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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애 Aug 24. 2020

생활보다 생계를 위한 현실

2020년 7월 31일 뉴스 백브리핑


뉴른이 되고 싶은 뉴린이가 뉴스를 읽고 나누는 시간

지식인의 언어가 아닌, 우리의 언어로 전하는 뉴스 생각들. 뉴린이의 성장기.


* 모임에서 나온 발언 중 '은(필자)'이 의미 있는 것만 발췌해 다듬었다. 실제 대화는 훨씬 길지만 은이 대화에 집중하느라 모두 담진 못했다.

* 정확한 내용은 해당 기사를 참고해야 한다.



<주간지 읽기>


은 : 오늘은 책 소개를 하는 날이니 주간지는 짧게 소개하자.


희 : 주간 동아를 읽었다. 미국 IT 기업들이 인도로 간다는 기사가 인상 깊었다. 인도의 인터넷 보급률은 34%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재도 많고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나라인데 말이다. 그래서 전 세계 IT 기업들이 주목한다고 한다.


은 : 인도는 신비로운 나라 같다. 우리는 인도에 가보지 않았지만 유명한 인도 영화들 덕분에 인도를 상상할 수 있다. <세 얼간이>에서 IT 천재들을 보고, <김종욱 찾기>에서 탐험과 환상을, 발리우드를 통한 예술적 가치 등을 본다.




<책 '임계장 이야기'> *스포 주의


빛 :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눈물 한 방울 흘렸다. 인생 띵작이다.


현대판 노예제를 보는 느낌이었다. 경비원에겐 제대로 된 계약이 없을뿐더러, 계약이 있음에도 공유하지 않았다. 계약서에는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문항도 많다. 그리고 경비원이 너무 많은 일을 짊어진다. 경비원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잔인하다. 반면 이런 상황 속에서도 글이 담담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치열하게 살다 보면 병도 나를 이해해줄 거라 믿었다"


빛 : 경비라는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 일을 열심히 하면 '다 늙어서 오래 해 먹으려고' 열심히 안 하면 그런대로 뭐라고 한다. 이런 시선에도 계속 일한 글쓴이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생활이 아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선택한 직업이었다. 그럼에도 자긍심을 가지고 일을 했다.


은 : 먹고사는 그 '생계'가 중요해서 나의 존엄성을 해치는 상황도 허용하곤 한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은 중요한 건데, 먹고사는 일 앞에 존엄성은 무너진다.



"아파트 주민보다 경비원이 많을 순 없다"


빛 : 시의원이랑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다고 한다. 경비원이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최소한의 권리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원도 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었다고 책에서 말한다.  



이후로도 한동안 빛은 책에서 나온 사례들을 쏟아냈다. 그중에 몇 부분만 수록한다.


빛 : 24시간 교대근무다. 잠깐 자려고 공동 숙소에 가보면, 몇 년 동안 빨지 않은 침구가 있다. 많은 이들의 체취가 묻어져 있다. 거기서 잘 수밖에 없는 현실.


빛 : 근무가 무한정 늘어나는 문제도 있다. 주차, 미화 등의 분류 아래 경계선에 있는, 해석의 여지가 있는 업무들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CCTV로 감시한다.


은 : 정말 엄청나다. 이렇게까지 많은 사례가 있는 줄 몰랐다. 임계장 분들의 삶을 내밀하게 알게 된 느낌이다.


희 : 책을 읽고 나서 이게 현실인가 싶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거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건 현실이 아니었다. 이게 진짜 현실이다.



빛 : 주인공이 경비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자식이다. 아들의 학업과 딸의 결혼. 의문이 들었다. 자식의 비용을 왜 부모가 감당해야 하는가? 부모의 삶을 왜 자식의 삶에 내어줘야 하는가.


은 : 이 이야기를 들은 이상 경비분들을 아무것도 몰랐던 예전처럼 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이야기를 들었으니 우리는 그들을 다시 봐야 한다.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무언가 해주고 싶은데 우리는 환경을 바꿀수 있는 힘이 없다.

우리 같은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호의와 환대다. 우리 주변에도 임계장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동료'로 대하고 있는가? 보이지 않는 존재라고 인식하지 않는가. 타 부서 동료들한테는 밥 한번 먹자고 약속을 잡는데, 우리는 왜 이들한테 밥 먹자고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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