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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Bigstar Mar 28. 2023

영화라는 꿈, 그 꿈을 꾸게 한 스필버그

영화 <파벨만스>


스티븐 스필버그의 <파벨만스 The Fabelmans>.

모든 것엔 시작이 있다. 시작이 있어야 과정이 있고, 과정은 결과를 만든다. 그리고 그런 순환이 되풀이된다. 우린 그것을 인생이라고 한다.

<파벨만스>는 스필버그의 자전적 이야기로, 그가 어떻게 영화를 알게 됐고 그의 삶에 어떻게 영화가 들어오게 됐고 그 과정에 어떤 사람들이 그가 영화라는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 존재했는지를 보여준다. 스필버그의 순환하는 시간에 축이 된 영화, 그의 인생 이야기가 <파벨만스>에 담겨있다.



천재적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피아노를 치는 예술성을 지닌 어머니 사이에서 양쪽의 재능을 모두 물려받은듯한 극 중 샘. 순전히 8mm 카메라로 감각적으로 영상을 찍던 그에게 필름은 충격과 좌절, 상처와 혼란을 남긴다. 하지만 그것은 샘에게는 샘만의 영화로 가기 위한 양분과도 같은 과정이 되어주었다. 샘으로 표현된 스필버그 자신에겐 이제는 어떤 온도의 기억으로 남아있을지 모르겠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꿈이 영화이듯 지금의 스필버그를 만든 양분으로 그 추억을 결코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과정의 반복이 그가 영화를 시작하게 했고 도전하게 했고, 마침내 그를 거장으로, 영화 그 자체로 만들었다.



존경하던 존 포드를 영접하며 영화인으로서 커리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끝을 맺는 영화는, 마치 감독 데뷔를 하려는 똘똘한 시네필이 자기소개서 용도로 만든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77세의 거장이 최초로 자전적 영화를 만들면서 이렇게나 힘을 빼고 이렇게나 솔직하게 이렇게나 이제 새로 시작하는 풋풋함으로 감동을 주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건가! 정말 스티븐 스필버그는 거장이다. 이 거장의 명작에 역시 거장인 데이빗 린치가 출연해 반짝이는 연기를 보여주는 것도 이 영화를 한층 재미있게 만든다.


영화 속 장면들은 스필버그가 제작을 했거나 감독을 했던 영화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집 안에 들인 원숭이의 소동을 보면 <인디아나 존스>가, 졸업무도회 장면엔 영락없이 <백 투 더 퓨처>가 떠오른다.



'헐리웃 키드'란 말이 있다. 헐리웃 영화를 보고 자라 그 영향을 받은 시네필을 말한다. 시네필까지는 아니지만 나는 스스로를 '스필버그 키드'라고 하고 싶다. 그만큼 스필버그의 영화들이 내가 영화를 보고 사랑하게 만든, 내 유년 시절의 잊을 수 없는 꿈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게 영향을 준 스필버그라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보면서, 영화 속 샘이 어린 시절 처음으로 극장에 들어갔던 그 눈빛을 보면서, 나 역시 설렘과 두려움으로 그 캄캄한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가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지고 심장이 뛰던 날들이 떠올랐다. 그 극장의 팝콘 냄새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냄새까지 다시 떠올랐다. 내가 영화를 사랑하게 됐던 근거 모를 처음의 그 끌림이 무엇이었는지 <파벨만스>가 다시 알게 해 줬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님, 당신이 나를 꿈꾸게 했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꿈을...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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