 가지고 힘을 응축하듯 의식을 응축하여 집중해보자. 그래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를. 영화 속 유명한 대사가 나를 비웃는다. 뭣이 중헌디.


마치고 선생님 휴대폰 속 반려동물의 귀여운 사진을 구경했고 집으로 걸어가며 N, J와 동물 이야기를 이어갔다. 도반들의 대화가 뒤섞여 화기애애. 사소한 이야기와 대화들이 지랄맞은 오늘의 나를 웃게 만든다. 별거 아닌 순간들이 모여서 그 일상이 일관성을 갖추어 나간다. 에필로그는 결국 이런 모습이었다. 느닷없이 팽팽하고 날카롭고 아슬아슬한 인간에게 보란 듯이 느슨한 순간들이 휩쓸고 지나간다. 미간에 주름잡아 봤자다. 뭣이 중헌디?








2024. 03. 19. (화) 복원



오렌지 향으로 수업을 열었다. 나의 피부 위에 떨어진 두 방울의 오일이 처음 건넨 향은 오렌지였지만 체온과 만나니 온실의 향이 올라왔다. 미들 노트나 베이스에 어떤 게 섞여 있을까. 나눠줄 때 간단하게 오일의 조합을 소개해 주셨던 것 같은데 흘려 들었더니 뒤늦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후각의 활동. 화분이 가득한 집에 들린 기분을 간직하며 수업을 열었다. 수업 전에 항상 기분 좋은 향기를 전해주신다.


등과 견갑골, 그리고 옆구리를 늘릴 때 너무너무 시원했다. 왼쪽 방향을 바라보고 비트는데 근래 계속 통증이 느껴지던 오른쪽 늑골 후면 부분이 찌르는 감각에서 뻐근해진 느낌으로 바뀌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병원을 가봐야 하는데 그런 발걸음엔 다분히 게으르다. 내 삶에 요가가 있어 신체를 이리저리 쓰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정말 다행이다. 몸을 깨워내고 움직이고 자극하고 단련하는 동안 무너진 원래의 모습이 건강하게 돌아온다. 복원. 좋은 이름이다. 이름만으로도 이 수업에서 그 의미를 생각하며 움직이는 것에 가치가 있다.


일정한 호흡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나름 밀도 있고 꼼꼼하게 이어가고자 했다. 수업 시작 때 오늘은 균형 잡는 자세들을 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사람들에게 블럭을 나눠주셔서 나도 얼른 두 개를 챙겼다. 균형 잡는 동작에서 너무 흔들리는 것보다는 도구의 도움으로 안정감을 먼저 정착하는 게 호흡하기 수월하다.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빚듯이 일정한 방향과 에너지와 능숙함으로 매끄러운 흐름을 느끼고 싶다.


등을 조이고 복부를 조이며 앞과 뒤를 번걸아가며 힘을 채워내고 발바닥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연결된 균형감과 다리의 힘을 느끼고자 했다. 편하게 서는 것보다는 바르게 서는 것에 집중을 해보면서 정렬을 맞추기 위해 나의 몸이 쓰고 있는 에너지를 눈치챈다면 편안한 상태가 바른 상태와 동일한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마무리 시르사아사나를 하는데 몸이 가벼웠다. 아래로 쏠려있던 장기가 반대 방향으로 쏟아지니 배꼽 주변이 음압 상태처럼 홀쭉해졌다. 시원하고 홀가분하고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공중부양 상태를 잠시 느꼈다. 무게 분배가 잘 된 오늘의 시르사가 편안하긴 했지만 매일 약간의 트위스트가 있어 형준선생님께 교정을 받곤 했는데 오늘 스스로의 느낌으로 찾아내기는 어려웠다. 나도 시르사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옆에서 가까이 관찰해 보고 싶다.








2024. 03. 22. (금) 하타



비가 내리는 금요일 저녁. 차를 가지고 갔더니 주차장에 마지막 한자리가 있었다. 뒷자리 차가 아마도 내가 아는 그 회원님의 차인 것 같아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스튜디오 안을 쓰윽 둘러보고 다행히 그 얼굴이 있어 같은 수업을 듣고 있으니 일단은 안심. 주차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이렇게 부산스럽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요소가 나를 흔들어봤자 파리브리타 자누시르사로 사이드 스트래치를 하면 옆구리가 뜯겨져 나가고 그와 함께 잡생각도 뜯겨져 나간다. 건조하고 메마른 일상에서 오아시스 같은 움직임. 하루 중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운 시간. 감사하다.


하타 수리야를 하면서 앞면을 늘리고 동시에 등을 조인다. 수리야를 할 때는 늘 기분이 좋다. 같은 것을 반복하면서 점점 앞면이 늘어나는 것도 느껴지고 등과 흉부의 후굴각도 깊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서서 아르다밧다 파드마로 스탠딩 전굴도 했다. 아쉬탕가를 통해 친숙해진 아사나를 만났지만 템포는 다르다. 워리어3도 연결했다. 무슨 일인지 유지가 잘 된다. 잘 될 리가 없는데 의심하면서 골반 높이도 점검해 보았다. 잘 되어도 의심하는 병. 누워서 발날을 모으고 골반을 열고 발을 머리 뒤로 넘기며 드위 파다 시르사아사나도 시도하며 시원하게 열어냈다. 해방감.


사바아사나가 끝나고 매트를 정리할 때 기분이 이상해서 시계를 확인했다. 오늘의 수련이 너무 짧게 느껴지는 건 나만 그런 거냐며, 90분이 왜 이렇게 금방 끝나는 거냐며 어디에라도 항의하고 싶었다. 그러고 보면 인생에서 수련할 수 있는 시간은 이렇게나 짧고 기회도 충분치 않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아 있을까, 나는 그중 얼마만큼의 시간 동안 요가수련을 하고 있을까, 그 시간 동안 얼마만큼 몰입하여 임할까. 그런 게 나에게 어느 정도로 의미가 있을까. 의미가 있다는 것이 그렇게 의미 있는 일인가.


오늘 밤엔 비가 좀 세차게 내렸으면 좋겠다. 우르릉 쾅쾅 천둥과 번쩍이는 번개도.









2024. 03. 23. (토) 하타



유준이가 그의 절친에게서 초대를 받은 날이라 친구네에 데려다주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타수업을 향했다. 대략 한 달 만에 온 것 같다. 주고받는 반가운 인사로 편안한 마음이 마중을 나온다.


밸런틱으로 몸을 풀며 시작했다. 분주함 가운데 서둘러 온 내게는 이 시간이 너무 좋았다. 골반과 엉덩이, 견갑골 아래와 후두골을 마사지하고, 앉아서 오금에 밸런틱을 끼운 뒤 지압도 했다. 무게를 실으면서 통증과 시원함 그 어딘가에서 아슬아슬하지만 호흡으로 불편한 감각을 달랬다.


다리를 튼튼하게 잠가두고 서서 후굴도 시도했다. 오랜만에 하는 스탠딩 후굴이라 조금 소극적으로 머무르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오셔서 더 내려가 보라고 잡아주셨다. 균형잡기 어렵기도 하고 몸통에 바들바들한 떨림이 있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선생님이 잡아 주시면서 좌우에 불균형이 있는 것을 보고 발을 더 밀어내 보라고 했다. 그게 오른쪽이었는지 왼쪽이었는지 바들거리느라 기억이 안 나지만 어느 쪽 발을 더 밀어냈을 때 균형이 맞춰진 것 같았다. 몸의 불균형은 어디서든 티가 나는구나.


누워서 브릿지를 몇 번 하고 세투반다, 우르드바 다누라사나. 그런 과정을 거쳐오니 가슴은 활짝 열렸지만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내 다리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다리가 튼튼해지는 구간들. 오늘 선생님의 도움으로 비파리타 단다에서 점프하여 시르사로 올라가는 것을 시도했다. 시동을 걸기 위해 손깍지 후 폴짝거리며 가슴 방향으로 골반을 밀어냈는데 팔이 단단하게 바닥을 눌러내야 하지만 팔꿈치가 들썩거렸고 팔이 머리카락에 미끌려 몸이 자꾸 매트 밖으로 탈출을 했다. 먼 데서 들려오는 선생님의 목소리, 어디 가?


나도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몰랐다. 선생님의 핸즈온으로 골반이 들어올려지고-거의 끌어올려 주셔서 시르사로 섰다가 시르사 파다로 넘겨 발을 랜딩하고 우르드바에서 컴업을 했다. 왕복을 다녀온 복부, 허리, 다리 모두 후끈했다. 도전적인 아사나 시도 후엔 신기하고 재미있고 겸손해진다. 아사나는 끝이 없고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 매몰되기 딱 좋은 구조이지만 매일 야금야금 성장해가는 기쁨도 만만치 않다.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니 아까 다리를 들어 올리면서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던 것 같다. 어느 시점이었던가 꽥꽥 거린 기억이 난다. 재밌고 원초적인 순간.


사바아사나를 거쳐 후끈한 수업이 종료되었다. 마치고 Y를 꼬셔서 망원시장 나들이를 갔다. 갑자기 쨍하게 더워진 기온 탓에 더위와 눈부심을 마주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김밥 한 줄씩 달랑달랑 사들고 동네를 거닐다가 Y의 집 앞까지 도착했다. 편안하게 주고받는 대화였지만 즐거운 주제는 아니었고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봄기운'이라는 것이 부지런하고 젊고 예쁜 Y에게 쏙 빨려 들어갔으면 좋겠다.









2024. 03. 24. (일) 빈야사



햇볕이 고슬고슬했다. 아침에 일어나 수업을 예약하려고 보니 만석이라 예약 대기 상태가 되어 잠시 당황했지만 얼마 안 가 예약 확정 알람이 와서 감사했다. 선생님이 좌석을 더 열어주신 것 같았다. 어제 후굴하느라 등에 힘을 너무 주었는지 등 근육이 많이 뭉쳐 있어 누에고치를 찢고 나가듯 이리저리 등을 세게 밀어내며 스트래칭을 했다.


관절 가동범위와 근력을 각성시키는 시퀀스로 진입하고, 어김없이 한 다리로 서서 균형 잡는 것과 집중력을 요하는 움직임을 빈틈 없이 이어갔다. 4자 다리를 만들고 투명의자에 앉아 등 뒤로 깍지 낀 팔을 하늘로 찔러내며 가슴을 정강이에 붙였다. 다리에 무척 많은 힘이 요구되고 엉덩이 부분과 어깨는 늘어나 시원하면서도 상체를 바르게 펴서 유지하느라 등은 힘들었다. 이 자세는 이렇게 복합적인 면에서 재미있고 힘들지만 머릿속은 편안하다. 신체의 불안정한 아슬아슬함 속에서 고도의 집중을 요하기 때문에 웬만한 잡생각이 간섭할 틈이 없다.


아르다밧다 파드마로 서서 디딘 쪽 발뒤꿈치를 들고 천천히 쪼그려 앉아 토 스탠딩 포즈로 연결했다. 이 자세를 하다 보니 반갑고 그리운 어느 장면이 오래된 일기장을 펼친 듯 그려졌다. 처음 요가를 시작한 시절에 주로 참여했던 수업이 비크람 핫요가였는데 나무자세 후에 이 동작을 연결했었다. 곁에 선 기억, 소금에 절인 듯 오래 보관되어 있다. 그때의 나는 20대였는데 40대가 된 나도 여전히 요가를 하고 있구나. 그때 처음으로 샀던 뮬라웨어 요가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데 말이지.


3인 1조로 후굴을 도와주는 활동도 했다. 브릿지에서 짝들이 견갑골 뒤와 골반을 견인해 주며 후굴각을 높여주었다. 그 느낌을 기억하며 비라아사나로 벽을 등지고 앉아 후굴로 손바닥 걸음 벽을 타면서 내려가 우르드바로 연결했다. 짝이 준 그 도움을 기억하고 싶었지만 온몸이 바르바들 거리느라 반영할 여유는 생겨나지 않았다. 복부와 앞면의 근육을 조이며 수축으로 잡아당기듯 컴업을 했다.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된 후 어느 날부터는 컴업이 두렵지 않다. 실패 한다고 해도 다치지 않는 법을 터득했다. 손바닥의 도약으로 밀어내는 게 아니라 용수철처럼 하체에서부터 끌어올림을 당하는 느낌, 땅에서 멀어지는 내 손끝, 기분이 좋다.


날씨가 좋아 2교시 수업도 듣고 싶었고 자전거 타고 동네 한 바퀴 도 돌고 싶었지만 주말에 해결해야 할 가사를 떠올리니 시간이 부족했다. 2교시 연강을 준비 중인 도반들에게 인사를 하며 나오는데 하타수련은 왜 안 하고 집에 가냐며 웃으면서 묻는다. 나의 대답, 저는 이제 살림하러 갑니다.








2024. 03. 25. (월) 아쉬탕가



하루가 너무 산만하고 바쁘게 흘러갔다. 1시간 반 동안 운전해서 퇴근하면 배고프다고 아우성인 유준을 위해 분주하게 저녁 식탁을 차리고 설거지와 빨래 루틴을 해결한 뒤 번개같이 집을 정돈하고 요가원으로 향했다. 급한 마음에 빠르게 이동하고자 요가원에 차를 가지고 갔지만 결론적으로 나의 선택은 엉망진창의 상황을 만들어내어 지금 이 시점까지도 마음이 엉망이다. 너는 반드시 오늘을 기억해라.


이런 기분으로는 잠이 쉬이 올 것 같지 않아 펜을 잡았다. 골똘해봤자 현재 이 상황에서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자꾸 생각을 반복하는 심보는 스스로에게 그런 방식의 형벌이라도 내려야 어느 구석쯤 상쇄되지 않을까 하는 계산이 들어 있겠지. 나 자신과 잘 지내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맘에 안 드는 구석을 발견하게 되면 다시금 경계를 놓을 수 없는 상태가 반복될 것 같다. 화해하기 힘들다.


머릿속이 멍하지만 오늘 수업 중 선생님의 난데없는 그림 퀴즈는 선명하게 떠오른다. 기분이 별로라도 이건 기록으로 남겨야겠다. 선생님이 직접 그린 라이언 캐릭터가 어설프게 취하고 있는 포즈를 보고 각자가 해석한 동작을 해보는 것이었다. 나의 선택은 첫 번째는 단다아사나, 두 번째는 해피베이비, 세 번째는 비틀기를 했다. 선생님의 의도는 차례대로 단다아사나-나바아사나-브릿지였다고 한다. 브릿지, 논쟁의 소지가 있다는 나의 주장.


조크를 가장한 선생님의 질문. 편견이 없는 요가를 생각하는 의도였다. 그림 속 캐릭터 자체가 원래 귀여운 것인데다가 난데없는 그림 퀴즈인 이 상황과 더불어 직접 그린 그림이라는 게 너무 웃긴데 선생님이 웃지 말고 진지하게 맞추라는 말까지 하여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웃음 참기 중에서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했다. 이런 상황이 당황스럽고 낯설기는 했지만 선생님의 의도를 떠올리니 유익했다. 나는 그런 의도를 응원한다. 깨고 뭉개고 범벅을 하지만 사람들에게 필요한 시간. 누가 뭐라고 하든 Let's punk. 몹시 억누르고 있는 나의 일부분이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오늘의 주차장 해프닝은 punk로는 해결할 수 없다. 불편하고 한심한 내 마음을 달랠 방법은 특별한 게 없다. 내가 만들어낸 이 마음을 해결 할 사람은 나 뿐이다. 공격적인 처방. 해결에 집중, 해결에 집중, 해결에 집중. 재발방지. 재발방지, 재발방지. 세 번씩 다짐하고 펜을 놓겠다.









2024. 03. 26. (화) 복원



3층이 복작인다. 오늘은 손을 많이 써볼 예정이라고 했다. 수업 시작 때 손바닥을 활짝 펼쳐 손가락 하나하나를 마사지했다. 손목의 앞면과 뒷면도 풀어내면서 피로하고 굳어 있던 손목에게 해방감을 주었다. 부장가에서 손끝으로 몸을 들어 올리고 아르다웃타나에서도 손끝으로 에너지를 보냈다.


앉아서 또는 서서 상체를 비틀며 양팔을 활짝 좌우로 펼쳤다. 상체만 돌리려고 하니 코어가 많이 쓰였다. 로우런지와 비라바드라와 아르다찬드라를 거쳐 나바아사나까지 한 개의 세트로 여러 움직임을 연결했다. 일정의 시퀀스를 거쳐 점프백과 바카아사나 연습도 이어가며 손끝에서부터 꼼꼼하게 다진 힘으로 몸 전체에 에너지를 채워내는 움직임들이 순환되었다.


귀를 열고자 노력했다. 선생님의 목소리, 선생님이 준비한 음악, 그리고 내 숨소리가 서로 핏이 딱 맞아떨어질 수 있기를 바랐다. 내던져짐으로 몰입. 물살에 띄운 부표가 파도의 일렁임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듯이 내 몸을 매트라는 표면 위에 띄워서 넘실거리듯 사용하고 싶었다. 이제 슬슬 파도를 한번 타볼까 하는 시점엔 이미 사바아사나 순서에 도착해 있다.


낮 동안 좋지 않은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고 생각도 혼탁해져 사나운 말을 많이 뱉었다. 화요일 수업의 생기 있고 밝은 에너지와 대비되는, 그에 조화롭지 않은 내 마음과 감정은 어딘가에 격리를 시켜둘 수밖에 없었다. 호흡하고 또 호흡. 근육의 떨림과 관절의 팽팽함을 구실로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중요한 이슈는 호흡 말고는 없는 것처럼. 괴리감이 주는 쓸쓸함도 결국엔 다른 무언가로 희석되었다.


마치고 T가 새로운 직장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나도 토닥여주며 공감을 전했다. 지난번 함께 한 귀가에서 짧게 나눈 대화가 좋은 기운이 되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었다고 T가 말했다. 그런 태도와 그런 말을 전하는 T의 긍정적인 감각이 아름다웠다. 겸손하고 씩씩한 그녀. 같이 수련하는 사람들의 매만짐으로 긍정적 에너지를 덧칠해 본 저녁.


집으로 향하는 길 어두운 골목길에서 저 멀리 몇 사람들이 하늘을 향해 휴대폰을 들고 뭔가를 찍었다. 가까이 보니 거대한 꽃다발처럼 웅장하게 서 있는 목련꽃 나무였다. 만개한 꽃나무의 입체감이 어둠 속에서도 숨겨지진 않닸다. 토닥임을 주는 소소한 요소들은 곳곳에서 이렇게 손을 뻗는다. 팝콘처럼 꽃봉오리를 때맞춰 활짝 터트린 저 나무처럼 덩어리진 나도 무언가로 터트리고 생동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손끝을 뻗어보자. 에너지를 모아보자. 땅을 밀어보자. 바로 설 수 있다.









2024. 3. 27. (수) 아쉬탕가



1-2분 전 도착한 것 같다. 짧게라도 수련 전에 하체를 가볍게 풀었다. 몸을 계속 쓰면서 살다 보니 어딘가 풀고 싶은 곳이 있을 때마다 원하는 움직임을 스스로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 저리 돌리면서 늘리고 조이고 당기고 늘어뜨리며 몸의 불편한 구역을 돌보게 된다. 시간의 축적이라는 것은 이런 면에서 노련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수리야나마스카라A를 거쳐 B로 넘어가는데 발바닥이 들썩인다. 그에 따라 몸도 휘청이고 있어 바깥으로 향한 무게를 발바닥 안쪽 면으로 가져와 더 눌러내며 평형을 이루고자 신경 섰지만 쉽게 교정되지는 않았다. 어딘가가 계속 휘청인다. 이런 건 한 다리로 균형을 잡는 자세에서도 영향을 주었다. 균등한 분배,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몸에 밴 습관을 떨쳐내는 건 기나긴 과정이다. 어쩌면 평생에 가까운 시간 동안 노력하며 쓰는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고착화된 몸을 바라보면서 살아간다는 것도 흔한 기회는 아닌 것 같다.


스탠딩 지나고 싯팅에서 오늘은 푸르보따나 후 바로 마리치아사나 들렀다가 밧다코나로 점프했다. 누운 자세 후에 피니싱으로 들어가 평소보다 조금 더 긴 호흡을 유지하며 차분함을 걸려냈다. 피니싱 구간 중 시르사에서 마지막에 머리 띄우는 것도 시도했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머리가 번쩍 들어졌다. 팔의 전완부로만 바닥을 밀어내며 땅에서 멀어지는 감각. 거꾸로 세운 내 몸도 컨트롤 가능한 나의 것이 되어가는 감각. 중심을 잃을까 봐 선생님이 살짝씩 받쳐 주셨고 나중엔 발목도 잡고 올려주셨다. 바들바들 거리지만 무너지지 않는 몸.


낙숫물에 바위 뚫는다는 말처럼 한 방울씩 꾸준하게. 일정한 템포와 강도가 주는 삶의 리드미컬함을 느끼면서. 오늘도 하루를 무탈하게 순환시킨 나에게 악수를 청한다.









2024. 03. 29. (금) 하타



교호 호흡을 했다. 좁은 숨길로 호흡을 하려니 심박수가 미세하게 상승했다. 좌우의 느낌이 약간 다르다. 갑갑하고 힘들면 한쪽 비강을 막은 그 손가락을 떼면 그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것이 잠시 두려웠다. 한쪽으로 돌아누워 자는 사람은 윗부분으로 향한 부분으로만 숨을 쉬는 경향이 있으니 교호 호흡을 통해 균형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알려주셨다. 내게 필요한 내용이었다.


엎드려서 비틀기를 하며 몸을 깨웠다. 어깨 높이에서 팔을 바닥에 붙이고 몸통을 옆으로 돌려 앞면을 활짝 열어젖혔다. 굳은 나의 오른쪽 어깨가 저항하는 게 느껴진다. 사이드 스트래치는 술러덩 내려갔지만 엉덩이를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감각에 조금 더 신경 썼다. 그러면 옆구리가 무척 당긴다. 매번 하는 것이지만 할 때마다 팽팽하다. 그렇게 해도 절대 옆구리가 찢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끔 생각한다. 아, 오늘은 결국 찢어지려나.


부장가에서 손의 위치를 조금씩 조정하며 천천히 후굴을 돌돌 말았다. 앞면이 넓어지는 느낌이 찾아질 때까지 미세하게 여기저기를 조정하며 기다렸다. 발등은 제자리에 놔두자, 엉덩이야 릴렉스하렴, 어깨야 솟지 말아라, 견갑아 모아서 내려가라, 명치야 올라가자, 아랫배야 들어가렴, 등을 한 번 더 조여보자. 견봉돌기가 앞으로 발사되지 않도록 손바닥으로 바닥을 힘껏 밀고 몸이 위로 솟구쳐 밀리지 않으려고 액와선 아래에 힘을 주었다. 까다로운 부장가를 유지하기 위해 까탈스러운 나의 요구사항은 무척 많았지만 그 자세에 머무는 동안 기분은 좋았다. 어지간하면 쥐가 날법도 한데 불편한 곳 없이 편안한 호흡이 드나드는 그 순간이 감사하고 재미있다.


후반부에 다리를 접어 라자카포타를 시도하는데 오늘은 몸의 쓰임이 잘 연결된 것 같다. 발 쪽으로 정수리를 가까이 가져다 댈 때 이전에 종종 느껴지던 무릎당김도 없고 허벅지 뒷면도 평화롭고 팔도 부들거리지 않았다. 이렇게 편안한 상태로 라자카포타사나를 유지할 수 있다니. 아사나가 인격체라면 밥 한 끼 사주고 싶었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순간이기에 더 소중하다. 그렇지만 마치 그 아사나를 가진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 안 된다. 그런 순간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 그저 길에서 스치듯 만남이 이루어졌을 뿐이라는 것을 지나온 수련을 통해 배우게 되었으니까.








2024. 03. 30. (토) 하타



아침부터 부지런히 세탁기를 돌리고 밥을 짓고 과일도 준비하여 어린이를 먹인 뒤 서둘러 하타요가 수업을 갔다. 오전 시간 일부를 수련에 할애할 수 있다니 감사한 일이다. 자전거로 바삐 달려간 터라 몸이 약간 데워졌는데 2층 스튜디오에 도착하니 습한 공기가 와락 달려든다. 1교시 CP의 열기가 미처 다 빠져나가지 못한 상황이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수련을 다녀간 사람들의 열정적 기운이 남아있는 2교시 하타.


바즈라로 앉아 수업을 열었다. 쇄골을 활짝 열고 등을 쫙 펴내기도 하면서 앞면과 뒷면을 깨웠다. 다리가 후들거리는 구간도 있었다. 로우런지에서 상하 움직임도 가져가고 다리 사이에 블럭을 끼우고 다리 강화 동작을 몇 가지 더 연습했다. 내전근과 허벅지 앞면이 타들어갔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의 수련들을 통해 내 다리는 점차 튼튼해질 예정이었고 숨을 꽥 참고 싶었지만 인내심을 발휘하며 차분한 호흡을 꺾지 않았다. 우스트라를 거쳐가며 다리의 힘을 안쪽으로 열심히 모으고 무릎이 벌어지려고 할 때마다 블럭을 조여내었다. 다음번에 이런 움직임을 할 때도 블럭을 조여낸 이 힘을 잘 기억했다가 적용을 해야 할 것 같다.


파도따나 자세에서 돌려깎듯이 여기저기를 늘려내고 펴내고 에카파다 코운딘야까지 연결했다. 브릿지에서 다리 힘과 엉덩이, 등의 힘을 탈탈 털어서 들어 올리고 에카파다로 다리 한 쪽씩 하늘을 향해 찔러보았다. 다리 힘도 무지 쓰이고 흉부도 활짝 열어야 하고 복부와 팔의 힘도 단단하게 버텨주어야 한다. 강해지는 기분.


우르드바 후 컴업과 드롭백을 세 번 반복했다. 선생님의 안내를 오늘 성실하게 졸졸 잘 따라다닌 덕분인지 드롭백-컴업의 과정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진행되었다. 세 번 왕복 후 앉아서 파스치모하는데 선생님이 푹 눌러주셨다. 납작해지는 그 순간을 좋아한다. 수련이 이렇게 끝나나 보다 했지만 다누라사나를 들렀다. 다리와 손을 교차하여 잡으면서 한 번 더 으쌰를 외치는데 교차로 잡았을 땐 무릎이 너무 당겨서 아팠다. 발등으로 손을 밀어낼 때 그 자극이 무릎으로 간다. 그래서 엉덩이 쪽에 힘을 더 주게 되고 뒷벅지에 무리가 간다. 허벅지의 스트래칭을 고르게 꼼꼼하게 해야할 것 같다.


사바아사나 중에 몸에 남아 있는 감각이 점차적으로 소멸되는 것을 가만히 느껴보았다. 가장 오늘 열심히 일한 부분은 장요근이었나 보다. 골반 주변과 내전근도 피곤했다. 열심히 임했다는 증거로 남겨두고자 한다. 잊지 말자, 돌려 깎기.









2024. 3. 31. (일) 빈야사, 하타



1.

빈야사


새벽부터 꽤 분주했다. 일어나자마자 쭉 독서와 문서 업무를 잠시 끄적이고 집안일을 시작했다. 세탁기를 돌려 빨래를 널고 널려있던 빨래들을 걷어서 개고, 식재료를 정비하고 택배 온 물건들을 정리한 뒤 싱크대 청소까지 했다. 슬금슬금 일어나 거실로 걸어 나오는 유준이의 식사를 챙겨 먹이고 거실을 청소한 뒤 요가복으로 환복한 후 언더독을 향해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굴렸다. 요가 수업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이렇게나 치열했다.


수업 전 출석체크를 했는데 예약을 해놓고 결석한 사람이 4명이나 되는 것을 듣고 스튜디오 안을 둘러보니 평소보다 매트 간격이 여유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이 있어 반가움을 전했다. 서로 시간대가 겹치지 않았을 뿐 다른 시간대에 다른 층에서 수업을 들으며 다들 꾸준히 수련하고 있었다. 오래된 친구처럼 보면 반갑고 짧은 근황을 나누기만 해도 정겨웠다.


수카아사나로 앉아 호흡을 가다듬고 목을 돌리는데 숨통이 트이듯 무척 시원했다. 목만 돌려도 등줄기 전체가 쭉쭉 늘어난다. 그 순간에 맥락도 없이 울컥하는 마음은 왜 튀어나오는 걸까. 시원함이라는 감각이 왜 눈물로 굴절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어 당황스럽고 어리둥절한데 그런 상태에서 멀뚱거리고 있을 게 아니라 얼른 정신을 차리고 헤엄쳐 나와야 했다.


시르사아사나 연습 시간을 가졌다. 처음엔 짝과 함께 물구나무 서는 것을 연습하고, 두 번째엔 각자 자기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르사를 시도했다. 두 번째 시도에서 몸을 세우고 있으니 선생님이 다가오셔서 묵타하스타 시르사를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바닥에 붙인 손바닥을 꺼내 한 팔씩 옆으로 쭉 펴서 대각선으로 지지하며 몸을 세웠다. 균형 잡는 게 무척 어렵다. 남은 시간 동안 혼자서도 시도를 해봤는데 침착하게 다섯 호흡은 한 것 같다. 토닥토닥.


발라아사나로 쉬는 동안 선생님이 냄비에 넣은 당근과 달걀 이야기를 해주셨다. 물이 끓으면 당근은 물러지고 달걀은 단단해진다. 지금의 나는 당근인지 달걀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도 나의 냄비는 끓고 있으니 여기에 이것저것 마구 넣어볼까 한다.





2.

하타


Y, H와 함께 2교시까지 연강 했다. J가 들어왔다. 아는 얼굴들이 주는 편안함.

준비물은 블럭 두 개, 스트랩 하나. 호흡명상 후에 엎드려서 어깨 열기를 했다. 오른쪽 어깨는 정말 아팠다. 예견된 상황이고 오른쪽 어깨를 너무 가혹하게 다루면 언젠간 다치겠지 싶다.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부장가에서 흉추를 열어 위로 올려내는 작업을 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들였다. 어깨를 열심히 열어낸 과정을 가지고 와서 에카파다 라자카포타 변형된 형태도 시도했다. 발을 잡고 머리에 붙이는 '결과'가 아니라 스트랩을 발에 끼워 팔을 뒤로 쭉 펴내며 어깨를 활짝 여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투자했다. 몸을 열어가는 과정을 탐구. 선생님의 이런 안내는 수련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


시르사 하면서 에카파다로 하나씩 내려보고 하누만처럼 앞뒤로 뻗어가는 연결도 했다. 시르사파다로 접근하여 우르드바 후 컴업. 이후 다 같이 서서 드롭백을 천천히 연습했다. 차근차근 선생님의 큐잉들을 붙잡고 손의 위치도 조정하고 시선과 턱 위치, 가슴의 방향 등 모든 것을 미세조정하며 따라갔다. 첫 번째 드롭백-컴업은 비교적 순조롭게 올라왔지만 두 번째 시도에서는 다리에 힘이 풀려 끙끙대며 일으키다가 뒤로 나자빠지게 되었다. 나도 우당탕탕, 도와주시려던 선생님도 우당탕탕. 얼른 정신 차리고 태연하게 돌아와 파스치모마따사나로 향했다.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 수련을 열심히 했더니 허벅지가 너덜너덜하다. 게다가 오늘 오전 빈야사는 말해 뭐 하리. 나의 다리가 튼튼해지는 주말이다. 할라아사나와 살람바 사르반가사나로 정렬을 가다듬고 사바아사나. 1교시 빈야사 때도, 2교시 하타 때도 브릿지를 오래 유지하며 모아 내는 것을 했고 어제 토요 하타 때도 그걸 했고 거슬러 올라가 금요일 하타 때도 그랬다. 허벅지 앞면과 내측이 피로하다.


곧 튼튼해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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