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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우 안토니오 Nov 17. 2019

유행은 나쁜가?

몰개성과 개성의 간극

"유행을 좇는 것보다 자기 자신의 개성을 따르는 것이 옳지 않아?"


"대중들은 개성이 없어!"


트렌드, 유행, 경향

이런 단어들에 설레는 사람들은 마케터들이다.


대중은 흐름 전체를 보고 유행을 판단하는 게 아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유행인가?

PC를 이용해서 문서를 만드는 것은?


골목식당에 나온 맛집에 가서 줄을 서는 것은 개성적인 행동인가 유행을 따르는 행동인가?


유행이라는 것은 인지와 선언일뿐이다.


골목식당의 소형점포들은 하루에 판매할 수 있는 양이 한정적이다.  그러므로 포방터 돈가스를 먹어본 사람들은 전체 국민 수에 비교하면 매우 극소수이며 비율적으로 보편적인 경험이 아니게 된다.


그렇다면 그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기꺼이 행하는 것은 개성적 행위라고 봐야 된다.


유행이라는 것은 시대의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인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이 시대는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를 가지므로 유행이 등장하기 어렵다.


이를테면 계곡에 돗자리를 깔고 백숙을 먹는 행동은 새로운 세대에게 더 이상 여가활동이 아니게 된다. 그러나 전통적인 세대에게는 관습적 행동이다.


방송에서 셀럽들이 인위적으로 해당 행위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면 모방행위가 나타난다. 이것은 유행인가?


유행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때에는 몰개성을 나타내는 현상이었으나 현시대에는 유행이라는 단어를 사용할만한 현상이 몹시 드물게 나타난다.


결국 이 시대에서 유행처럼 여겨지는 현상들은 하나의 유형으로 집적되지 못하고 응용 분화의 과정을 거친다.


내년 봄, 여름 시즌에 유행할 색상과 스타일을 예측하는 것은 고문이다.


그저 그런 색이 유행했으면 하는 요행수에 대한 바람과 마케팅이 섞여 착시적인 결과를 보일 뿐이다.


유행은 몹시 옳고 좋은 것이다.

통일된 정서가 귀한 이 시대에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켰으니 좋은 제품, 서비스인 것이다.


유행은 몰개성이 아니라 합리적인 소비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유행을 읽어내는 시선과 비난하는 시선의 눈높이와 깊이는 과거와 달라져야 된다.


모방이라고 폄훼하는 순간부터 그걸 읽어낼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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