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습관처럼 잔기침을 했다.
콜록콜록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흠흠거리는 헛기침보다는 심하게.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유독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 잠들기 직전에 심해졌던 것 같다.
수시로 따뜻한 물을 먹여 보기도 하고,
기관지에 좋다는 배도라지청도 먹여보고,
하도 기침이 끊이지 않아 혹시 큰 병은 아닐까 하여 이비인후과에도 가 보고, 내과도 가 보고.
몇 번이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봐도, 의학적으로 유의미한 원인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저 기침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약을 타오는 게 전부였다.
다만 마지막에 방문했던 내과에서는 어쩌면 알레르기성 천식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선생님, 이 아이는 격렬하게 운동을 해도 숨 쉬는 데 전혀 문제를 겪지 않는걸요.'
워낙 주사를 무서워하는 아이라 검사를 위한 채혈을 거부해서, 끝내 의학적인 원인은 찾지 못했다.
어느 순간 심해진다 싶으면서도,
또 언젠가부턴 나아졌다.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에 가서 기침약을 처방받아오고,
그런대로 나아지면 약 복용을 그만두었다.
의사 선생님 왈, 틱은 오전보다 오후에, 특히 잠들기 직전에 심해진단다.
하루에 쌓인 모든 긴장을 잠들기 전에 풀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낮 동안 억제된 틱 증상이 나온다고 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번 일이 있기 전에도 녀석에겐 분명히 증상이 있었다.
잠들기 직전까지 기침을 심하게 하다가도, 잠이 들고 나면 중간에 깨지 않고 쭉 잘 잤으니까.
그 땐 미처 몰랐지만,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그게 아무래도 틱이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