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이 되고, 갑자기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아이들의 입학/개학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나와 남편은 겸사겸사 아이들을 2주간 친정에 보냈다. 마침 신천지발 클러스터로 세상이 떠들썩하던 때였다.
TV에선 매일같이, 마치 올림픽 중계를 하는 것 처럼 확진자 수며, 사망자 수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3월이 되었고, 여전히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녀석들은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까지고 아이들을 집이 아닌 다른 곳에 맡겨 놓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하교와 저녁을 책임지던 우리 시터이모는, 이제부터 녀석들을 온종일 돌봐주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온 큰 애에게는 어느새 묘한 버릇이 생겨 있었다.
하루에도 수 차례 자신의 체온을 재며, 끊임없이 본인의 체온이 정상범주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려 했다.
그 뿐 만이 아니었다.
외갓집에서 얼마나 게임을 열심히 했던지, 목이 아프다며 계속 고개를 세차게 뒤로 젖혔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짜증을 냈다.
“도대체 왜 자꾸 그러는거야? 그만 좀 해!”
그럴 때 마다 녀석은 멋쩍게 대답했다.
자기도 모르게 그만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다고.
이후로도 가끔 나를 포함한 집안 어른들이 틀어놓는 TV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로 떠들썩했다.
언젠가 고등학생 한 명이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물론 결국 음성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초기 보도에서는 연신 코로나와의 연관성을 의심했다.
나중에 나는 이게 트리거였음을 알았다.
찬바람을 쐬고 온 어느 날 저녁부터, 큰 애는 갑자기 천식 환자처럼 쌕쌕거리는 소리를 냈다.
체온을 재는 주기도 10분에 한 번 꼴로 매우 잦아졌다.
이젠 녀석에게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명백한 틱 증상이었다.
곧바로 내가 다녔던 정신과 예약을 잡았다.
집 근처에서 다닐만한 소아정신과를 추천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사는 예전에 살던 곳 근처에 있는 병원 한 곳을 추천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