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이라는 단어는 참 신기해요.

2025년 5월 20일 화요일 맑음

by 나경

‘여는 마음’은 작은 책방이 문을 열고, 닫고, 다시 여는 순간들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른다고 해요.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에어컨을 켰습니다.

얼음을 가득 넣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나니, 새 계절이 시작된 기분이 들었어요.


여름 주방, 나는 지금도 프랑스 사람들이 단어 앞에 ‘여름’이라는 말을 붙이는 게 좋다. 여름 주방, 여름휴가, 여름 해변, 여름 별장, 여름… 그건 기다림이니까. 모든 것에 여름이라는 계절의 이름을 붙여 놓으면, 나머지 세 계절을 바쳐 여름의 도래를 기다리게 되지. 올해도 여름을 기다렸다. 예전처럼 아무 이유 없이 들뜬 마음에서는 아니었지만, 언젠가 오늘 같은 날이 온다면 그것은 여름이었으면 했어. 노래하기에 좋은 계절이니까.

— p.94, 신유진 『그렇게 우리의 이름이 되는 것이라고』 (1984 books)


신간이 책방에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예전에 처음 작가님의 글을 만났던 책을 다시 꺼내 읽고 있어요. 어제 다시 만난 이 글에서 ‘여름 주방, 여름휴가, 여름 해변, 여름 별장 그리고 여름’ 이라는 문장을 따라 쓰다 보니 문득 ‘여름 책방’이라는 단어도 떠올랐습니다.


책방이라는 단어는 참 신기해요. 어느 계절을 앞에 붙여도, 그 계절을 닮은 공간처럼 느껴지거든요.


요즘은 유난히 반가운 신간 소식이 많고, 읽고 싶은 책도, 듣고 싶은 팟캐스트도, 보고 싶은 영화도 자꾸 늘어나서 마음이 바빠집니다. ‘차근차근, 천천히’라는 말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제가 그와는 정반대의 성정을 가졌기 때문이겠지요. 성격은 급한데, 책 읽는 속도는 느립니다. 그래서 오늘도 슬픈 책 장수예요.


그래도 심호흡을 크게 하고 차근차근, 천천히 읽고 소개할게요. 함께 읽어 주실 거죠?


오늘도 여름 책방에서 만나요. 읽는 사람을 위해 조용히 열어둡니다. 책과 커피가 있어요.