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6일 수요일 비
‘여는 마음’은 작은 책방이 문을 열고, 닫고, 다시 여는 순간들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직접 농사 지었다는 귀한 옥수수를 맛있게 쪄서 나누는 마음. 아이의 간식을 사며 책방지기를 함께 떠올려준 마음. 새빨간 자두, 이름도 맛있는 고수 타코맛 감자칩, 매운 어묵이 있다고 조심히 먹으라던 꼬마김밥과 풍년제과 초코파이 그리고 귀여운 짱구 키링을 건네는 마음. 책 수다 중에 잠시 나눴던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을 가져다 준 마음. 공간에 들어오는 오후 햇살이 예뻐서 좋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는 마음. “편안한 시간 보내셨나요?” 라는 인사에 “정말 좋았어요.” 라며 눈을 맞추고 건네는 마음. 책방을 중심으로 대전 여행을 계획한 마음. 마감 시간이 남았으니 편히 쉬다 가시라는 말에 오히려 마감하고 얼른 집에 가 쉬라고 이야기해 준 마음. 읽은 책에서 만난 문장에 공간을 떠올려준 마음. 한쪽가게에서 소개받은 책은 여기에서 꼭 사고 싶었다는 마음. 신생아를 육아하는 분주한 일상에도 계속해서 책을 마주하는 마음. 방명록 구석에 조용히 숨겨 놓은 마음. 숨 막히는 더위 속에서도 땀을 뻘뻘 흘리며 작고 조용한 이곳을 향해 걸어오는 마음과 마음. 그렇게 제가 마주한 여름의 얼굴들과 마음들을 떠올리는 뭉클한 밤입니다.
예전엔 공간에서 받은 마음들을 고스란히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오래도록 이 일을 하며 그것 또한 저의 작은 욕심이었음을 배웠습니다. 그대로 돌려줄 수 있는 마음이란 없더라고요. 무엇을 드리더라도 제가 받은 마음이 언제나 더 큽니다.
대신 인사를 전하는 마음으로 공간을 그리고 저를 지켜요. 성실하게 책방을 열고, 닫고 밤에는 잠을 잘 자고, 아침에는 산책을 하고, 제철 과일과 밥을 잘 챙겨 먹습니다. 이제는 그 모든 것이 나를 위한 일을 넘어 공간에서 마주한 다정한 마음들에 대한 책임이라 여겨져요.
그러니까 제 말은요,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고맙다는 이야기를 조금 길게 써 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