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 인문학적 시선에서 고민해 보는 도시계획
글을 쓸 때마다 찾아오는 카페가 있다. 공간이 주는 힘을 [공간력]이라 정의해 볼 수 있을까 - 이곳에 오면 흘러나오는 노래와 익숙한 향, 널찍한 책상과 높은 천장 등. 꾸역꾸역 안 써지던 글도 이곳만 오면 어느새 술술 써지는 마법이 펼쳐진다. 일상에서 잠시 머물다가는 공간도 이처럼 힘이 있는데 개개인의 생활거점이라 할 수 있는, 거주지역과 집은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어디에 사는가(Who lives Where)‘ - 그것은 시대와 세대 구분 없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임은 틀림없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김밥 한 줄을 사서 부리나케 서울도심 을지로로 향하는 길 - [줄어드는 인구, 달라지는 도시]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인구•도시계획’과 전혀 관련 없는 업에 종사하면서도, 이렇게까지 관련 포럼과 세미나에 참여하고 영상을 보며 공부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자문해 본다. 다양하게 뻗는 필자의 호기심과 학습욕구만은 아닌 것 같다. 한 나라의 도시계획은 우리 삶의 모습을 빚는 틀(Frame)이자 기반(Foundation)이 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세미나는 뚜렷한 대책이나 결론 없이 끝나버렸다. 지역발전의 역사와 현재 상태를 데이터로 짚어내고 가까운 일본의 사례도 소개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진 못했다. 도시계획을 바라보는 전문가의 관점도, 정치진영도, 관련 이익집단도 정말 다양한 만큼 국가의 도시계획은 복잡다단하다.
필자는 도시계획 전문가가 아니다. 오히려 전문가가 아니기에 풀어낼 수 있는 인문학적 시선은 없을까 찾기 시작했다. 도시를 거시적으로 접근하는 방식 - 국가 인프라와 정책, 예산과 인적자원, 사상과 정치진영 등 - 이 아닌 특정 지역을 살아가는 주체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방식이다. 실존적인 삶의 현장에서 내가 살아가는 지역을 바라보면 어떤 요소들을 고민할 수 있을까? 복잡다단한 도시계획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진 않을까?
인간의 삶을 중심으로 도시계획을 살펴보자! 3가지 핵심가치를 제시하고자 하는데, 첫 번째는 1) 가치관과 취향기반의 삶, 두 번째는 2) 관계로부터 오는 인간다움, 그리고 마지막으로 3) 양극화시대 필요한 연결과 통합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이번 글을 통해서는 1) 번과 2) 번을 논의하고자 한다. 3) 번은 다양한 관점과 관련 사례를 제시할 예정이라 이어지는 글로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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