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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는슠 May 22. 2016

"뉴욕에 가고싶지 않은 사람은 없단다

ㅡ낯설음과 익숙함으로

공부를 이유로

또는 비지니스를 위하여

미국을 이웃집 드나들듯 편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위대하더라


열네시간의 비행기는 고역이었다

준비 미흡으로 주전부리없이 주는대로만

먹어야 했으며

옆자리에 피해를 주며 드나들었던  화장실은

평소보다 두배넘게 잦았다

침침한 눈으로 책을 보는건 포기했으니

ㅡ사제들의 추행을 영화로 만든 영화와

라디오스타ᆞ유희열스케치북ᆞ커피의역사다큐ᆞ처연한 영화 사도ㅡ등을 봐도 봐도

뉴욕은  까마득했다


그래도 다행인건 요가ᆞ호흡ᆞ명상을 총동원한

수련 덕분에 견뎌냈다

직항이었고ㅡ사람들 따라  짐을 찾고

한국어로 안내방송 해주는 국력에 감동받으며

나오니

석달여 만에 보는 딸아이는

ㅡ환영한다는 피켓을 들고 서있었다


코끝이 찡하고

눈물겨운 일이었으며

나의 보호자로 부족함이 없으니

든든했다


지하철 ᆢ

말로  많이 들었지만 훨씬 심각했다

두자리를 차지한채 이불같은 걸 뒤집어쓴 두사람

누워서 자다가 어슬렁거리며 일어나더니

연결칸에 나갔다 들어오는 사람은

오줌을 누고 온게 분명했다ㅡ

철창같은 문은  무임승차를 막기위함일거라니

ㅡ나라가 부자라면서

가난하거나ᆞ힘없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내버려뒀거나

그 사람들이 안전하거나 청결하게 이용하는것을

포기시켜 버린 이유가 분명 있을것이다

이 지하철을  매일 타고 다녔을 딸아이를

생각하니

작은것에 분개하는 내 관습이 발동한다

이 나라의 사회운동가들은 뭐하고 있느냐고ᆢ


음식에 대해서 마음을 열었다고

다짐했건만

ㅡ그 유명하다는 버거집은 장사진 이었다ㅡ

샤로수길  젊은이들이 만들어낸 수제버거맛과는

게임도 안돼었으며

친구와  자주 먹는다는  마오*  메뉴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ㅡ

나는 여전히 꼰대였었다


맨허튼 한가운데 41층

코너에 자리잡은 숙소는  끝내주는 전망을

보여줬다

세팀중 두팀은 아기가 있는 젊은 부부였다


요란하게 가져온 김장김치와 달랑무ᆞ파김치ᆞ멸치조림 으로

쿠쿠밥솥에 밥을해서

장봐온 고기굽고 의주를 초대하니

감동하며

맛있게도 먹는다


하긴

이렇게 감동하나

버거와  마오*로 감동하는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니 ㅡ

음식에 마음을 열지못한 내가

민망해졌다


어지간한 길은 걸어다녀야겠다

사람들이 넘쳐나고

한쪽방향으로만 차가 다니고

빌딩사이를 다니는건

사십년전

내가 처음 봤던 "서울"보다는

덜  충격이었다


천천히  길을 걸으니

앞사람들의 남루한 신발뒷꿈치들이 보인다

캐리어를 끌고가는 사람들ᆞ

고단하게 견뎌내는 사람들이거나

여행중일 것이다


뷰가 좋은 숙소는 앉거나 누워서도

뉴욕 야경 을

얼마든지 볼수있었다


시차도 있으려니ㅡ

그래도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싸이롄 소리는 불안했다

밤새  

수시로 울렸으며

내려다보니 어떤 일인지

한곳으로 네대가 모인다


그만큼  위험하거나 절박한 일이 있는가보다

바꾸어 말하면

내가 사는 과천은

싸이롄이 거의 울리는 일이 없는곳이기도

했으니

저 소리 공해는

ㅡ안전을 위한 질주  ㅡ

라고

이해해야겠다


쉰일곱에 만난 뉴욕의 첫날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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