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개의 인간 Jan 28. 2023

몸과 정신을 바르게 하다

삶의 균형

몸에 익은 일상 리듬을 타며 자발적 노예로 살다가 평균적으로 한 달간의 유예기간을 거치고 나면 하루쯤은 한량이 되어 누락된 생활을 누리게 된다. 유지했던 식습관도 변화를 겪는다. 말만 변화지 사실은 거의 인내하고 저항했던 날들로부터 오는 반항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찰나의 충동심으로 빚게 되는 결과가 무서워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는다. 


지나가다 순간 먹고 싶었던 패스트푸드를 삼시세끼 먹는다거나, 달고 짜고 튀긴 간식을 먹는 상상을 하는 것이 전부다. 이게 무슨 반항이냐 하겠지만, 나는 생각하는 대로 몸이 따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행동에 옮기고 싶지 않은 것들은 떠올리지도 않는다. 


가끔은 어떠한 이유로 식습관을 바르게 드리려 노력하는 건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정확한 계기도 시점도 특별한 이유도 없다. 문득 미래에 대한 생각에 잠길 때면 내가 나에게 바라는 것들을 떠올리는데 그때마다 나는 내 몸과 정신이 평온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몸이 아파서 정신이 고달픈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정신이 피폐해 몸이 무리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삶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을 신경 쓴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려고 한다.


이것은 내 삶을 이루는 모든 것에 연관성이 있는데, 어떤 일이든 안될 때는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잘못된 지점으로 돌아가서 그 부분만 보수공사를 할 수도 있지만 보수공사한 부분이 넓고 많아지면 나중에는 전체 균형이 틀어진다. 몸도 마찬가지로 균형이 무너질 땐 먹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다음에 움직인다. 몸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려면 움직이는데 쓰일 에너지원이 충분히 채워져야 한다. 


살다 보면 나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노력해도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내기 힘들고, 무방비 상태로 있는 틈새를 노려 속수무책으로 터지는 일들은 늘 어렵다. 하지만 몸은 다르다. 내가 기본적인 규칙만 잘 지켜준다면 날 곤경에 빠트리지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김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