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카운셀러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남의 연애사에 감놔라 배놔라해주고 돈을 버는 직업. 남의 연애사에 감놔라 배놔라 해주고 돈을 버는 직업도 있구나. 나도 한때는 타로점을 봐주고 복채를 받기도 하고 상담에 연애사가 거의 빠지지 않았으니까 그런 걸로 돈 버는걸 따질 입장은 아닌데, 돈 받으면서 해주는 카운셀링이 100% 확실한 것처럼 말하는 태도는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었다.
사실 사람이 절실할때는 그게 나와 정말 딱 맞는 이야기가 아닌데도 내 이야기처럼 받아들일 때가 있다. 절실하지 않더라도 혈액형 심리학을 보면서 '아 이거 정말 나랑 맞는거 같아.'라고 생각하는 거랑 비슷하다. 요즘은 그 자리를 MBTI가 대신하고 있다.
'사람은 모두 똑같다'라고 말한 심리학자도 다 똑같지만 다양한 성격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사람마다 다 다르고, 그렇기에 같은 경우에도 해결하는 케이스가 다양하다는 거다. 우연히 자료 검색을 하다가 보게된 연애카운셀러의 블로그에서, 헤어진 연인을 돌아오게 하는 법에 대한 카운셀링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 헤어졌을때 진심으로 헤어진 거든, 홧김에 일침을 주려고 헤어지자고 한 거든 최소한 2주는 연락을 하지말고 기다려라. 그럼 후자의 경우 상대가 먼저 연락이 온다. '
이걸 지금 카운셀링이라고 하나. 만약 내가 홧김에 헤어지자고 했는데 2주동안 연락이 안온다면 나라면 정말로 헤어진다. (사실 홧김에 헤어지자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지만)
' 아, 이 사람도 나랑 헤어지고 싶었던 거구나. ' 라고.
진심으로 헤어졌다가 다시 받아줬던 경험으로 보면, 헤어지고나서 밤새도록 추운 겨울에 집 앞에서 빌고 울고 사정하는 모습에 마음 약한 나는 차마 쳐내지 못하고 다시 받아줬었다.
물론 홧김에 헤어지자고 한 상대에게 바로 이야기하려고 하는것보다는 상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자는 생각일 수도 있는데, 헤어지려고 마음먹은 이후의 '생각할 시간'은 '헤어지면 안되는 이유'를 생각하는 시간이 아니다. '헤어지는 것이 합당한 이유'를 생각하는 시간이지.
내가 생각하는 연애는 그렇다. 정말 헤어지고 싶지 않다면, 상대방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
제발 여자가 남자에 대해 상담을 할 땐 '남자'에게 묻고, 남자가 여자에 대해 상담을 할 땐 '여자'에게 물어라.
사람마다 다 다르고 다양한 케이스가 있지만, 적어도 다른 성별인 상담자가 이제껏 나온 통계로 파악하여 해주는 조언보다는 '같은 성별'인 사람이 그나마 생각이 비슷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그 사람을 잡고 싶으면, 그 사람 주변을 파악해서 상의를 해야지 카운셀러 붙잡고 물어도 어차피 그 사람이 아닌 이상 누구도 정확하게 속을 알수는 없는 거다.
무튼 전남친과의 8년간의 연애에서 진심으로 헤어질뻔 했을 때도, 홧김에 헤어질 뻔 했을 때도, 나는 시간을 갖지 않았고 그래서 안 헤어졌고 못 헤어졌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말하건데, 상대방 성격을 잘 알고 있다면 누군가에게 카운셀링을 부탁하기 전에 직접 곰곰히 생각해보는게 좋다. 헤어진 연인을 돌아오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지는 당연이 헤어진 연인이 제일 잘 알고 있고, 그 다음은 바로 당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