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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석 Dec 30. 2016

책을 통해 다채롭게 생각하기

이방인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바라보지 않는 시야는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끊임없는 질문과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책이란 친구는 충분히 그러한 시간을 기다려줍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보면,

"오늘 엄마가 죽었다" 이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엄마가 죽었다면 정상적으로는 슬픔, 애도, 먹먹함과 같은 감정이 들어야 하는데 뫼르소는 인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무덤덤합니다.


오히려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고 여자친구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장례식이 끝나면 회사에 다시 가야한다는 것에 싫증을 냅니다.

이런 뫼르소의 태도는 일반적으로 봤을 때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대부분의 자식들은 큰 슬픔에 잠기고, 부모님께 못다한 효도에 자신을 원망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 정도로 절망하고는 하는데 뫼르소는 그렇지 않습니다.

뫼르소의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는 태도는 독자들에게 불편함과 끌림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결국엔 이러한 태도때문에 사형에 처합니다.

해변에 권총으로 살인을 저지르는데 재판에서 뫼르소는 "햇빛이 너무나 강렬해서 쐈다"라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햇빛이 강렬해서 살인을 저지른다는 게 말이 안됩니다.

재판관이나 배심원이 듣기에도 뭔소린가 싶죠.

뫼르소의 과거를 살펴보니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슬퍼하지 않은점 등의 태도를 보고 부도덕한 사람, 정상이 아닌 사람으로 결론짓습니다.

그리고 사망 판결 받습니다.


뫼르소를 그저 이상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에게 끌리는 이유는 앞서 말한대로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태도와 정말 그가 잘못 되었을까? 라는 질문에서 나옵니다.

책을 읽다보면 오히려 뫼르소를 옹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는 하는데요.


잠시 생각해보겠습니다.

뫼르소는 정말 슬퍼하지 않았을까요? 꼭 울어야만 슬퍼하는 것일까요? 가족이 죽으면 반드시 슬퍼해야 할까요?

뫼르소는 정말 햇살이 뜨거워서 살인을 했을까요? 장례식장에서 슬퍼하지 않았다고 부도덕한 사람일까요?

슬픈 감정을 눈물로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장례식 다음날 커피를 마시거나 애인을 만나면 나쁜 사람일까요?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슬퍼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생각을 해보면 슬퍼하는 것이 당연한가?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브레이크를 걸어 머리에서 뎅~ 소리가 날 정도의 충격을 주는 것이 독서의 매력입니다.


다채로운 생각은 나는 물론이고 타인, 세상을 이해하는데 한 발자국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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