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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주머니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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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

할머니 사랑



비가 오는 날에
할머니는 참깨모를 심자고 하셨다
비가 스며든 밭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한 움큼씩 자식들을 심으셨다

홀아비가 된 큰아들
수원에 사는 다리가 불편한 둘째 아들
운전하고 일 다니는 일산에 막내아들
살림밑천 큰딸
자신을 닮아 부지런하고 알뜰한 둘째 딸
아들을 잃고 넋이 나간 막내딸
엄마 없이 자란 세 손녀딸과
하나뿐인 장손자까지

아롱이다롱이 열려라 참깨야
내 껍데기들 잘 살게 해 다오

할머니가 꾹꾹 눌러 심은 사랑이 올라와
고소한 참기름에 목이 멜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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