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안에서 여러 캐릭터와 특징을 가진 사람들과 일하다 보면 정말 나와 맞지 않은, 어떻게든 부딪히는 사람들을 만난다.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우리 팀보다는 다른 팀 사람들이 더 좋아 보이고, 나만 지독하게 사람 운이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하지만 회사생활한 지 10년이 넘어가면서 원래 인간관계란 어떠한 이유에서든 잘 맞지 않는 편인 게 자연스러운 것임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오히려 나와 쿵짝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행운인 편에 속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평화로운 직장생활을 위해 같이 일하는 상대방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게 최선이다.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데 MBTI가 꽤나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다가 상대에 대한 호기심 또는 관심이 생기면 속으로 상대의 MBTI를 추측해본 뒤 물어보곤 한다. 그러면서 대략적으로 MBTI의 각 영역이 가진 특징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는데, n과 s 성향만큼은 뭔가 섞이기 힘든 극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E(외향형)나 I(내향형)는 에너지의 레벨의 차이 같다. E 성향은 사람들 속에서 말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표출하면서 에너지를 얻어가는 반면 I 들은 에너지를 표출하면 표출하는 대로 고갈된다. 서로의 에너지를 레벨 차이를 존중하면 상대를 이해하는 게 크게 어렵진 않다.
T(사고형)나 F(감정형)는 상황 또는 사건에 대해 조금 더 감정으로 반응하느냐, 아니면 문제해결 중심적으로 반응하느냐 차이인데 이 또한 성향을 이해하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영역이다.
P(인식형)와 J(판단형)는 업무를 할 때 계획을 엄수하고 지키는지 또는 그때그때 변동성을 받아들이는가의 차이라서 스트레스 요인은 될 수 있지만 J형이 일정 관리를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면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S와 N이 물과 기름일 수밖에 없는 이유
하지만 S와 N은 업무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의 차이가 있어서 노력만으로도 커버가 힘들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1) 업무 접근 방식
- S의 방식 : 처음부터 단계적으로 순서를 밟아나간다. 경험해본 범위 내에서 디테일한 업무 순서와 절차에 입각해 계획부터 세운다.
- N의 방식 : 일을 할 때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직관적으로 접근한다.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하나하나 도장 깨기 하듯 접근해 나간다.
그래서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N에게는 S가 상상력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답답이로 느껴진다. 반대로 순서와 절차에 입각해 계획을 세워야 하는 S에게는 N이 뜬구름 잡는 얘기나 하는 철딱서니처럼 다가온다.
참고는 나는 극명한 N 성향인데, 나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업무라도 상상력을 사용해서 추론해가다 보면 이해가 될 때가 있는데, S들은 자신이 눈으로 보지 않고 경험해보지 않은 영역은 절대로 납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는 N이 20%, S가 80% 정도라고 하니, 업무 관련 아이데이션을 하다 보면 내 의견을 엉뚱하게 여기는 눈초리를 많이 만나게 된다.
2) 업무 지시를 받을 때
-S의 방식 : s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1가지 답을 결정해서 알려주길 원한다.
- N의 방식 : 큰 방향성만 알려주면 그 안에서 자유롭게 업무 수행하는 걸 선호한다.
S는 확실히 짜인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데 N는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순발력을 발휘하면서 일하는 타입이다.
나 또한 20대부터 30대 40대까지 꾸준히 mbti를 검사해 왔는데 절대 변하지 않는 게 두 번째 자리의 n 성향이다. f/t, j/p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데 두 번째는 어느 정도 타고난 성향의 영향이 큰듯하다.
실제로 MBTI를 개발한 마이어스 박사도 "s와 n의 차이는 사람들 사이를 가로막는 커다란 벽이 있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성향보다 중요한 것
나와 잘 맞지 않은 대부분의사람들과 합을 맞춰가며 회사생활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성향을 이해하고 어느 정도 양보하는 게 필수적인 것 같다. N 성향은 S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업무의 순서와 절차에 따라 디테일한 계획을 함께 세워주는 게 필요하다. S 성향은 N의 입장에서 큰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업무상에 반영하며 인정해주는 게 서로의 시너지에 도움이 되는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